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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1년] ①공정무역 빙자한 미중 패권다툼…지구촌이 전쟁터로
출처
연합뉴스
작성일
2019.03.17
[무역전쟁 1년] ①공정무역 빙자한 미중 패권다툼…지구촌이 전쟁터로
세계 경제 1, 2위국 관세전쟁 넘어 '미래 먹거리'로 전선 확대 



[※편집자 주 = 오는 22일이면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중국을 상대로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1년이 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3월 22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에 의거,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관세부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양국은 각각 2천500억달러, 1천10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양국의 무역전쟁은 글로벌 교역질서의 급격한 위축과 재편, 경기둔화·금융시장 충격을 초래한 최대 악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미중 무역전쟁 1년을 맞아 무역전쟁의 배경과 의미, 영향 등을 조망하는 기획물 7편을 제작,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경제적 침략을 지적하며 포문을 연 무역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을 맞는다.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이 고율 관세 등 보복성 통상조치를 주고받으며 갈등을 키우는 사이 글로벌 경제는 시퍼렇게 멍들어가고 있다.
무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이 분쟁은 현재를 넘어 미래 기술을 지배하려는 각축전으로도 번져가는 양상이다.
애초 무역전쟁 자체가 지구촌의 단독 슈퍼파워 자리를 차지하려는 패권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만큼 갈등의 근본적 해소가 어렵고 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지구촌은 서서히 '총성 없는 전쟁'에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미국에 기대며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시름은 더할 나위 없이 커져만 간다.



◇ 미국, '중국의 경제침략' 빌미로 통상 선제타격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은 수년 전부터 감지돼왔으나 전쟁의 명분과 실천 계획이 공표된 것은 작년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3월 22일 '중국의 경제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미국 경제를 해치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통상안보 법률인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징벌한다는 게 골자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기술정보 탈취 ▲자국 기업에 대한 산업보조금 등을 중국의 불공정 관행으로 맹비난했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중국이 미국을 강간한다'며 대중 무역적자를 거칠게 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반감과 중국의 국가 주도 정책에 대한 미국 정·재계의 일반적 불만은 제대로 궁합이 맞아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반적인 공감대 속에 작년 7월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이 이에 똑같이 맞불을 놓으면서 고율 관세 다툼은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미국은 8월에 추가로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물린 데 이어 9월에는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다시 10%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꼬박꼬박 보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장을 돌며 관세로 미중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고 외쳤다. 미국 통상관리들도 중국의 불공정한 산업·통상정책을 구조적으로 바꿀 동력을 얻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중국은 협상에 나서면서도 대미 수출을 확대하는 데 적극적일 뿐 불공정 관행 논란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 무역전쟁 배후에 도사리는 '투키디데스 함정'
미중 무역전쟁은 공급사슬 왜곡뿐만 아니라 경제 심리를 타격해 글로벌 경기를 해치는 원흉으로 지목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경제기구들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하며 주요 원인으로 통상갈등을 꼽았다. 
1년간 보호무역 갈등과 고율 관세의 타격이 현실화하자 최근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의 합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작년 12월 정상회담 후 본격적 협상이 펼쳐진 데 따른 결실이다. 
중국은 그간 공식적으로는 언급조차 하지 않던 불공정 관행 논란을 협상의제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일견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 같지만 일시적 봉합을 위한 진전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이 첨단기술 개발 의욕을 접을 리 만무하고 이를 위한 정책지원책인 '중국제조 2025'와 같은 협상의제를 실질적으로 양보할 가능성도 없다는 관측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애초 미중 관세전쟁을 글로벌 패권 전쟁이 노출한 빙산의 일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용어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미중 갈등을 해석하길 권유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인 투키디데스는 "전쟁(펠로폰네소스전쟁)을 불가피하게 한 것은 바로 아테네의 발전과 그로 인해 스파르타에 주입된 공포였다"고 기술했다. 
앨리슨 교수는 기존 패권국과 패권에 눈독을 들이는 신흥 강대국은 전쟁으로 가는 함정에 빠진다며 지난 세기 영국과 독일,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나 현재 미중 갈등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중국의 거침없는 굴기에 놀란 미국인들이 지식재산권 탈취와 같은 불공정 관행에서 발전을 폄훼할 은신처를 찾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공정무역학회 회장인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무역전쟁은 미국의 관세에 중국이 보복하면서 커진 면이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대치상황 저변에는 세계 패권을 두고 벌이는 주도권 대결이 있다"고 진단했다. 



◇ 패권전쟁 장기화 우려…첨단 미래기술 전쟁 가능성
현재 진행되는 무역협상에서 어떤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경제전쟁의 종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품목들만 봐도 미국의 미래 먹을거리 산업에 중국이 손을 대지 말라는 견제의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현재 미중 갈등은 곧 미래산업에 대한 분쟁, 패권 경쟁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관세전쟁과 세계 통신기술의 선두주자인 화웨이 같은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보이콧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 의회와 정부는 미국의 첨단기술이 중국에 이전되는 것을 우려해 미래 기술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는 데 과거보다 훨씬 많은 법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기술 굴기가 미국과 동맹국을 해친다며 의회, 정부에 중국의 글로벌 팽창을 막으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미중 분쟁이 장기화하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통상기조가 득세하면서 지구촌은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될 수도 있다.
최근 화웨이 장비의 도입을 둘러싼 경쟁에서 노출되듯 세계가 수시로 양자택일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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