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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軍위안부 알리는 한인 고교생 김예나 양
구분
기타
출처
연합뉴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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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사우스고교 '나비클럽' 회장 "일본 학생들 반발, 아무 것도 아니다"


 
▲ 뉴턴사우스고교 내 일본군 위안부를 알리는 '나비클럽' 회장 김예나 양.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교내 일본 학생들의 막말이 도를 넘고 반발도 거세지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수모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많은 미국인에게 위안부 문제를 정확하게 알릴 것입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뉴턴사우스고교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알리는 '나비(Nabi) 클럽'을 결성한 김예나(12학년) 회장의 야무진 각오다. '나비'는 일본군에 희생된 위안부들의 상징 생물로, 할머니들이 고통과 폭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하는 의미가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한 한인 1.5세인 그는 고교 1학년 때 뜻을 같이하는 한인과 미국인 학생들을 규합해 '나비클럽'을 결성했다. 현재 회원은 모두 13명에 지도교사는 김 양의 영어 교사인 미국인 마리케이트 캐스퍼 씨로, 학생들의 열정에 감동해 자청했다고 한다.

이 클럽은 지난달 27일 교내 강당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다룬 영화 '귀향' 상영회를 열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은 영화 관람 후 위안부 문제가 인권에 관한 인류의 보편적 문제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양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영화 상영을 홍보할 때 우리 멤버 중 1명이 한 일본 학생에게서 항의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그 학생은 할머니들을 위안부 할머니들을 '올드 레이디스'(Old Ladies)라 부르며, '왜 그 사람들은 닥치지 않느냐'는 막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일을 당하면서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더 뼈저리게 느꼈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일어나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며 "앞으로 일본군 위안부를 더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김 양이 나비클럽을 결성한 계기는 고교 1학년 때 교내 스피치대회에 참가한 것이었다. 당시 그는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스피치를 해 1등을 차지했고, 이후 이 문제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두게 됐다.

"미국 학교에 다니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위안부 문제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거나 들어봤더라도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죠. 대회가 끝나고 객석에 있었던 친구가 저에게 '처음 들었고, 놀랍다'는 말을 하는 것에 충격을 받아 클럽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활동 시작과 함께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러스트북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하버드대, 뉴베리스트릿 등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일러스트북을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트위터와 네이버 블로그 등에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재능기부에 참여할 일러스트 작가를 모집했다. 그때 200명이 넘는 일러스트 작가가 지원했고, 그 가운데 20명의 한국 작가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


일러스트북 출간을 위해 교회를 다니며 모금활동을 펼쳤고, 컵케익·브라우니·도넛·피자 등을 팔아 자금을 모으는 '베이크 세일'도 학교에서 4차례 열었다. 페이스북이나 SNS에 모금 캠페인을 펼쳐 기부를 받는가 하면 지난해 광복절에는 서울 역삼동 코엑스에서 기금 마련 '버스킹 연주'도 개최했다.

위안부를 알리는 강의 '내가 그 증거입니다'를 학교에서 꾸준히 열고 있다. 초반에는 강사를 초빙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기관과 독지가, 재능기부자들의 도움으로 특강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강의 후 일러스트북을 구매한 수강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구술집('Can You Hear Us?')을 비롯해 직접 만든 나비 모양 핀 등을 나눠줬다. 일러스트북 출간비나 영화 상영회에 들어가는 예산이 부족하면 자신의 용돈을 털어 충당하기도 했다.

고교생활 내내 일본군 위안부 알리기에 나섰던 김 양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도 여전히 강한 의욕을 보인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모교에 찾아가 동아리 후배들과 활동 계획을 세우고, 일러스트북 판매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할 예정인 그는 "하루빨리 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와 함께 보상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비클럽이 특강을 알리기 위해 만든 포스터

ghw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6/21 07: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