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스위스 취리히에서 새로운 별로 떠오르는 쥬얼리 브랜드 Hana Kim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2.22

통신원은 지난 가을, 스위스에서 크고 유명한 미술전시를 주관하는 바젤의 바이엘러 전시관(Fondation Beyeler)을 방문하여 전시를 관람한 후, 샵을 구경하던 중 ‘Hana Kim’이란 브랜드를 내걸고 비치된 보석들을 발견했다. 한눈에 보아도 동양적인 감각과 심플하면서도 우아하게 디자인된 쥬얼리는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혹시나 한국인 디자이너일까 찾아보던 중 스위스 패션계의 선두주자 취리히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쥬얼리 디자이너 니콜 하나 김(Nicole Hana Kim) 씨와 연락이 닿았고 그녀를 직접 만나 볼 수 있었다. 스위스 취리히 빈즈(Binz)에 위치한 작은 아뜰리에에서 이어폰을 끼고 광택 작업이 한창인 그녀가 통신원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취리히 빈즈 아뜰리에에서 한창 작업 중인 쥬얼리 디자이너 니콜 하나 김(Nicole Hana Kim)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취리히 빈즈 아뜰리에에서 한창 작업 중인 쥬얼리 디자이너 니콜 하나 김(Nicole Hana Kim)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스위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아버지는 스위스분이시고 어머니는 한국분이십니다. 사실 어릴 적부터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서 늘 뭔가를 만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예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일러스트레이션도 배우고 대학에서 예술(Kunst)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취미 생활로 시작한 취리히 미그로 클럽 학원(Migros Klubschule)의 쥬얼리 공방은 저를 또 다른 작품의 세계로 인도했습니다. 처음엔 저를 위한 작품을 만들었고 2017년, 일 년 여정의 아시아 여행을 하는 동안 저의 꿈을 실현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스위스로 돌아온 2018년, 저는 조그마한 주얼리 아뜰리에를 오픈하고 ‘하나 김(Hana Kim)’이란 브랜드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이용해서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쥬얼리 작품들을 어떻게 작업하고 계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선생님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데 수량 제한이 있나요?

대부분의 제품 하나하나가 제 손을 거쳐서 제작된다고 보시면 돼요.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만족하는 순간까지 왁스로 모형을 만들어 본 후, 주조 파트너분에게 형태에 맞는 금형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두드리고 다듬고 광택을 내는 본격적인 수작업으로 들어갑니다. 아직까지 딱히 리미티드 에디션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컬렉션이 출시되면 제품별로 20개 정도를 만들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추가로 더 제작하곤 합니다. 다만 사용되는 원석이 한정되어 있으면 수량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품을 만들 때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어떠한 모형을 보고 갑자기 영감을 얻기도 하고 손으로 작업을 해보면서 변형에 변형을 걸쳐 탄생할 때도 있습니다. 예로 2021년 ‘노드(Node)컬렉션’은 매듭 형식의 모형들이 들어간 작품인데 처음부터 ‘연결’을 주제로 작업하려 했고 왁스를 이용해서 여러 차례 손작업을 거쳐 탄생한 컬렉션입니다. 반면 ‘신라(Silla)컬렉션’은 한국의 고왕조 신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경주를 방문하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브랜드 로고가 한국어로 ‘김’이고, 콜렉션 이름도 ‘약속(Yaksok)’, ‘신라(Silla)’인데요. 제품에 한국적 요소들이 반영되었나요?

제 작품에 한국적인 요소가 반영된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라면서 어머니의 영향이 컸고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쩌면 제 손을 통해 제가 한국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신라 컬렉션은 신라 왕조의 조형물들과 장신구들을 감상하면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제작했고 운 좋게도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옥(Jade)을 공급하시는 분도 스위스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께 한국이란 어떠한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스위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어머니의 영향이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여기보다 한국에 많은 친지들이 있으셔서 저에게도 친척의 대부분이 한국에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한국을 ‘고국, 고향(Heimat)’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의 반쪽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향’이란 의미를 띈 ‘하이마트(Heimat) 컬렉션’은 디자이너 윤니나(Nina Yuun) 씨와 협작을 하셨습니다. 협업은 어떠한 계기로 이뤄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디자이너 윤니나 씨와의 만남은 저에게 행운이었습니다. 그녀는 2020 S/SZ컬렉션을 취리히 Mode Suisse Edition 16패션쇼에 출품할 때 필요한 쥬얼리를 찾고 있었고 우연히 제 인스타그램 사진들을 보고 연락해 왔습니다. 패션쇼 참가 이후 스위스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쥬얼리 브랜드 ‘하나 김’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주어졌습니다.

 

일반적인 스위스인들의 액세서리 취향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또 ‘하나 김’의 쥬얼리가 인기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유행을 살피기보다는 제 작품과 제 스타일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유행과 트랜드에 대해서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마도 스위스인들은 너무 화려하고 장식이 많은 것보다는 자연스럽고 심플하면서도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그런 제품들을 선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쥬얼리 작품 제작에 중요하게 여기시는 점은 무엇입니까? 또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작품에 재활용된 은, 금을 비롯해서 지속 가능한 소재들을 이용합니다. 또한 LBMA 회원으로 제가 작품에 사용하는 재료들은 순도를 검증받고 테스트받은 재료들로 투명한 경로를 통해 공급받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으로는 보석 세공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보석 세공은 태국, 중국, 스리랑카 등 아시아 등지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고 유럽에서는 찾기가 힘들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한국에도 예쁜 보석이나 재료들이 많습니다. 혹시 작품에 이용해보시고 싶은 소재들이 있을까요?

한국의 나전칠기는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현재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다녀올 예정입니다. 그때 더 많은 자료조사도 하고 작품에 대한 구상도 해 보고 싶습니다.

 

현재 판매는 어떻게 하시고 계시나요?

현재 제 온라인 샵(hanakim.ch) 이외에도 스위스 내의 여러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 제품을 직접 보시고 구매하시기 위해 제 아뜰리에로 찾아오시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스위스 이외 유럽지역 배송은 스위스가 유럽연합국(EU)이 아닌 이유로 세관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런 이유로 EU 국경 지역의 부티크에서 제품을 위탁 판매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얼마 전에 새로 받은 원석 쿼츠(Quartz)를 사용해서 파인쥬얼리 컬렉션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현재까지 제품 판매가 여러 매장들과 제 아뜰리에를 통해 잘 이뤄지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멋진 쇼룸을 가진 저만의 매장을 오픈해보고 싶습니다.


<스위스 쥬얼리 브랜드 'Hana Kim'의 ‘노드(Node)컬렉션(좌)’, ‘신라(Silla)컬렉션(우)’ - 출처 : Mina Monsef 촬영(좌), Lucretia Mettier 촬영(우)/Hana Kim 제공>

<스위스 쥬얼리 브랜드 'Hana Kim'의 ‘노드(Node)컬렉션(좌)’, ‘신라(Silla)컬렉션(우)’ - 출처 : Mina Monsef 촬영(좌), Lucretia Mettier 촬영(우)/Hana Kim 제공>


<스위스 의상 디자이너 'Amorphose'와 쥬얼리 디자이너 'Hana Kim' 콜라보레이션 - 출처 : Riccardo Carraro 촬영, 'Hana Kim' 제공>

<스위스 의상 디자이너 'Amorphose'와 쥬얼리 디자이너 'Hana Kim' 콜라보레이션 - 출처 : Riccardo Carraro 촬영, 'Hana Kim' 제공>



박소영

  •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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