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웬샤오제(元宵节)이자 우리의 정월 대보름이었던 2월 15일, 샤츠썅(沙磁巷) 부두 공연장에서 중국의 전통 민속 춤인 훠롱우(火龙舞, 화룡춤) 공연이 있었다. 훠롱우는 일반적으로 롱우(龙舞, 용춤)라고 부르는데 허난셩(河南省) 멍저우시(孟州市)의 전통 무용으로 국가 무형 문화유산 중의 하나이다. 훠롱우는 주나라 시기에 기원한 것으로 한무제 시기 가장 전성기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멍저우의 훠롱춤은 음력 15일과 16일 양일간 공연되었으며, 일반적으로 제사 행사는 오룡묘(五龙庙)에서 이뤄졌다. 훠롱의 모양은 고풍스러우면서도 마치 기린같이 기이하게 생겼지만, 불꽃이 튀는 가운데 춤 꾼들에 의해 마치 용이 불 속에서 날아다니는 웅장한 기세를 보인다.
<뜨거운 쇳물이 순식간에 폭발하며 순식간에 퍼지는 장면은 많은 관중들의 함성과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순식간에 하늘로 솟아오른 쇳물이 불꽃비처럼 쏟아지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다.>
훠롱우는 중국의 전역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데, 충칭 또한 훠롱우가 아주 유명한 곳이 있다. 통량(铜梁)이 바로 그 곳이다. 통량은 명청(明淸) 시기부터 웅장하고 화려한 용춤으로 유명했다. 그 이후로 몇백 년이 흐르는 동안 민간에서 끊임없이 용춤을 발전시켜켰고, 지금의 통량롱(铜梁龙, 통량용)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충칭의 많은 지역에서 훠롱우 공연을 열고 있지만, 대부분 통량의 공연단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지금도 많은 타지의 관광객들은 통량으로 직접 통량훠롱우(铜梁火龙舞)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이곳에 방문한다.
<하늘로 솟구쳤다가 떨어지는 쇳물은 바닥에서도 여러 번을 튀며 어두운 바닥을 한동안 밝혀준다. 공연자들이 화상에 입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게 된다.>
매년 2월 15일은 한국은 정월 대보름이고, 중국에서는 웬샤오제, 혹은 따니엔(大年)이라는 이름으로 새해 춘절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마지막 날이다. 새해를 기념하기 위한 마지막 날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행사는 대중들에게 전혀 홍보되거나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은 흥미롭다. 행사를 공지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라 볼 수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들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공연이 개최된 관광지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과 고객들만으로도 분명 적지 않은 인파가 올 것으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훠롱춤을 구경하기 위해 모였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 공안들이 통제를 했다.>
훠롱우는 매체를 통해 여러 번 관람할 수 있으나, 실제 관람은 통신원도 처음이었다. 공연은 저녁 7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자리싸움은 그보다 몇 시간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공연가들은 공연에 필요한 쇳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상의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고 쇳물이 하늘로 솟구치는 순간 모두 함성과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상의를 입지 않은 공연가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불똥이었다. 불똥을 맞으면서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현란한 용춤을 벌이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었다. 아티스트들은 쇳물이 수시로 튀는 공연장의 변두리가 아닌 그야말로 정중앙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무대를 구성했다. 용이 불 속을 휘젓는다는 모습이 제대로 표현된 것이다.
<훠롱춤을 더 좋은 곳에서 관람하려는 사람들은 비용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기도 한다.>
이번 공연단 또한 통량의 훠롱우 공연단으로 구성되었으며, 통량의 명성에 맞는 퍼포먼스로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은 민속 문화 전승에 관한 그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중국인들의 작국 문화에 관한 자부심도 이해가 됐다. 공연은 약 25분간 진행되었다. 25분 내내 주변에서는 감탄이 연발했고 박수가 터져나왔으며,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 그들의 즐거움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춘절의 마무리를 중국의 전통 민속 문화인 훠롱우와 함께 하며 희망찬 새해를 기원할 수 있었던 뜻깊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