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한상넷 로고한상넷

전체검색영역
미 동부항만 계약 협상 중단으로 미국 물류 상황에 관심 집중
구분
경제자료
분류
해외경제
저자명
뉴욕무역관 정진수
출처
KOTRA
작성일
2024.06.26

미 동부 항만 노조 파업 가능성 증가

지정학적 위기 지속, 선복량 타이트한 상황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로 물류비 상방 압력


미 동부 항만 노조 파업 가능성 증가


미국 동부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 ILA)가 6월 10일 새로운 노동 계약에 대한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ILA는 성명을 통해 사측 연합인 미국해양협회(United States Maritime Alliance, USMX)가 항만 자동화를 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어기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ILA는 앨라배마 모빌지역의 AP 몰러 머스크(A.P.Moller Maersk)항에 ILA 노동력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자동화 게이트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며, 이는 자동으로 트럭을 운영하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계약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ILA는 또한 유럽의 대형 선박 기업이 IT팀에 많은 인력을 채용하고 자동화를 도입해 ILA의 일자리를 가로채고 이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ILA 는 그동안 AP 몰러 머스크가 햄튼 로드 항(Port of Hampton Roads)의 반자동화와 LA항 피어 400의 완전 자동화를 진행해 항만 일자리 수천 개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ILA와 USMX의 계약 만료가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해럴드 다겟(Harold Daggett) ILA 협회장은 “자동화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며, 9월 30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모든 지역의 협회원들은 10월 1일부터 파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ILA가 1977년 이후 파업을 진행한 적이 없고 역사적으로 서부에 비해 사측과 협상에 협조적이었기 때문에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노조 측이 파격적인 인건비 인상을 요구하고, 자동화 전면 금지 항목에서 노사 간 갈등이 생기면서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서부항만에서는 노사 갈등과 태업으로 120억 달러 이상의 무역이 중단됐으며, 적체된 컨테이너를 정리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되었다. 미 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는 동부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게 될 경우 연말 쇼핑 시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소매업계가 입게 될 금전적 손실은 수백억 달러 규모로 서부 항만 파업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측이 빠르게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으로 촉구했다.

 

<협상 중단을 선언한 ILA가 시위 중인 모습>

https://ilaunion.org/wp-content/uploads/if-its-a-war-they-want-1024x513.jpeg

[자료: 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지속되며 물류 순환 적신호

 

지난해 말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여파로 홍해 항로가 막혀 수에즈 운하 운항이 불가능해지자 대부분의 선사들이 희망봉을 경유하는 항로로 변경해 운영해 왔다. 이로 인해 부산발-미 동안 해상 물류 기간은 30일에서 45~60일로 길어졌다. 항해일이 길어지자 유류대와 선박 운영비도 증가해 2023년 11월부터 물류비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2024년 상반기에 신조선이 상당량 시장에 도입되어 희망봉 우회로 부족해진 선복량을 흡수해 물류비는 잠시 급등세를 멈추고 안정을 찾았다. 또한 파나마 운하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지난해 12월 22척까지 제한되었던 일일 통행량이 올해 6월부터 32척까지 완화되었고, 흘수 제한도 44피트(13.14미터)에서 45피트(13.71미터)로 높아졌다. 그러나 과거 한때 36척 안팎이던 일일 선박 통행량과 네오파나막스 갑문 수심 제한이 50피트(15.24미터)였던 점으로 미뤄봤을 때, 정상 범위에 들어왔다고 볼 수 없어 불안정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양대 운하의 비정상적인 운행이 장기간 이어지자 컨테이너선들이 예정에 맞지 않게 아시아로 회항하는 일이 발생해 허브항의 혼잡도가 악화되고 공급망이 정체되는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일례로 전 세계 2위 항만인 싱가포르항의 혼잡도가 악화되어 접안까지 최소 3일이 걸리고 있으며 최대 한 달까지 대기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적체 현상으로 환적이 지연되고 있으며, 일부 선사들은 스케줄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 기항지 운항을 생략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포워딩 기업에 근무 중인 A 씨는 "공컨테이너 회송이 지연되어 수출이 주를 이루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고 지적했다.

 

<2024년 1~5월 싱가포르 항만 접안 대기중인 선박척수 동향>

(단위: 척)

[자료: Drewry]

 

중국 밀어내기 수출로 한국 선복 일방적인 취소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또한 한국발 미국향 물류비 상승을 견인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올 8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관세 인상 전 수입을 마무리하려는 미국 수입사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화주들이 웃돈을 내고서라도 선복을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바람에 선사들이 한국에 이미 할당된 선복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중국으로 몰아주는 사태가 발생했다. 포워드 기업에 근무 중인 A 씨는 “한국발 선복 부족으로 6월 말까지는 선복 확보 자체가 어렵고, 7월과 8월은 확보하더라도 부르는 게 값이라 업계에서 시가 구간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반기 납기 일자를 맞추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수출 물량을 미리 선적하려는 화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일반 운임 인상(General Rate Increase, GRI)을 진행했던 선사들이 예년보다 빨리 시작한 성수기로 7월 성수기 할증료(Peak Season surcharge, PSS)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A 씨는 "8월에도 PSS를 한 번 더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발 미동안(검정) 및 미서안(파랑) 물류비 동향>

주: KOBC Container Composite Index, 2022년 11월 7일부터 측정 시작

[자료: 한국해양진흥공사]

 

시사점

 

미 유통사들이 연말 쇼핑 시즌을 대비해 예방적 재고 확보 전략을 펼치면서 글로벌 물류 오퍼레이션에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컨테이너와 선복량 부족 사태는 장단기 운임 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물류 시장에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높아진 물류 수요와 제한된 공급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물류비가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워딩사에 근무 중인 B 씨는 “업계가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위기 대처 능력이 키웠기 때문에 수습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물류비 폭등 및 화주의 애로 기간과 규모는 팬데믹보다는 덜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컨테이너선 용선료 상승은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연내 컨테이너선 270만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가 인도될 예정이라 선복량 압박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글로벌 물류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 대안을 마련해 놓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상 물류의 불안으로 기업 신용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항공으로 물류를 진행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자동차 부품 회사에 근무 중인 C 씨는 “불안정한 해상 물류를 피해 항공으로 미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로드 피더 서비스(Road Feeder Service,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도시에 트러킹을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를 통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트러킹 수배가 쉽지 않지만, 이렇게 납기일을 맞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물류 상황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수출을 하는 중소∙중견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출바우처와 물류바우처를 제공해 지원하고 있다. 해당 정보는 수출지원기반활용사업(www.exportvoucher.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 수출 준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물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보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자료: Wall Street Journal, CNBC, Bloomberg, Journal of Commerce, Hellenic Shipping News, Drewry, 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 한국해양진흥공사,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