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독일 시민대학(VHS)의 한국어 수업과 한국문화 수업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2.21

독일은 도시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민대학(Volkshochschule, VHS)'이 설치되어 있다. 지역 주민들의 교양 교육을 책임지면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탄탄한 독일어 수업 커리큘럼을 운영하면 독일 거주 이민자나 난민들의 활용도도 높다. 시민대학은 베를린에만 12개가 있고, 그 외 대부분 도시에서는 도시 당 한곳씩 운영되고 있다. 독일 전역에 있는 시민대학 개수는 총 900여 곳. 시민대학에서는 거의 모든 분야의 강의를 찾을 수 있다. 독일어, 영어 및 각종 외국어, 정치와 역사 등 일반 교양, 미술과 음악, 요리, 컴퓨터 등 취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시민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평생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중장기적 교육도 있고 단발성 프로그램도 있다.


<독일 시민대학 VHS 포털 사이트 – 출처 : volkshochschule.de>

<독일 시민대학 VHS 포털 사이트 – 출처 : volkshochschule.de>


<베를린에 있는 시민대학(VHS)과 프로그램 책자. 베를린에서만 12곳에서 운영된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베를린에 있는 시민대학(VHS)과 프로그램 책자. 베를린에서만 12곳에서 운영된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베를린에 있는 시민대학(VHS)과 프로그램 책자. 베를린에서만 12곳에서 운영된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러한 독일 시민대학에서 한국어 등 한국 관련 프로그램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세종학당, 한국어교육원, 한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한글학교와는 달리 독일 시민대학은 순수하게 독일 시스템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독일 현지 대도시, 중소도시, 농촌 등 지역 곳곳에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시민대학은 보통 반기별로 프로그램(커리큘럼)을 발표하고 등록을 받는다. 2월 중순 기준 독일 시민대학 종합포털에서 검색되는 한국 관련 프로그램은 253개다. 한국어(Koreanisch)로 검색하면 205개가 검색된다. 한국어 수업이 가장 많이 개설되어 있는 곳은 뒤셀도르프로 17개의 한국어 수업이 진행 또는 진행 예정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는 한국어 수업 17개, 합기도 관련 수업이 4개 개설되어 있다. 쾰른, 비스바덴, 하이델베르크, 프랑크푸르트 등 서쪽 주요 도시, 예나, 드레스덴 등 동쪽 지역 도시에도 한국어 수업이 5-6개 개설되어 있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까지 총 60여 개 도시에서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강료는 비싸지 않지만 세종학당과 비교하면 저렴하지도 않다. 한국어 수업이 가장 많이 개설된 뒤셀도르프의 경우 1주일에 1번 90분 수업, 총 14회 프로그램이 112유로(약 15만 2,000원)다. 콘스탄츠의 경우 1주일에 1번 90분 수업, 10회 수업에 191유로를 받는다. 이처럼 도시나 커리큘럼별로 차이가 있으며, 학생이나 직업훈련생,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민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수강할 수 있다. 대부분 수업이 한국어 기초 수업으로 중급 이상의 수업은 아직 많이 보이지 않는다.


<독일 시민대학 VHS 한국어 수업 개수 상위 10개 도시 – 출처 : volkshochschule.de 검색 기준(검색일 2월 15일)>

<독일 시민대학 VHS 한국어 수업 개수 상위 10개 도시 – 출처 : volkshochschule.de 검색 기준(검색일 2월 15일)>


언어 이외에는 한식 수업이 많다. 김치, 김밥, 채식 한식, 불고기 등 대부분 하루 일정의 요리수업이다. 신년 음식, 스트리트 푸드, <오징어 게임> 속 게임과 같은 기획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수강료는 주제에 따라 다양하며 재료 값을 포함하여 1회 10~40유로(약 1만 3,500원~5만 4,200원) 선이다. 그 외에도 태권도, 합기도, 한국문화 소개, 한국 관련 전시 가이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렇게 독일 도시 70곳 이상에서 한국어 및 한국 관련 문화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강사는 한국인이 많지만 독일 현지인도 종종 보인다. 그만큼 한국 문화의 저변이 넓어진 셈이다.

 

독일 시민대학의 한국 문화 프로그램은 현지 문화 교육 시스템 안에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를 들어 세종학당은 이미 한국어를 알고, 배우고 싶은 이들이 찾는 기관이다. 평소에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독일 시민대학은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대학이 1년에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70만 개가 넘는다. 다른 이유로 시민대학을 찾는 이들이 모두 타깃이 될 수 있다. 요리 프로그램이나 문화 체험의 경우 주말 시간대를 이용해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 장벽도 낮은 편이다. 독일 시민대학의 프로그램은 강사의 역할이 크다. 강사들은 대부분 프리랜서 형태로 강의하는데 본인의 의지와 능력, 기획력에 따라 새로운 강의 개설이나 확대를 요청할 수 있다. 한국어 수업은 대부분 마감되며, 대기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 한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증가하면서 시민대학의 한국어 수업은 물론 한국 문화 관련 프로그램도 확연히 늘어났다. 독일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결국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는 전반적인 질과 양을 늘리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다른 체험 문화 분야에서도 현지 접근성을 높이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유진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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