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5월 21일 '세계 차의 날'을 통해 살펴본 한국 차 알리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6.14

5월 21일 '세계 차의 날'을 통해 살펴본 한국 차 알리기


지난 5월 21일은 국제연합총회(UN General Assembly)가 2019년 선포한 '세계 차의 날(International Tea Day)'이다. 국제연합은 차 생산과 소비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자 5월 21일을 '세계 차의 날'로 지정하고 2021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도의 역할이 컸다. 2005년부터 자체적으로 '세계 차의 날'을 기념한 인도가 2015년 국제연합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에 '세계 차의 날' 확대를 제안한 것이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세계 13위 차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도 21일 '세계 차의 날'을 축하하며 '인도네시아 차를 알리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여러 기사를 매체에 싣기도 했다.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은 차를 수출하는 국가로 주요 수입국은 중국(26.5%), 케냐(17.6%), 스리랑카(15.7%), 인도(9.5%) 순이다.


인도네시아에 차 문화가 처음 도입된 시기는 분명하지 않으나 문헌상으로는 1684년 독일 식물학자 안드레아스 클레어(Andreas Clayer)가 장식을 위해 차를 가져왔다는 기록이 있다. 1826년 자카르타 남쪽으로 60km 정도 떨어진 보고르(Bogor)에서 중국 차 품종을 식재하는 것에 성공한 이후 가룻(Garut), 뿌르와카르타(Purwakarta) 반유왕이(Banyuwangi) 등이 주요 차 재배지로 두각을 나타냈다.


< 인도네시아 가룻(Garut)에서 열린 차 문화 축제(Festival Nyaneut) - 출처: 자바프로브(Jabarprov) 홈페이지 >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곳곳에서는 지역적으로 독특한 차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가룻 지역에는 '연결하다', '가까워지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nyandeutkeun)에서 유래한 차를 마시며 손님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문화(Nyaneut)가 있다. 차를 마시는 행위는 개인 간 유대를 강화하고 지역사회 결속력을 높이는 문화로 이해되며 이를 보존하고자 가룻 지역에서는 2014년부터 차 문화 축제(Festival Nyaneut)를 개최하고 있다.


뜨갈(Tegal) 지방에도 '차를 마시다(Minum Teh)'라는 말과 '찻주전자(Poci)'가 합쳐진 조어인 '모치(Moci)'라는 이름의 차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찻주전자의 땅(Negeri Poci)'이라고 알려진 뜨갈 지방의 차 문화는 인도네시아 시인들에게도 응분의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도(茶道)의 전통적 문화 요소가 두드러지는 한국과 달리 인도네시아의 젊은 세대들은 캐주얼하게 차를 소비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병에 담아 판매하는 '떼 보톨(Teh Botol)'이라는 자스민 차 음료는 많은 이들 즐기는 음료로 자리 잡고 있다. 1940년대 중부 자바에 있는 소스로(Sosro)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후 1970년 병입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말 그대로 '병에 담긴 차'라는 뜻으로 붙인 '떼 보톨' 브랜드는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판매하는 떼 보톨(Teh Botol) - 출처: 통신원 촬영 >


올해 '세계 차의 날'을 맞아 주인도네시아영국대사관에서는 인도네시아 차 문화와 영국 애프터눈 티 문화를 비교하는 영상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인도네시아 방식으로 만든 설탕 넣은 차에 바나나 튀김, 카사바 등 열대작물을 곁들여 즐기는 모습과 영국의 스콘 등 디저트에 우유를 넣은 홍차를 마시는 문화가 함께 소개됐다.


< 주인도네시아영국대사관이 '세계 차의 날'을 맞이해 올린 게시물 - 출처: 주인도네시아영국대사관 인스타그램 계정 >


한국은 인도보다도 앞선 1981년부터 5월 25일을 '차의 날'로 지정했으며 2015년 전통 하동차 재배 방식, 2018년 보성 계단식 전통차 재배 방식,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 방식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며 차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물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차 역사와 문화가 영국의 차 문화만큼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매년 찾아오는 '세계 차의 날'을 계기로 앞으로 한국의 차 문화를 인도네시아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자바프로브(Jabarprov) 홈페이지, https://jabarprov.go.id/berita/tradisi-minum-teh-nyaneut-bangkitkan-kearifan-lokal-dan-kebersamaan-10490


- 주인도네시아영국대사관 인스타그램 계정(@ukinindonesia), https://www.instagram.com/ukinindonesia


- 이든(Eden) 홈페이지, https://edencreativenetwork.com


- 세계 최고의 수출품(World's Top Exports) 홈페이지, https://www.worldstopexports.com/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작가, 번역가 저서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막스 하벨라르』 공동번역,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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