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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유 제재로 마두로 정권 '빨간불'…정권 퇴진 앞당기나
출처
연합뉴스
작성일
2019.01.29
美 석유 제재로 마두로 정권 '빨간불'…정권 퇴진 앞당기나
볼턴 "베네수, 내년에 110억달러 손실"…마두로, 운신 폭 더 좁아질 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돈줄'인 석유 부문을 겨냥한 제재를 가하면서 마두로 정권에 '빨간 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미국을 위시한 우파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국가 핵심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해 마두로 대통령은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오랫동안 부패의 매개체가 돼 왔다"며 자산 동결과 송금 금지 등의 제재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에 따라 미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서 PDVSA가 가진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또 PDVSA의 미국 내 정유 자회사인 시트고가 기업을 운영할 수는 있지만, 수익을 마두로 정권에 송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회사 수익금은 접근이 차단된 미 계좌에 보관된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외화 확보와 수입의 핵심 원천인 석유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마두로 정권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AP통신은 "이번 제재는 궁지에 빠진 마두로 정권이 수입과 외환 확보의 가장 중요한 원천 중 하나인 자산 규모가 70억 달러(약 7조8천억원)에 달하는 PDVSA에 대한 접근권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제재로 베네수엘라가 내년에 110억 달러(약 12조3천억원) 이상의 수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쿠바, 러시아 등에 빚을 대신 갚는 데 원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선적분이 실질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수입원이 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마두로 정권의 핵심 수입원을 차단해 권력을 연장할 수 있는 기반을 없애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 아래 단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 측은 PDVSA가 마두로 정권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보고 있다.
므누신 장관이 "PDVSA 제재 지정은 마두로가 베네수엘라의 자산을 더는 전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자산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임시대통령이나 민주적으로 선출될 정부에 신속히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 제재를 완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한 대목은 미국의 이런 의도를 잘 보여준다.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 경제의 '혈액'과도 같은 존재인 석유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원유 수출 일변도의 경제구조를 가진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본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마두로가 2013년 집권한 이래 PDVSA의 생산량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 현재 하루 120만 배럴에 그치고 있다.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99년에 하루 350만 배럴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베네수엘라 국내의 정유 능력도 부실한 시설 유지 관리와 숙련 기술자의 이탈 속에 급격히 떨어졌다. 
이 때문에 미 휴스턴에 있는 정유업체 시트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된 원유를 시트고로 보내 정제한 뒤 국내 수요를 충당하려고 다시 들여왔지만 앞으로는 이번 제재로 그럴 수 없게 된 것이다.

미국도 이번 제제로 국내 정유 업계와 소비자들도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 중 41%가 미국으로 향할 정도로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주요 수출 시장이다. 미국으로서는 베네수엘라가 3∼4위 원유 공급국이다. 
미국은 자국에 미칠 영향과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고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그간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에 제재를 단행하지 못했다. 
다만, 베네수엘라의 미국 수출 물량이 줄고 있어 충격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산 원유와 석유 제품 수입량은 하루 50만 배럴로 2008년의 하루 120만 배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마두로 정권은 제재를 피하려고 미 걸프만에 있는 정유업체에 공급해왔던 하루 50만 배럴의 원유를 러시아,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 대금 결제는 미국이나 유럽 은행을 거치지 않으면 사실상 이뤄지기 힘들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항구에는 원거리 시장으로 갈 수 있는 대형 유조선에 석유를 선적할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운송비용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가 군부의 이탈을 촉발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의 충성을 끌어내려고 군 고위 인사를 석유 산업의 주요 요직에 앉혔다. 
마두로는 지난 2017년 11월에 국가수비대 장성 출신으로 주택 장관으로 재직하던 마누엘 케베도를 PDVSA의 사장이자 석유에너지부 장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베네수엘라 군부는 절망적인 경제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군부가 국회가 수립할 과도정부를 지지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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