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해외 명칭과 관련한 이슈는 지난 몇 년간 한국인들의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김치는 한국인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식품 중 하나인 만큼, 김치의 외국어 명칭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은 자연스레 국민적 관심을 받곤 했다. 실제로 일부 연예인들과 유튜버들은 김치의 해외 공식 명칭을 사용하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으며, 이러한 논란이 주기적으로 언론에 의하여 다루어져, 일반 대중들 또한 김치의 해외 명칭과 관련한 국내외 상황을 자세히 인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규정하고 있는 김치의 중국어 공식 명칭은, 한국인에게 다소 낯선 '신기(중국어 발음: 신치)'이다. 지난 2021년 7월 22일, 문화체육부는 김치의 중국어 이름을 신기로 통일하는 훈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와 관계 기관들은 김치를 신기로 표기하고 있으며, 시행된 지 만 1년이 되지 않아 조금 낯설긴 하지만 신기라는 새로운 명칭은 조금씩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기에 주목하는 기사가 지난 2월 10일 대만의 《연합신문망(중문명: 聯合新聞網)》을 통해 보도되었다. 《연합신문망》은 1951년 창립된 대만의 언론사로, 대만의 신타이베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연합신문망의 모기업은 UDN 그룹이다.
연합신문망의 해당 기사는 식품 위생과 이와 관련한 기업 이미지 관리 및 산업 전반의 이미지 관리를 논하며 김치를 예시로 삼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대만에서 김치를 찾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백화점 판촉 행사뿐만 아니라 각종 유명 전자 상거래 웹사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김치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대만인들에게 김치는 친숙한 식품이 된 것이다. 이처럼 대만인들과 가까워진 김치와 관련해, 해당 기사는 한국의 김치는 가공된 농산품이지만, 김치에 대한 끊임 없는 이미지 관리 노력 덕분에 한 국가의 아이텐티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평했다.
더불어 해당 기사는 김치를 '신기'로 개칭하는 것은 식품의 이미지가 중요해진 시대의 변화와 발맞추어 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현대의 비즈니스 변화와 발전에 발맞추어, 한국 정부는 김치의 명칭과 아이덴티티를 보호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효과를 얻어가고 있는 것이다. 해당 기사는 이미 2013년 11월부터 한국 정부가 김치를 중국과 일본의 김치와 구분시키기 위해, 중국, 대만, 홍콩 등 중국어권 지역에 김치와 관련한 상표 등록을 신청해 김치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고 전했으며, 한국 정부는 국제 시장에서 김치의 브랜드를 형성하고 국가 제품의 이미지를 드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대만 유명 유통업체 제이슨 마켓 플레이스에서 판매 중인 김치의 사진. 영문으로 김치라고 표기하긴 하였으나, 중문명의 경우 문체부 훈령에 따른 명칭인 신기(辛奇)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위의 기사와 같이, 한국 정부의 김치와 관련한 노력이 해외 언론에서 다루어지며, 대만의 독자들에게 상기되는 것은 향후 대만 내에서의 김치의 이미지와 국가 정체성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위의 기사에서 다루어진 한국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만에서 신기라는 명칭의 활용도는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만 내 유명 고급 슈퍼마켓인 제이슨 마켓 플레이스(Jasons Market Place)를 방문하여 제품명을 확인해보니, 아직 공식 명칭인 신치를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제이슨 마켓 플레이스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업하여 국산 농산물 판매 행사를 열기도 하는 등, 한국 식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유통업체이기에 이러한 명칭의 사용은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명칭의 변경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수는 없을 것이다. 《연합신문망》의 2월 10일자 기사와 마찬가지로 대만 내에서도 신기와 관련한 언급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대만 내의 김치의 적절한 명칭 사용이 대중화 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아, 향후 대만 내의 ‘신치’ 용어 사용에 보다 희망적인 기대를 걸어본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 자료
《聯合新聞網》 (22. 2. 10.) <從「泡菜」到「辛奇」 那些韓國教我們有關產業形象的事>, https://udn.com/news/story/6871/6088660
《뉴데일리》 (21. 7. 23.) <'김치=파오차이' 허용했던 문체부… '김치=신치'로 중국어 표기 개정>,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1/07/23/202107230014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