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페인의 한인 역사가 가장 오래된 라스팔마스, 그곳의 한국학교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12.17

연말이 되니 급격히 쌀쌀해진 스페인, 평년 기온보다 빨리 겨울이 찾아와 가을이 사라진 기분이다. 여름 한철 각종 자연재해로 몸살을 겪었던 스페인은 위드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유입 때문에 다시 경각심이 생기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겨운 겨울 준비도 한창이다. 판데믹 이후 확실히 연말연시 모임이 많아진 분위기, 무더운 여름 내내 제일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던 마스크는 겨울이 되니 자발적으로 쓰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전히 코로나와 함께이기 때문이지만 감기 예방 차원에서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라스 팔마스 카나리아 제도 풍경]

[라스 팔마스 카나리아 제도 풍경]


스페인의 이례적인 화산폭발로 한국에도 소식이 전해진 라팔마섬, 비슷한 이름으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혼동을 가져다 준 라스 팔마스에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다행히 한인들의 경우 화산 폭발의 직격타를 맞은 라팔마섬이 아닌 라스 팔마스에 대부분 거주하고 있기에 한인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라스 팔마스가 포함된 카나리아 제도는 사실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보다 한인 이민 역사가 오래된 곳으로 한인이 처음 스페인에 살기 시작한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함께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이 곳은 1966년 처음으로 한인들의 역사가 시작됐다. 1980년, 한국 원양산업 발전으로 다수의 한인들이 터를 잡기 시작, 이때 한국 선원들의 원양어업으로 막대한 외화벌이를 하면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눈부신 경제 발전에 많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당 지역에는 PLAZA DE COREANO(플라자 데 꼬레아노: 한국인 광장)가 있을 정도로 한인의 뿌리가 깊은 곳으로 한국 학교 역시 그 역사가 깊다.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활동 사진, 사진: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활동 사진, 사진: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활동 사진, 사진: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라스 팔마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한국학교는 1976년 9월을 시작으로 1984년 한인 학교로 개칭하여 지금까지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현 정식 명칭은 유럽 전체 한국학교라 통일하여 한국학교로 명명됐다. 팬데믹 이후 현재 2021~2022년도 9월 새학기를 시작하면서 전체 학생 수는 72명에 해당한다. 12월 3번째 주를 종강으로 1학기가 끝나고 겨울 방학에 들어가고 약 한달 후, 1월 2번째 주 2학기 수업이 개시가 개시 되며 6월 말에 최종 학기 일년이 마무리되는 시스템으로 일반 학교, 타 지역 한글학교들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유치부(취학 준비반)의 경우는 2년 마다 1회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는 초등 1, 2, 3 한국어 반 초급 1, 2 한국어 반 중급의 총 6학급으로 구성이 돼있다. 한국어 반은 현지인, 외국인의 반을 의미하는데 카나리아 제도에서도 역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현지인들이 계속해서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별히 학교 교훈이나 교육 방침이라고 할 것은 없으나 항상 인성을 중요시하고 한글을 배우는 의미와 함께 우리나라의 전통, 정서, 문화를 중심 멘토로 삼고 수업을 진행하고 교사들에게도 그런 점을 강조하며 수업을 하고 있어요."

조영미 교장 선생님은 현 한국학교 상황과 체계를 설명해 주시며 교육의 참 뜻은 올바른 인성을 가르치는 것임을 언급하며 한국학교의 주요 교육 지침을 말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인성 교육', 점차 인성이 파괴되어가는 현 시대의 문제점은 비단 한국 뿐만이 아니라 스페인 역시 마찬가지다. 차세대 동포들의 경우 문화적 혼란까지 가중되어 문화 차이에서 오는 도덕적 개념의 올바른 성립이 필요하기에 그런 의미에서 해외의 한글학교, 한국학교 존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조영미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교장 선생님(좌), 한국학교 운영진 사진(우), 사진: 조영미 교장선생님]

[조영미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교장 선생님(좌), 한국학교 운영진 사진(우), 사진: 조영미 교장선생님]


조영미 교장 선생님은 라스팔마스에서 25년째 거주 중이며 한국학교에 근무한지 벌써 13년차다. 교장의 직함을 맡게 된 연유에 대해 오래 근무하다 보니 연차에 밀려서 하게 되었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현재 3년째 교장 직을 맡고 있으며 무려 13년차 한국학교에서 꾸준히 근무하셨다. "여러가지 고충은 물론 따르지만 그 역시도 내가 가진 역량으로 이겨내고자 하며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모든 일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랍니다."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교장직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자리에서 사명감, 책임감으로 임무를 충실히 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라스팔마스 한국학교, 사진: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라스팔마스 한국학교, 사진: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


앞으로 수업 계획에 대해서는 "2019~2020 같은 경우 코로나로 인해 학기 도중(3월~6월) 카나리아 교육청에서 지시가 내려와 모든 국, 공립, 사립 모든 학교가 일시에 휴교에 들어갔으며 작년 9월에 겨우 학교가 시작됐지만 팬데믹이 여전히 심각한 시기여서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었습니다. 온라인 수업은 초등부는 워낙 어린 애들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학습을 수행하지 못하기에 대신 학습지를 메일로 보내서 집에서 꾸준히 한글을 잊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한국어 반 교사들은 개인에 따라 학생들과 소통하여 온라인 수업, 문자로 단어장 보내기 등을 진행하였습니다."라며 라스 팔마스 한국학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학생들의 배움의 끈을 놓지 않게 하고자 노력했었던 코로나19가 심할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다행히 올해 9월 학교 시작은 정상으로 대면 수업이 시작됐고 이번 학기 역시 최대한 정해진 수칙을 준수하며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반 문화 수업, 한국 전통 혼례 시연. 사진: 라스팔마스 한국학교]

[한국어반 문화 수업, 한국 전통 혼례 시연. 사진: 라스팔마스 한국학교]

현지인들로 구성된 한국어 반 수업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한류바람으로 스페인 현지인들이 한글에 지대한 관심과 더불어 한국 문화 특히 드라마, 영화 등 한국 음식, 노래로 인해 가장 기초적인 한국의 언어를 배우고 익히겠다는 의지로 한국 학교에 문의가 오기 시작하였는데 현재 한국학교는 현지인들의 학생 수가 더 많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이런 급격한 한국어 수업 수요에 따라 학교 측에서도 다양한 문화 수업(예절, 전동 놀이 및 전통 혼례까지)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반향을 보여주는 듯 현재 스페인에서는 다양한 대학의 동양학과에서 한국어 학과가 따로 마련되어 정규 수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연말의 크리스마스 마켓,  스페인]

[연말의 크리스마스 마켓,  스페인]


마지막으로 조영미 교장 선생님은 "여전히 조심스럽긴 하지만 여기저기 전 세계적으로 여행과 관광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느껴지는 지금, 내년에는 코로나 이전처럼, 자유롭게 걱정 없이 한국으로 스페인으로 여행하게 되여 양국간의 관광 교류가 증진되길 기대해 본다."라고 덧붙이며 위드 코로나에서 벗어나 다시 마스크 없이 자유로운 여행 및 국가 교류가 가능한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밖은 춥지만 마음만은 괜스리 따뜻해 지는 연말, 그래도 이전보다 훨씬 활기차진 스페인의 바깥 공기가 더 밝은 분위기의 연말을 만들고 있다.



장혜진
[스페인/세비야] 장혜진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4, 5, 6기
현) 프리랜서 기자 및 작가, 한국어 강사
경력) EBS 교육 프로그램 및 다큐멘터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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