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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한국어의 아름다움 알리고파”... 16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성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23

16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본선이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라는 정식 명칭은 2006년부터 사용됐지만, 주말레이시아 한국 대사관은 1990년대부터 한국 알리기와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관계 증진을 위해 말하기 및 쓰기 대회를 열어왔다. 주말레이시아 한국 대사관은 한국어 보급이 성과를 거두자 2006년부터 한국어 말하기 대회로 형식을 바꿔 매년 주최하고 있다. 올해로 어느덧 16회를 맞이한 이 행사는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세종학당)와 말라야 대학교(한국-말레이시아 연구소)가 공동 개최하면서 권위 있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로 발전했다.


<본선 진출자인 딸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가족>

<본선 진출자인 딸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해 대회는 본선 참가자와 심사위원 등 소수 관계자만 현장에 참석하고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대회장 밖에는 본선 진출자의 가족과 친구들이 참가자들을 응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총장의 환영사를 대독한 뚠구 노르 리잔 사회인문대학 부학장은 영상을 통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말레이시아 내 한국어 학습자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양국의 문화교류를 촉진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기여를 해왔다며 한국어는 말레이시아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언어 중 하나로말레이시아에 한국어 학습자가 적었던 초창기에 한국어 강의를 개설한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하여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이치범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는 축사를 통해 “양국이 한국어를 통해 서로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치범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는 축사를 통해 “양국이 한국어를 통해 서로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치범 주말레이시아한국대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참가자를 격려했다이치범 대사는 지난해 열린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말레이시아 학생들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한국어에 대한 애정에 감명받았던 경험을 회상했다이어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어를 통해 서로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됐다참가자들의 한국에 대한 많은 관심에 큰 감사를 표하며앞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잇는 가교가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또한 말레이시아에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나면서 한국교육원이 신설됐다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한국어 학습자들의 밝은 미래를 함께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번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말레이시아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 중학생인 어린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과 일반 성인들도 참여했다올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 접수자는 200명 이상이었고기한 내 지원서를 제출한 신청자 184명 중 1차 서류 심사와 2차 인터뷰를 거쳐 총 26명을 선발했다.

 

26명의 본선 진출자들은 이날 나만의 한국어 공부 방법’,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흥미로운 문화적 공통점과 차이점’, ‘양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생각’ 등 세 가지 주제로 평소 갈고닦은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발휘했다대회는 초급 부문(12), 중급 부문(7), 고급 부문(7)으로 나눠 치러졌으며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장 양경수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말레이시아한국인학교 박영희 초등교무부장말레이시아한국국제학교 최영란 교무부장말레이시아한국국제학교 김유광 교사한국관광공사 세종학당 김예지 강사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온라인 참가자들의 모습>

<한국어 말하기 대회 온라인 참가자들의 모습>


대회에 참가한 말레이시아 참가자들은 한국어의 매력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문화 등을 발표했다한국어 학습법을 주제로 발표한 알리야(Aleeya) 씨는 만화와 웹소설을 보며 다양한 표현을 공부했고번역본을 비교하며 어휘를 넓혀갔다고 전했다이어서 각각의 언어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기에 내가 알고 있는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외국어를 아는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며 진솔한 마음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현장 참가자 파리시 마디(Farrisi Madi)가 발표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며 발표를 시작한 파리시 마디 씨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재미있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현장 참가자 파리시 마디(Farrisi Madi)가 발표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며 발표를 시작한 파리시 마디 씨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재미있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마니타(Imanita) 씨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문화적 차이와 공통점을 발표했다이마니타 씨는 한국은 처음 만났을 때 나이를 물어보며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고 존칭을 사용한다또는 혈액형을 통해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또한 한국은 학교마다 교복이 다르지만 말레이시아는 똑같은 교복을 입고다양한 반찬이 있는 한국과 달리 말레이시아는 반찬 문화가 없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신조어에 대해 발표한 대학생 샤리하 씨가 영예의 대상 세종임금기림상을 차지했다.>

<한국의 신조어에 대해 발표한 대학생 샤리하 씨가 영예의 대상 세종임금기림상을 차지했다.>


열띤 분위기 속에서 이번 대회의 대상인 세종임금기림은 샤히라(Syahirah) 씨가 차지했다쿠알라룸푸르대학에 재학중인 샤히라 씨는 나만의 한국어 공부 방법을 주제로 한국의 신조어 공부에 대해 발표해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13세부터 5년째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샤히라 씨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별다줄(별걸 다 줄인다)’로 신조어나 줄임말을 사용하면 인싸(인사이더)’가 되는 느낌이 든다며 재치있는 한국말 솜씨를 뽐냈다이어서 학교에서 책으로만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신서유기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조어를 공부한다며 한국 친구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게 저메추(저녁 메뉴 추천)’를 해달라고 말하거나 친구들에게 한국 유행어를 알려주며 한국어를 공부했다고 학습 비결을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양경수 심사위원장이 샤히라 씨에게 한국행 왕복 항공권과 서강대 한국어교육원 한 학기 무료 수강권 등의 부상을 전달하고 있다.><양경수 심사위원장이 샤히라 씨에게 한국행 왕복 항공권과 서강대 한국어교육원 한 학기 무료 수강권 등의 부상을 전달하고 있다.>


이어서 1등상인 으뜸기림상은 초급 부문 이자티(Izzati) 씨, 중급 부문 알리야(Aleeya) 씨, 고급 부문 얍 커 지운(Yap Ker Jiun) 씨에게 돌아갔다. 초급 부문 으뜸기림상을 차지한 이자티 씨는 “한국어를 공부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고 다른 참가자들이 모두 멋진 발표를 했는데 뜻깊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꾸준히 한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한국어 실력도 금방 늘 수 있을 것이다”며 한국어 학습자들을 응원했다. 세종임금기림상을 받은 샤리하 씨는 “행사를 준비해준 모든 분들과 학교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번 대회를 위해 밤을 새고 많은 준비를 했는데,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 안주란 원장은 “올해 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이 신설되어 말하기 대회에 처음 함께 하게 됐다”며 “말레이시아에서의 한국어 학습 열기를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또한 “말레이시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국교육원 차원에서 다양한 한국어교육 프로그램과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며 “앞으로 말하기 대회도 더욱 활성화되도록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 덧붙였다.


<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 안주란 원장이 고급 부문 으뜸기림상 수상자 얍 커 지운(Yap Ker Jiun)에게 상장과 부상을 전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 안주란 원장이 고급 부문 으뜸기림상 수상자 얍 커 지운(Yap Ker Jiun)에게 상장과 부상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의 말하기 수준은 심사위원들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대회 심사위원장인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장은 “참가자들의 한국어 실력이 예상보다 뛰어나서 놀라웠다”며 “공감 가는 다양한 한국어 공부법이 소개되어 다른 한국어 학습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한 “참가자 중에는 가족과 한국어로 대화하며 한국어를 공부한 주부 학습자와 3년 넘게 한국어를 공부하는 고등학교 남학생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어를 공부하는 연령과 계층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류승완 세종학당장이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류승완 세종학당장이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1980년대 시행된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방정책은 한국어 교육의 서막을 열었다말레이시아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말라야대학과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은 1980년 중반부터 한국어 과정을 도입했고, 2015년에는 말레이시아 공립중학교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공식 채택하는 결실을 맺었다한국어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의도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또한 이날 대회 참가자들 상당수가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구사해 한국어 실력 수준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류승완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세종학당장은 말레이시아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어에 입문한 계기는 취업보다는 한류 문화의 영향으로 인한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때문이다며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일본어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이제 한국어는 한류의 한 갈래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아울러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통해 말레이시아 학생들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가자들과 심사위원이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가자들과 심사위원이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회 수상자와 수여된 상품은 다음과 같다.

* 세종임금기림(대상, 한국왕복항공권, 서강대 1학기 한국어 수강권): 누르 샤히라 (쿠알라룸푸르 대학교)
* 으뜸기림(1등상, 삼성 핸드폰, 한양대 한국어 수강권): 누룰 이자티 후스나 (쿠알라룸푸르 대학교), 누르 알리야 끼스띠나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얍 커 지운 (테일러 대학교)
* 돋움기림(특별상, 삼성 갤럭시 워치 4, 서울대, 이화여대 한국어 수강권): 누르 아이샤 (말레이시아 과학대학교), 시티 사라 (스리 뿌뜨리 공립중학교)
* 버금기림(2등상, 삼성 갤럭시 워치 4): 누룰 아띠까 (말레이시아 뿌뜨라 대학교), 누르 아이샤 빈티 모함다드 라피웃딘 (스리 뿌뜨리 공립중학교), 알리아 하나 (쿠알라룸푸르 대학교)
* 추킴기림(3등상, 삼성 버즈 프로): 아띠라 하드리아나 (쿠알라룸푸르 대학교), 누룰 꾸르라두아이니 (스위번 대학교), 슈아입 빈 샤눈 (뚜안꾸 무나위르 공립중학교)
* 디딤기림 (초급 4, 5등상, 삼성 외장 드라이버): 까이다툴 누르 샤즈린 (뚜안꾸 아이샤 로하니 공립과학중학교),누린 파르하나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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