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체코 내 한국어 교육의 역사와 현황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8.02

체코와 한국은 지난 2020년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였다. 1990년 3월 22일 최호중 외교부 장관이 체코슬로바키아 연방 공화국을 방문해 수교를 맺음으로써 체코와의 외교 관계를 수립하였다.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 공화국으로 분리 독립하면서 한국과의 수교는 체코 공화국으로 이어졌으며 2015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였다. 체코와 한국은 1990년 수교를 시작으로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방면으로 교류가 확대되었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생산라인을 잇달아 체코에 설립하며 양국 교역 규모가 확대되는 등 현재까지도 체코 정부와 우리나라는 단단한 수교 관계를 맺고 있다. 체코의 대표 국제공항인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공항에는 한국어 안내 표지판이 한국 관광객을 반겨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을 위한 자동 출입국 심사 또한 가능하다. 유럽 공항에서 타 문화권의 언어로 한국어 표지판이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한국과 체코 양국은 오랜 기간에 거쳐 사회, 경제, 문화 전반의 영향력을 서로 주고받으며 수교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국·체코 수교 30주년 한국 프라하성 한국 홍보 전시, 출처: twitter.com/hradofficia]

[한국·체코 수교 30주년 한국 프라하성 한국 홍보 전시, 출처: twitter.com/hradofficia]

[한국·체코 수교 30주년 한국 프라하성 한국 홍보 전시, 출처: twitter.com/hradofficia]


체코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한국과 체코가 수교를 맺은 것은 1990년이지만, 체코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그보다 40년이 앞선 1950년에 시작되었다. 특히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의 나라가 속해 있는 중부 및 동유럽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체코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구사회주의 시절 북한과 수교 후 6.25 전쟁 원조와 복구 지원으로 북한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1950년 프라하 까렐 대학교의 철학부에 전공학과로 조선어학 과정이 개설된 것이다. 조선학과의 주요 설립 목적은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언어, 즉 조선어 교육을 중심으로 수업이 구성되었다. 당시 조선어학 강사는 북한으로 유학을 다녀온 현지인 등과 북한에서 파견된 북한인 교수였다. 이처럼 1950년대부터 시작된 조선어 교육은 1990년대 한국과의 수교가 수립되기 전까지는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조선어(북한말)를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까렐 대학교 조선어학 학생들은 북한으로 지금의 어학연수와 같은 교육을 받으러 가기도 하였고,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며 북한으로부터 조선어 도서와 문학지를 입수하기도 하였다. 이때 입수된 도서와 자료는 1958년 설립된 체코의 동방 연구소(체코 과학원 한국 도서관)에 소장되어있다. 설립 당시 동방 연구소(체코 과학원 한국 도서관)는 북한으로부터 수백 권의 책과 정기 간행물을 기증받았다. 따라서 당시 이곳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가장 많은 한국 서적을 소장한 곳이었다. 특히 1960년부터 1984년까지 노동신문의 거의 모든 부수를 소유하고 있는 유럽에서 몇 안 되는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체코 과학원 한국 도서관, 출처: twitter.com/Orientalniustav]

[체코 과학원 한국 도서관, 출처: twitter.com/Orientalniustav]


1990년 동유럽 국가들이 한국과 수교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투자하고 경제, 문화 교류 등이 활성화되자 점차 북한말 대신 남한말을 가르치게 된다. 체코에서 1993년 한국의 외교 관계가 수립되고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기업의 체코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그 영향으로 기존의 조선어학 과정은 한국어학을 가르치는 한국학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수교 후 한국 정부에서는 한국어 교재 지원, 한국어 객원교수 파견 등 적극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였다. 이처럼 한국 정부의 활발한 한국어 교육 지원정책과 더불어 체코 학생들이 한국 유학 및 어학연수를 거치고 돌아오면서 한국어 교육은 질적인 면에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중 ∙동부 유럽 대학의 한국어학은 아시아 학부들과 연계되어있다. 특히 체코 대학들의 경우 한국학과가 동아시아학과 소속 한국학 센터 산하의 한국학 전공으로, 그리고 아시아학과 내 한국학 전공으로 운영되는 형태로 학사 및 석사 학위 과정으로 운영된다. 체코의 한국어학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립 프라하 대학교(Univerzita Karlova v Praze) 까렐 대학교는 1348년 4월 7일 신성로마 제국의 황제인 카를 4세에 의해 설립된 체코의 유서 깊은 교육기관이다. 총 17개의 학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체코 소재 국립 종합 대학교이며 중앙유럽에 속한 지역의 대학교 중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로 알려져 있다. 프라하 대학교(까렐 대학교)는 체코 1위 대학교이며, 전 세계에서 상위 1.5% 안에 드는 명문대학교이다. 또한 Emerging Europe and Central Asia university Ranking (EECA) 5위 안에 속한다. 또한 미국의 아이비리그와도 같은 유럽의 대학 연명 코임브라 그룹(Coimbra Group) 및 4EU+ Alliance (European University Alliance)에 속하는 대학 기관이다.


[국립 프라하 대학교(Univerzita Karlova v Praze) 까렐 대학교, 출처: ko.wikipedia.org]

[국립 프라하 대학교(Univerzita Karlova v Praze) 까렐 대학교, 출처: ko.wikipedia.org]


[Faculty of Arts(philosophy), Charles University 까렐 대학교, 출처: en.wikipedia.org]

[Faculty of Arts(philosophy), Charles University 까렐 대학교, 출처: en.wikipedia.org]


체코 내 한국어 교육의 시작은 1940년대 후반 조선 망명자에 의해 조선 문화와 언어가 소개되었고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1950년 체코의 유서 깊은 프라하 까렐 대학교의 조선어학과 신설로 인해 본격화되었다. 사상 교육 강요 및 교육, 연구 자료의 절대적 부족, 해외 교류 제한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까렐 대학교 교수진들은 조선어학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그 명맥이 이어져 1990년 체코와 대한민국 간 외교 관계 수립을 계기로 한국어학의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되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 9월에는 한국과 체코의 비즈니스 전략 관계 활성화를 반증하듯 올로모우츠 팔라츠키 대학교에 비즈니스 한국어학 전공이 학사과정으로 개설되었다. 까렐 대학교의 한국어학과가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의 역사에 대한 문화적 측면의 전반적인 전문 지식을 가르친다면, 팔라츠키 대학교의 비즈니스 한국어학과는 한국과의 비즈니스 교류 상황에서 실제로 쓰일 수 있는 한국어와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데 중점을 둔다. 까렐 대학교가 한국어학 학생들에게 언어학의 관점에서 독해 능력을 강조한다면, 팔라츠키 대학교는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한 말하기에 중점을 둔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체코에서의 한국어 교육 현황은 일반 대중 영역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대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소수의 전공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행되었던 한국어 교육의 범위가 확장되어 양적, 질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체코 내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교육 유형과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재외동포 및 교민 자녀를 대상으로 한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교육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한국어 교육보다는 한국의 국어 교과서를 주 교재로 하는 국어 교육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둘째, 한국어를 사용한 원활한 의사소통을 목표로 하는 일반 체코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이 있다. 셋째, 위에서 언급한 체코의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학 관련 전공을 목표로 하는 한국어 교육이다. 체코에서 한국어는 영어나 독일어처럼 의무 교육의 과정이 아니다. 또한 체코에서 한국 기업의 영향력이 전에 비해 높아졌다고는 하나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 등 다른 EU 국가의 언어에 비해 그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코 내에서의 한국어의 위상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성공적인 정치 민주화와 더불어 국력 신장에 힘입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향상되었다. 한국의 독창적인 영화, 드라마, 음악 등과 같은 풍부한 문화 콘텐츠는 K-Culture라는 이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한국어 교육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과 투자가 더해져 한국어는 체코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교류 및 취업을 위한 실용성 있는 외국어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프라하 한글학교에서 교민 자녀 및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국어 수업을 맡은 교사로서 현재 체코 내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 주를 이룬다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체코 내에서의 한국어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어 한국 가정의 자녀뿐만 아니라 체코 가정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 증설되어 증가하는 한국어 교육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더욱 다양하고 체계화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체코 내 한국학 연구와 한국어 교육의 연계 -전통 어문학 연구의 필요성-
Tomáš Horák Charles University in Prague, Czech Republic
내용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 능력을 중심으로 한 교육의 통합.
Tomáš Horák Charles University in Prague, Czech Republic
중유럽지역에서의 한국학과 한국어교육연구 : 체코 내 한국학 과정을 중심으로
곽범오 (Kawk, Bumo) 팔라츠키 대학교 아시아학부 한국어학과 조교수



최조은
체코 최조은
프라하한글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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