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한상넷 로고한상넷

전체검색영역
독일 유통업계의 격변: 백화점은 과연 몰락하는가? – 뉴 비즈니스 '컨셉 스토어'의 부상
구분
경제자료
분류
해외경제
저자명
뮌헨무역관 심나리
출처
KOTRA
작성일
2024.06.26

2023년 독일 대기업 도산 건수, 역대 최고수준 기록

모기업 시그나(Signa) 파산으로 전통의 유명 백화점 갤러리아 카르슈타트 카우프호프까지 영향

백화점을 대신할 컨셉 스토어: 어떻게 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일으킬 것인가

유통 분야의 재탄생이 시급한 시점: 마인츠(Mainz) 컨셉 스토어 Lulu


2023 독일 대기업 도산 건수역대 최고 수준 기록

2023년 독일 기업의 도산 건수는 전년대비 24.5% 증가한 18,100건을 기록했다. 비용 증가와 경기 침체로 인해 도산이 가속화 되었으며, 신용평가기업인 크레딧리폼(Creditreform)의 조사 부장 P. Hantzsch에 따르면,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이자율로 인한 하방 압력에 고심하는 기업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 독일 연도별 기업 파산 변화 추이 (2018~2023년)>

년도

기업 파산(건)

2018

19,410

2019

18,830

2020

16,040

2021

14,130

2022

14,660

2023

18,100

자료: Creditreform

 

크레딧리폼의 연구에 따르면, 특히 중견 기업 및 대기업의  파산 건수가 엄청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250명 이상 대기업은 전년대비  파산 건수가 무려 50%나 늘었다. 2023년에는 픽 앤 클로펜부르크(Peek & Cloppenburg) 및 레알(Real GmbH)을 포함하여 유통업계의 파산 건수가 급증한 바 있다.

직원 수 51~250명의 중소기업의 경우, 파산 건수가 약 76% 증가했고, 직원이 10명 이하인 중소기업의 경우 약 19% 증가했다. 2023년에는 약 205,000명의 직원이 파산의 여파로 감원되었다(2022년: 175,000명). 감원 규모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30.2%)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소매업(+26.0%)이 그 뒤를 이었다. 건설업 부문에서는 20.8% 증가한 한편, 서비스 산업은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특히, 오프라인 소매 유통이 고전한 배경에는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심리 감소 및 온라인 전환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직원수 약 1,100명의 패션 유통기업 할후버(Hallhuber), 남성 패션 제조업체 아흘러스(Ahlers)와 게리 베버(Gerry Weber Retail GmbH) 등이 연달아 도산했다.

 

거대 부동산 기업인 시그나 도산에 따른 부동산 위기

많은 기업들은 수년간 코로나, 인플레이션, 숙련 인력 부족 등 여러 위기에 대응해 왔으나, 높은 에너지 가격, 수요 약화, 경영 미흡으로 인해 결국 파산을 맞았다. 한편 부동산 위기 또한 큰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2023년 오스트리아 기업가 르네 벤코(René Benko)가 이끄는 시그나 그룹(Signa Group)의 도산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시그나는 저금리 시대에 크게 성장했으나, 이자율 및 건설 비용 상승, 위험한 자금 조달, 투명성 부족, 시그나 창립자 벤코의 자금 세탁 등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인해 그룹 전체가 곤경에 빠졌다.

 

시그나 파산 1: 유력 백화점 체인 갤러리아 등의 미래도 불투명

특히 2023년 11월 29일 비엔나에서 자체 관리로 파산 절차를 개시한 오스트리아 부동산 및 유통그룹 시그나가 업계 경기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시그나는 뉴욕의 상징적인 크라이슬러 빌딩을 포함, 독일과 오스트리아 내 수많은 상업 부동산 소유한 회사로, 독일에서는 베를린의 프리미엄 백화점 카데베(KaDeWe) 부동산을 구입하며 알려지게 되었다. 파산 당시 시그나는 270억 유로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250억 유로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러-우사태로 건설 및 에너지 비용과 이자 비용이 급증하며 위기에 처했으며, 독일 함부르크의 Elbtower(64층, 245m) 건설 프로젝트도 재정 문제로 중단되는 등 여러 도시의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는 중이다.

 

 

< Signa 그룹의 독일 건설 프로젝트 추진현황 >

번호

도시

건설 프로젝트

현황

1

Berlin

Schönhauser Allee

공사중단

2

Berlin

Tauentzienstraße 20

계획중단

3

Berlin

P1, Passauer Straße

공사중단

4

Berlin

Femina Palast

공사중단

5

Berlin

Areal Ku’damm 231

계획중단

6

Berlin

Kaufhaus Wedding Müllerstraße

계획중단

7

Berlin

Bremsenwerk Ostkreuz

공사중단

8

Berlin

Glance

공사중단

9

Berlin

Kaufhaus Hermannplatz

계획중단

10

Dortmund

Kaufhof Westenhellweg

계획완료

11

Düsseldorf

Parkhaus Königsallee

계획완료

12

Düsseldorf

Kasernenstraße 6

공사중단

13

Düsseldorf

Ehem. Kaufhof am Wehrhahn

계획완료

14

Düsseldorf

Carsch-Haus

공사중단

15

Frankfurt

Hauptwache

공사중단

16

Frankfurt

Karstadt-Parkhaus Brönnerstraße

계획완료

17

Frankfurt

Opernplatz-Hochhaus

계획완료

18

Hamburg

Thalia Haus Kleine Rosenstraße

계획완료

19

Hamburg

Karstadt-Haupthaus Mönckebergstraße

계획완료

20

Hamburg

HCOB-Zentrale

불명확

21

Hamburg

Elbtower

공사중단

22

Hamburg

Gänsemarkt-Passage

공사중단

23

Hamburg

Flüggerhöfe am Rödingsmarkt

공사중단

24

Hamburg

Alsterarkaden Sanierung

불명확

25

Hannover

Aufhof

계획완료

26

Köln

Galeria Warenhaus Breite Straße

계획완료

27

München

Alte Akademie

공사중단

28

München

Hermann-Tietz-Gebäude

공사중단

29

München

Galeria am Rothkreuzplatz

공사중단

30

München

Kaufhof am Marienplatz

불명확

31

München

Kardstadt-Gelände Nordbad

공사중단

32

München

Karstadt Areal Schützenstraße

계획중단

33

München

Ehem. Kaut-Bullinger-Haus

계획중단

34

Stuttgart

Sportarena Nachfolgebau

계획중단

자료: Handelsblatt

 

시그나 파산으로 인한 도미노 효과로, 그룹 소유인 독일 백화점 체인 갤러리아(Galeria)의 미래도 불확실해졌다. 독일의 마지막 대형 백화점 그룹인 갤러리아는 2020년 4월 1차 파산 신청을 했으며, 당시 20억 유로에 달하는 기업 부채를 탕감하였고, 이 과정은 채권자의 구조조정 계획 승인 이후 2020년 9월 말까지 지속되었다. 이후 41개 지점이 폐쇄되었고, 약 4,000명 인원이 감축된 바 있다. 이후 갤러리아는 2022년 말 2차 파산을 신청하여 2023년 3월 채권단 회의에서 파산 계획 승인 후 다시 구조조정 착수했으며, 당시 시그나는 갤러리아에 2억 유로의 신규 자본을 제공을 약속했으나, 시그나 파산으로 현재 실현 가능성은 없어졌다. 구조 조정 계획에 따르면, 129개 지점 중 약 1/3이 폐쇄되며, 이미 2023년에 일부가 폐쇄되었고, 약 20개 지점(베를린, 빌레펠트, 다름슈타트, 하이델베르그, 슈투트가르트, 부퍼탈 지점 등)이 2024년 1월 폐쇄되었다. 갤러리아의 가장 최근 계획에 따르면 최종 92개 지점이 존속될 예정이다.

 

시그나 파산 2: 스포츠 유통기업 스포츠첵도 파산 신청

시그나 파산 후 전국 34개 지점과 약 3억 5천만 유로의 연간 매출을 보유한 뮌헨에 본사를 둔 스포츠 유통 기업인 자회사 스포츠첵(SportScheck)도 파산신청을 했다. 처음 스포츠첵은 시그나 파산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결국 파산을 발표하며 2023년 12월 1일 오후 뮌헨지방법원에 파산절차를 신청했다. 스포츠첵은 동 파산절차를 기업을 강화하는 기회로 여기며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강력한 파트너 모색했으며, 결국 2024년 3월 이탈리아 최대 스포츠 소매 유통기업` 시살파(Cisalfa)가 스포츠첵을 인수했다.

 

물론, 시그나의 파산은 특히 강력했으나, 이것만이 독일 부동산 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독일의 다른 부동산 기업, 즉 뮌헨의 유로보덴(Euroboden), 뉘렌베르크 프로젝트 임모빌리엔(Nuremberg Project Immobilien) 및 뒤셀도르프 부동산 회사인 게르치(Gerch), 센트룸(Centrum) 및 디벨롭먼트 파트너(Development Partner) 또한 이미 파산을 신청했다. 프로젝트 파산 관리자인 폴커 뵘(Volker Böhm)은 당분간 부동산 파산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백화점 대신 컨셉 스토어어떻게 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것인가

시그나 파산으로 더욱 가속화되는 백화점의 파산은 소매 유통기업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도심의 대형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 도심에도 문제가 생긴다. 마인츠(Mainz)시의 루루 컨셉 스토어(Lulu Concept Store) 사례는 완전히 새로운 매장 컨셉이 빈 공간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마인츠 시내 한복판에 있던 옛 백화점 카르슈타트가 문을 닫으며, 해당 공간에 새로운 컨셉 스토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세계 해양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방, 수공예로 만든 비누, 스타일리쉬한 화초 등, 이전 카르슈타트 지점에서는 ‘Lulu'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Lulu' 프로젝트 통해 특히 MZ 세대에게 있어 마인츠 도심의 다소 지루했던 부분이 독일에서 가장 힙한 공간 중 하나인 베를린 프렌츠라우어베르크(Prenzlauer Berg)와 비슷한 느낌으로 탈바꿈하며, 3년 동안 165,000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고객들은 ‘Lulu'에서 벼룩시장 분위기에서 온라인 상점이 제공할 수 없는 것을 발견했다. 친구들과 함께 상품을 살펴보고 맛보고, 냄새 맡고, 느끼고, 토론할 수 있는 쇼핑 경험이다. ‘Lulu'는 '팝업 스토어'와 '컨셉 스토어'라는 두 가지 매장 컨셉을 활용했다.

팝업 스토어는 독특하고 고급스러워 보이거나 개별화된 상품을 기대하는 독창성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진 고객에게 어필한다. 독창성 추구(NFU: Need for Uniquness)는 종종 고객 행동의 동기가 되기 때문에(Waldemar Toporowski, 팝업 스토어 연구, 괴팅엔 대학), 업계에서는 독창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편 ‘Lulu'는 컨셉 스토어로서의 기준도 충족했다. 즉, 부티크와 백화점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며, 많은 종류의 상품을 배치하지만 대량 판매용으로 제공되는 제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모든 것이 정교하고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스타트업에 대한 기회 제공

소규모 유통 기업과 신생 기업이 주요 도심 위치에서 무언가를 시험해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Lulu’ 프로젝트를 통해서, 종전 온라인으로만 상품을 판매했던 소매 유통 기업이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개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Lulu 내 상점 중 하나로 입점하여, 온라인 상점에서와 다르게 실제 대면할 수 있는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시험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Dominique Liggins, Lulu 조직 및 운영 담당 과장).

Lulu에 입점을 희망하는 소매 유통 기업의 고객 유치와 품질 및 제품 범위 강화 등에 대한 잠재력을 확인한 경우 ‘Lulu’ 컨셉 스토어에 매장 입점이 가능하다. 해당 스토어에는 4~5제곱미터를 기준으로 통상의 상업 부지 임대와 비교하여 훨씬 저렴한 150유로 가량의 임대료가 책정되며, 임대계약은 이례적으로 월 단위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이와 같이 Lulu 프로젝트 개발회사는 카르슈타트가 사용하던 공간을 비워두는 대신 새로운 컨셉 스토어를 진행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비어버린 점포를 닫고 몇 년이 경과하는 경우 그 장소를 다시 되살리는 데 더 많은 노력과 돈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도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Lulu"는 마인츠 도심의 매력을 높였으며, 3년의 기간 동안 122개의 소매 유통 기업이 판매를 진행했다. 입점했던 소매 유통 기업의 일부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계약을 해지했으나, 때로는 큰 성공을 거두며 자체 매장을 열었다. 당초 1년의 한시적 기간으로 계획되었던 Lulu 프로젝트는 3년간 소매 유통 기업에게 있어 효과적인 테스트베드(testbed)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후, 2023년 12월 31일에 종료되었다.

Lulu 프로젝트는 종료되었으나 소매 유통기업들은 큰 놀이터이자 실험실이었던 Lulu를 사업의 발판으로 삼아 도심의 다른 지점에서도 계속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해당 프로젝트의 투자자인 몰리토(Molitor) 및 라인-나헤 슈파카세(Sparkasse Rhein-Nahe)는 올해 상반기에 개발 계획에 대한 법적 해결을 기대하고 있으며, lulu에서의 3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Lulu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를 계획하고 있다.

 

공룡백화점의 뒤안길새로운 컨셉 스토어의 부상

독일에서는 백화점의 현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익성이 없는 매장을 폐쇄하고 제품 범위를 축소하며 강력한 자체 브랜드에 의존하고 전반적으로 더욱 혁신적이고 창의적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짧은 거리와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컨셉 스토어는 이러한 문제 해결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수량 확보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컨셉 스토어 개념으로 소매 유통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기존 매장 운영 방식과 달리 좀 더 가벼운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 등의 도입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간과할 수 있는 가치로서 환경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려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 자료: Creditreform, Handelsblatt, mdr, Spiegel, Tagesschau, Tagesspiegel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