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1일부터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春节, 춘지에)이 시작되었다. 춘절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대명절로, 연휴 기간은 직종과 업무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국가 지정 휴무 기간은 7일간이다. 춘절 연휴 중에 추우(初五, 초닷새)는 중국 풍습에서 차이션(财神, 재물신)이 오시는 날로 춘절만큼 의미있는 날이다.
<후광후이관(湖广会馆, 호광회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들어가기 전에 코로나 방역 필수 수칙인 건강 코드와 이동경로 코드를 검사받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올해 양력 2월 5일이자, 음력 1월 5일인 추우(初五)는 춘절의 다섯째 날이다. 중국의 구전에 따르면 지난 한 해를 보내면서 우춍(五穷, 오궁 : 지혜, 학식, 문학, 생활, 소통의 빈약함)을 버려야 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여러 풍습이 있는데,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은 재물신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폭죽을 터뜨리고, 경사스런 분위기를 즐긴다. 물론 지금은 충칭 또한 중심 도시를 제외한 외곽 도시나 시골 지역으로 가야 볼 수 있는 분위기이다.
예부터 춘절부터 넷째 날까지는 집 안의 쓰레기를 버리게 되면 집 안의 재물복이 나간다고 하였다. 그래서 버리지 않고 기다리다가 추우가 되면 쓰레기를 버린다. 이때 집 문 앞을 청소한다든지 집 안의 더러운 물건, 쓰레기 등을 버리며, 새해에는 불행은 피하고 좋은 행운이 많이 들어오길 재물신에게 기원한다. 이렇듯 중국에서는 지역마다 여러 미신에 의해 추우 전까지는 금기시되는 사항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 많은 금기시 되는 것들이 자유롭게 해제되는 날이 추우이기에 이날을 포우(破五, 파오)라고도 한다.
<중국에서 초닷새가 되면 주변 지인들에게 보내는 재물 기원의 대표적인 이모티콘이다. 지금은 더 다양한 재물 기원에 관련한 이모티콘들이 나오고 있다. - 출처 : 웨이신(wechat)>
차이션(财神, 재신: 재물신)은 중국 도교에서 세상의 재원을 주관하는 신이다. 중국 민속 풍습 중에는 섣달 그믐날은 춘절 중 가장 시끌벅적한 날로써, 밤에는 사람들이 만두를 먹고 밤을 새워 차이션을 모실 준비를 한다. 아침이 되면 재물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집 안에 재물복을 기원한다. 여러 재물신 중에 아마도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재물신은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 중 관우(중국에서는 관공(关公)이라 부름)일 것이다. 지금도 중국의 가정집, 혹은 장사를 하는 식당 등의 영업점에서 간혹 관공을 모셔놓은 곳을 볼 수 있고, 도심에서 외지로 나갈수록 이런 광경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다.
<작년 추우 행사 모습, 작년에는 춘절 당일 행사가 취소되었는데, 올해는 반대로 춘절 당일 행사는 진행된 가운데 아쉽게 추우 행사가 취소되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올해도 통신원이 추우 차이션 행사를 보기 위해 후광후이관(湖广会馆, 호광회관)을 방문했지만, 아쉽게도 행사가 갑작스레 취소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시정부 명령에 의해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공연이 취소된 것이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 너무 갑작스런 행사 취소와 이에 관련해 어떠한 통지도 없었기에 통신원과 같이 행사를 못 보게 된 방문자들이 많았다. 많은 방문자들은 메인 공연인 추우, 차이션 제사 의식 행사를 보는 대신 촨쥐(川剧, 전통 사천 연극)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통신원은 충칭에 거주하기도 할뿐더러 지난해 관람을 한 적이 있지만,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아쉬움은 아마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의 행사를 되짚어 본다면 가마에 차이션을 모시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행진을 한다. 폭죽 대신 징소리로 차이션의 행진을 알리며 후광후이관의 외부로까지 나가서 행진을 벌인다. 방문자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들에게도 차이션의 축복을 빌어주었고, 제사 의식이 끝나 돌아가는 방문객들에게 홍빠오(红包, 돈봉투, 새뱃돈)를 주어 또 한 번의 생각지 못한 재미와 기쁨을 선사했다.
<실제 행사는 외국인뿐 아니라 중국인에게도 많은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교육적 의미도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많은 중국인들이 올해의 추우는 남달랐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번 행사 취소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많은 중국인들의 이날 마음속 소망처럼 올 한해는 예전의 정상적인 생활로 빨리 회복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 참고자료
初五_百度百科, https://mbd.baidu.com/ma/s/1hPZ7Gqd
财神_百度百科, https://mbd.baidu.com/ma/s/ftLNiK5D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