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인타운을 상징하는 건축물, 다울정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21

다울정(Koreatown Pavilion Garden)은 2006년 LA 한인 타운 한복판인, 올림픽 대로(Olympic Blvd)와 노르만디 애브뉴(Normandie Ave) 코너 인근에 세워진 정자이다. 색색의 단청이 아름다운 기와 지붕 아래에는 어르신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신다. 정자 앞에는 화강암으로 조각된 해태 상이 한 쌍 자리하고 있고, 인근에는 제주도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의 돌하르방 한 쌍도 놓여있다. 색색의 꽃들도 심겨있으며, 벤치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작은 공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또한 다울정 건립 기금을 기부한 이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힌 기념 조형물도 공원 한구석에 설치되어 있다. 다울정이 들어서 있는 대지는 5,000제곱피트(464㎡) 크기인데, 이는 주택 한 채의 규모 정도이다.

 

다울정은 LA 한인타운에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제안에 따라 2000년 10월 LA 한인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건립위원회가 구성되면서 기금 마련 캠페인이 시작됐다. 당시 약 80만 달러(약 9억 5,120만원)에 달하는 건립비용이 필요했었는데 어린이를 비롯해 한인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 30만 달러를 모금했고 LA시의 지원금 35만 달러가 충당돼 2004년 공사가 시작됐고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2006년 1월 13일, 완공되어 제막식을 가졌다.

 

‘다 함께 사는 우리’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다울정은 미국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1.5세, 2세 한인들에게는 정체성과 긍지를 심어주었으며, 다문화 사회 속에서 이민 100년 한인사회의 위상을 세워주기도 한 건축물이다. 한인타운과 LA시에 처음으로 세워진 한국 고유의 상징적인 조형물로, LA시에서는 LA의 공식 관광 코스로 지명했으며 한인타운을 미주류사회에 알리는 관문이 되었다.

 

다울정은 한국에서 온 16명의 장인들이 창덕궁(비원)의 뒤뜰에 있는 애련정과 같이 못과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 전통의 조립 공법으로 기와지붕에 단청을 입혀 세운 순수 한국식 건축물이다. 이렇게 탄생한 다울정은 문을 연 초창기에는 재미 한인 사회의 단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대표적 조형물로 각광을 받았었다. 2006년부터는 LA시로부터 관리비를 지원받아 LA 한인상공회의소가 다울정의 관리를 맡았었는데, 그 후 관리 문제로 3년 만에 임시 폐쇄되어 안타까움을 샀다. 이후에도 개장과 폐장을 반복하며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때도 있었다.

 

개장한 지 10년이 흐르면서 다울정의 관리 주체인 LA 한인상공회의소는 다울정 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을 표명하였다. 그동안 부실한 관리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관리 자금 지원 문제를 LA시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2016년, LA 한인상공회의소는 다울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진 공모전을 개최하고, LA시의 지원을 받아 어두운 저녁이면 보이지 않았던 다울정에 LED를 설치해서 LA시와 함께 점등식을 가지고 어두운 시간에도 한인타운을 방문하는 이들이 다울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2017년에는 다울정을 미국 주류사회에 알리기 위한 새로운 홍보 영상도 제작했다.

 

정자에 올라보니 ‘무궁화 동산’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고, 그 아래에는 ‘무궁화 봉사회’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정오가 넘은 시각,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은 두 여성이 정자 아래 앉아 있을 뿐, 다른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픈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이다.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면 좀 더 오픈 시간이 길어야 하는 게 아닐까, 아쉬움이 일었다. 또한 주말에도 문을 열어야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좋은 의도로 건축된 다울정이 진정으로 한인 타운을 상징하는, LA의 어트랙션(Attraction)이 되려면 좀 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초창기 어르신들이 정자 아래에서 막걸리판을 벌이기도 하여 관리를 이유로 문을 걸어 잠근 것인데 그렇게 될 경우, 다울정은 본래의 의미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 요즘에는 ‘인스타그램 친화적인 공간’이라는 것 만큼 큰 홍보는 없다. 더 많은 이들이 찾아와 한국식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고 즐길 때 한국의 정신과 문화도 더욱 널리 퍼져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해본다.


<한인타운 한복판에 세워진 다울정>

<한인타운 한복판에 세워진 다울정>


<다울정의 아름다운 단청>

<다울정의 아름다운 단청>

<다울정의 아름다운 단청>

<다울정의 아름다운 단청>


<다울정, 현판이 보인다>

<다울정, 현판이 보인다>


<다울정을 지키고 있는 해태상>

<다울정을 지키고 있는 해태상>


<돌하르방 한 쌍>

<돌하르방 한 쌍>


<건립 기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

<건립 기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


<밤에 다울정을 비춰주는 LED 라이트>

<밤에 다울정을 비춰주는 LED 라이트>


<인근 학교의 다울정 벽화>

<인근 학교의 다울정 벽화>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박지윤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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