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전국으로 확대되는 500짯 식당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21

미얀마의 기부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가난하지만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미얀마 소재 여러 파고다에는 다양한 목적은 기부함이 있을 정도다. 한편, 미얀마의 국립병원은 검사시설 이용료는 무료다. 참고로 일반 사설병원은 시설은 좋지만 그 비용이 비싸서 일반 서민층에게는 이용률이 높지 않다. 물론, 국립병원이라 하더라도 치료에 필요한 약과 수술 도구는 환자가 지불해야 한다. 무료 이용이 가능하지만, 독특하게 병원에도 기부함이 있다. 병원의 진료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에 맞추어 기부한다. 진료 이후 기부가 없더라도 누구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자발성은 더욱 빛난다. 목마른 마을 사람들을 위해 물을 제공하는 예찬신, 코로나19 창궐 이후 야외에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마련한 시설 등, 자발적 기부의 모습은 미얀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500짯(약 330원)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좌), 거리의 500짯 식당(우) - 출처 : 통신원 촬영>

<500짯(약 330원)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좌), 거리의 500짯 식당(우) - 출처 : 통신원 촬영>


미얀마은 월 평균 소득수준은 150불(약 18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 국가 비상사태 이후 기업은 그 운영을 하지 못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많았다. 팬데믹 상황에서 외출은 거의 불가능했고, 현금 조달을 위한 은행 방문은 더더욱 어려웠다. 위기를 타개할 뾰족 대처방안이 없던 상황이지만, 늘 그러했듯 위기 속에서 미얀마인들의 기부 행렬은 빛을 발했다. 물론 부유층이 주요 시설에 의료기기, 의약품, 방역용품을 기부한 사례도 무수히 많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 나눔과 확산은 더욱 인상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500짯 식당의 운영이다.

 

짯은 미얀마의 화폐 단위로, 500짯은 한화로 환산하면 약 330원이다. 500짯 식당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점심식사 한 끼를 500짯에 제공하는 식당이다. 일반적으로 미얀마에서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국수 종류도 1,000짯(약 660원) 이상이다. 그러니 500짯 식당은 가장 저렴한 수준의 반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500짯 식당이 운영되는 양곤 소재의 노스다곤 부근의 한 식당에는 식당 주인들이 환한 미소로 배식을 하고 있었고, 어린 소년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밥과 채소로 만든 반찬 2가지, 고기반찬 1가지로 구성된 식단은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현재 이 식당을 운영하는 네이 뚜레인(Nay Thurein) 씨는 “500짯 식당의 운영을 어떻게 운영하기 됐는가”라는 통신원의 질문에 “한 어린아이가 나에게 다가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도 배고픔과 그로 인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 아이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미얀마의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빈곤층뿐 아니라 일반 상인, 기사들 또한 수중에 돈이 없어 식사를 못 챙기는 경우가 많다. 500짯 식당의 운영을 통해 이런 사람들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식당 운영을 언제까지 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500짯 식당은 마진이 아주 조금 남거나 적자로 운영되지만,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는 모습을 본 시민들이 식자재나 과일, 돈을 기부하고 있다”면서 “우리 식당 주변에 저렴하게 음식과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증가했다”고 나눔 행렬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네이 뚜레인 씨는 “500짯 클리닉을 오픈할 계획도 있다. 코로나뿐 아니라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상황상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도 많아서 이러한 사업을 진행할 때까지 식당 운영은 계속할 예정”이라 밝혔다.


<몰라먀잉주에 열린 500짯 식당을 조명한 기사 - 출처 : 일레븐 미얀마(Eleven Myanmar)>

<몰라먀잉주에 열린 500짯 식당을 조명한 기사 - 출처 : 일레븐 미얀마(Eleven Myanmar)>


식사하는 사람들이 민망하지 않도록 식당은 500짯이라 하더라도 직접 돈을 받지 않고, 기부함에 넣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500짯 식당은 무료급식이 아닌 최소한의 돈을 지불하면서 함께 베풀고 나눌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현재 500짯 식당은 양곤뿐만 아니라 만달레이, 몰라먀잉 등 각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선행은 굶주림을 배부름으로 변화시킨다. 어려운 미얀마의 상황 가운데서도 기부문화는 위기를 타개할 시사점을 준다. 이러한 선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길 희망한다.


※ 참고자료
《Eleven Myanmar》 (21. 12. 12) <မော်လမြိုင်မြို့တွင် ကျပ် ၅၀၀ တန် ထမင်းဆိုင် စတင်ဖွင့်လှစ်>, https://news-eleven.com/article/221776




곽희민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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