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이탈리아의 유력 신문 《라 레뿌블리까(La Reppublica)》가 ‘2022년 이탈리아에서 가장 기대되는 소설’이라는 기사를 기재했다. 《라 레뿌블리까》가 소개하는 2022년 기대작들에는 외국 소설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 첫 번째는 ‘설명이 필요 없는’ 프랑스 소설가 미셀 우엘벡(Michel Houellebecq)의 새 소설 <Annientare(억누르다)>로 1월 7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동시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소립자>로 잘 알려진 미셀 우엘벡의 이번 소설은 이탈리아 라 나베 디 테세오(La nave di Teseo) 출판사가 출판하였으며 출판되자마자 미셀 우엘벡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2022년 이탈리아에서 가장 기대되는 소설' 라 레뿌블리까 기사 - 출처: La Repubblica>
5월 말 출간을 기다리고 있는 <Il castello di Barbablu(푸른 수염의 성)>은 한국에서도 <살라미나의 병사들>이 번역되면서 소개된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세르카스(Javier Cercas)의 신작이다. 미국 소설가이자 여행작가 한나 야나기아라(Hanya Yanagihara)의 <Una vita come tante(작은 삶)>을 비롯한 세 편의 작품들은 최근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설들이다. 한나 야나기아라의 2022년 최신작, <Verso il paradiso(천국을 향하여)>는 “층층이 잘 쌓여진,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 “독특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혁명적”이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 야나기아라의 신작 소설 표지 - 출처: La Repubblica/narratori feltrinelli>
한국에도 <친구들과의 대화(2018년 열린책들 출판)>, <노멀 피플(2020년 아르테 출판사)>가 소개되어 많은 독자를 두고 있는 샐리 루니(Sally Rooney)는 ‘밀레니얼 세대의 샐린저’로 불리는 아일랜드의 신예 소설가이다. 그의 신작 <Beautiful world, where are you(아름다운 세상, 당신은 어디에)>는 2021년 9월에 이탈리아에 영문판으로 발매되어 단숨에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번에 마우리지아 발멜리(Maurizia Balmelli)가 이탈리아어로 번역하여 3월에 서점에 나온다. 우리나라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 작가 폴 오스터(Paul Auster)의 2022년 신작, <Il ragazzo in fiamme(불꽃 속의 남자)>는 미국 천재 작가 스티븐 크레인(Stephen Crane)의 짧지만 강렬한 모험 이야기로 최고의 이야기꾼 폴 오스터의 소설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많은 이탈리아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캐리>, <샤이닝>, <미스트>, <쇼생크 탈출> 등 영화화된 수 많은 작품들뿐 아니라 세상에 내놓는 작품마다 전 세계 베스트 셀러가 되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은 이탈리아에서도 사랑받는 작가다. 이탈리아에서 2022년 스티븐 킹의 신작을 출판하는 이탈리아 출판사 스퍼르링 앤 쿱퍼(Sperling & Kupfer)은 신작의 내용뿐 아니라 제목까지 철저하게 비밀로 부치고 10월 출판 때 공개하기로 해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편, 한국 소설들도 이탈리아어로 번역되어 이탈리아 온•오프라인에서 팔리고 있다. 특히 구병모 작가의 <파과 (Artiglio).가 이탈리아어로 번역, 이탈리아 전체 출판 시장의 27%를 장악하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출판사 몬다도리(Mondadori)가 2021년 4월 출판해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역시 몬다도리 출판사 계열의 펠트리넬리(Feltrinelli)가 작년 7월 출판한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Le orgini del male)>, 라 타르타루구(La tartaruga) 출판사가 출판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Kim-Ji Young, nata nel 1982)>도 이탈리아 아마존 등에서 이탈리아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 한국 영화 등 다른 대중문화 장르에 비해서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이탈리아 출판 시장에 한국 문학 작품들의 번역과 출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탈리아 독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하고 있어 2022년 한국 문학 작품들의 활발한 이탈리아 진출이 기대된다.
※ 참고자료
《La Repubblica》 (21. 1. 8.) <Houellebecq, Cercas, Nothomb: i romanzi più attesi in Italia nel 2022>, https://www.repubblica.it/cultura/2022/01/08/news/houellebecq_cercas_winslow_i_romanzi_piu_attesi_in_italia_nel_2022-333076519/?ref=drrt-f-3
《La nave di Teseo》 <Annientare>, http://www.lanavediteseo.eu/item/annientare/
《Citizen post》 (21. 4. 24.) <Case editrici italiane: quali sono le più importanti>, https://www.citizenpost.it/2021/04/24/case-editrici-italiane-quali-importan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