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세계 2위 라면 소비국 인도네시아에서 선전하는 한국 라면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7.03

세계 2위 라면 소비국 인도네시아에서 선전하는 한국 라면


인도네시아는 중국 및 홍콩에 이어 전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다. 2023년 세계라면협회(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 WINA)가 발표한 2023년 라면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145억 4,000만 그릇을 소비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밥을 주로 소비하는 한국과 달리 인도네시아가 미고렝(Mie Goreng) 등 볶음면이나 비빔면 같은 면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이다. 같은 자료에서 인도네시아는 채소, 닭고기, 새우 맛과 볶음면, 비빔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의 80% 이상이 무슬림인 만큼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는 라면의 대부분은 할랄 인증을 받은 것들이다.


< 세계 2위 라면 소비국 인도네시아 - 출처: 세계라면협회(WINA) >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라면은 일상의 한 부분이어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한국 라면은 인도네시아 자국 라면과 함께 진열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 봉지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6.9%를 차지하는 2위 업체인 미스답(Mie Sedaap)은 2019년 7월 '한국식 매운 닭고기(Korean Spicy Chicken) 라면'을 출시했다. 미스답 관계자 미타 아르디아니(Mita Ardinani)는 "한국의 대중문화를 선호하며 동경하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도 한국의 매운맛을 즐긴다."며 제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미스답은 한국 라면처럼 두껍고 탄력 있는 면발에 양파를 첨가해 매운맛을 더했다.


이 라면은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추가 양념이 들어가 있는 인도네시아 첫 인스턴트 라면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 연예인 최시원을 모델로 기용해 한국 라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스답은 2022년 10월 '한국식 치즈 불닭(Korean Cheese Buldak) 라면'을 선보였을 때에도 최시원을 모델로 발탁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인도네시아 라면 광고에 한국 모델을 내세운 것은 미스답이 처음이다.


< 인도네시아 라면 업체가 출시한 '한국식 치즈 불닭 라면' - 출처: 미스답 틱톡 계정(@miesedaapofficial) >


현지 매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어가 기재된 '아리랑(Arirang) 라면'도 인도네시아 기업 자카라나 따마(PT Jakarana Tama)가 생산한 제품으로 맛과 포장 방식이 한국 라면과 유사하다. 2020년 11월 불고기, 사골, 카레 등 세 가지 맛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2021년 초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하됐다. 현재는 이외 크림, 매운 김칫국, 볼로냐, 매운 비빔면, 맛있는 닭고기 맛 등 신제품도 출시했다.


< 인도네시아 현지 슈퍼마켓에 진열된 '아리랑 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 봉지 라면 시장 1위는 점유율 54.7%인 인도미(Indomie)이고 그 뒤를 미스답(16.9%), 사리미(9.7%)가 뒤따르고 있다. 인도미, 미스답, 사리미(Sarimi) 3개 업체가 현지 라면 시장의 81.3%를 차지할 정도로 자국 라면이 강세다.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도 높지만 전체적으로는 20위권 수준에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라면이 잇달아 출시되는 것은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인도네시아 2위 업체인 미스답이 닭갈비, 치즈 불닭 등을 강조한 한국 라면을 꾸준히 출시하는 것 역시 케이팝, 한국 영화 및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그 안에 등장하는 한국 음식에 대한 현지 팬들의 커진 관심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네시아 업체가 한글 서체와 포장 디자인까지 한국 라면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것은 오리지널 한국 라면에 대한 현지 인기가 높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현지에 번역 출간된 한국 도서에 한국어 제목이 함께 달리는 것은 물론 한국과 별 관계없는 현지 작가의 도서에도 종종 한글 제목이 달리는 것과도 비슷한 현상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현지에서 한국을 인도네시아화한 새로운 라면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한류는 이렇게 현지 라면 시장 깊숙한 곳까지 바람을 일으키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앞으로 한류가 인도네시아 사회의 또 어떤 모퉁이에서 예상치 않은 변화를 만들어낼지 자못 궁금해진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미스답(Mie Sedaap) 틱톡 계정(@miesedaapofficial), https://www.tiktok.com/@miesedaapofficial


- 《TopBusiness》 (2020. 12. 13). Arirang, Mie Korea Produksi Indonesia, https://www.topbusiness.id/44294/arirang-mie-korea-produksi-indonesia.html


- 세계라면협회(WINA) 홈페이지, https://instantnoodles.org/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작가, 번역가 저서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막스 하벨라르』 공동번역,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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