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러시아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이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2.23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알기 시작했을까또 한국어 공부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을까러시아 여행을 오는 대부분 한국 여행객들이 심심치 않게 던지는 질문이다지리적으로 모스크바의 위치가 유럽에 가까이 있다 보니 러시아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는 있지만지리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또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하지만 그들은 '한국'을 안다구체적으로 일반 러시아 시민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고어떤 계기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러시아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다그러다 보니 러시아에는 한국 음식점도 많다최근 10년새 러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은 좀 더 친숙한 나라가 된 것이다통신원이 러시아에서 대학에 재학하던 시절선택할 수 있었던 제2외국어 과목은 이탈리아어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중국어일본어 정도였다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많았지만 일본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드물었고한국어 과정은 존재하지도 않았다하지만 대학교 졸업을 앞둔 2018년에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의 수요가 많았고결국 학생들의 요구로 한국어학과가 신설되었으며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을 찾았다.

 

주말마다 한국어 강의 보조를 했던 당시를 생각해보아도 매년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수는 증가해왔다. 2017~2018년에는 한국어 수업 수강신청 사이트는 많은 접속자 수로 마비가 되기도 했다모든 학생들을 수용할 강의실이 부족하기도 했다언어는 물론한국 음식한국 문화 행사케이팝 클럽 등 한국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도 빈번히 열렸다물론 현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축제는 개최가 어렵고그만큼 한국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피부로 체감할 기회는 크게 즐었지만그 열기는 아직 식지 않은 듯하다.

 

통신원 주위에는 한국어 공부를 하는 러시아 친구들을 많았는데그들에게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에 자주 묻곤 했다대부분 케이팝과 한국드라마가 좋아서”, “한류 콘텐츠가 재밌어서라는 단순한 이유가 많았지만최근에는 한국 취업을 위해서”, “러시아 내 한국 회사에 취업을 위해서” 등 커리어와 연관된 답변이 많다한국으로의 취업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자연스럽게 언어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생활문화취업음식한국 관련 에피소드국제결혼 등을 주제로 다루는 책도 서점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이 살기 좋고 재미있는 나라라고 피상적으로 인식해왔다면한국에서 실제로 직장생활을 경험한 러시아인들의 솔직담백한 의견도 굉장히 흥미롭다그동안 러시아 포털사이트에서 한국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드라마음악영화맛집먹방 등의 정보 외에 실제로 한국에서의 삶을 다룬 이야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하지만 최근한국에서의 삶을 다룬 다양한 책들이 발간되면서 한국에서의 삶을 꿈꾸는 러시아 학생들에게 좀 더 객관적으로 한국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발간된 한국인 관련 도서 – 출처 : 통신원 촬영>

<러시아에서 발간된 한국인 관련 도서 – 출처 : 통신원 촬영>


최근 러시아어로 쓰인 책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다바로 고요한 아침의 나라한국 바라보기(Наблюдая за корейцами. Страна утренней свежести)』한국학자이자 언론인인 키르야노프 올레그 블라디미로비치(Кирьянов Олег Владимирович)2010년 저술한 책이다최근에 발행된 책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며 한국을 바라본 러시아 필자의 경험담이 담겨있다책은 주로 교육에 대한 한국인의 열정한국에서의 비즈니스한국인들은 왜 술을 많이 먹을까등의 주제로한국인인 통신원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이야기로 구성돼있다한국에서 일하며 지켜본실제 한국인의 직장 예절에 관한 이야기 역시 생생해 흥미를 끈다책에는 그 외에도 해외에서 생활하는 것이 생각보다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 러시아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막연히 한국에서의 삶은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현실적 감각을 일깨워줄만한 책이다.

 

최근 도서 외에도 한국에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유튜브를 통해또 다양한 블로그들을 통해 전해 들을 수 있다하지만 많은 조회수를 확보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는 경우도 빈번하여 사실이 아닌 왜곡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은 다소 우려스럽다. 코로나19의 창궐과 확산은 2년째 한국 여행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서는 아직 한국에서의 삶을 갈망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막연한 긍정보다는 한국의 직장생활, 유학생활 등 현실적 면모를 보여주는 다양한 채널이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오준교

성명 : 오준교[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러시아/모스크바 통신원]
약력 : 효성 러시아 법인 근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