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변화하는 환경, 적응하는 사람들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15

발전이라는 키워드를 들었을 때누군가는 단계적 발전을 떠올릴 것이다예를 들어전화의 발전을 떠올리면 예전 전화국과 교환원을 거쳐 통화하던 시절가정마다 사용하던 유선전화핸드폰스마트폰이라는 단계를 거쳤다그러나 미얀마의 사정은 다르다유선전화 설치 비용이 비싸고또 오래 걸리다 보니 가정마다 유선전화를 사용하는 시기를 건너 뛰고 바로 스마트폰의 보급이 된 국가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전화의 사용은 한 예시이지만미얀마 사회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는 더욱 많을 것이다그도 그럴 듯이경제 개방과 함께 시민들의 삶은 급격하게 변화했기 때문이다이러한 과도기 속에서 사람들은 때로는 글로벌 수준으로 사고하면서도여전히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에도 미얀마인들의 삶은 급속도로 변화했다올해 2월에 시작된 비상사태를 기점으로 발생한 가장 큰 변화는 결제 방식이다은행들이 현금 인출 행위를 하루 30만 짜트(20만원수준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시민들은 현금을 사용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우려에 ATM 기계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섰다. ATM 자리를 맡아주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할 정도였다긴 대기줄에 다투는 사람들도 빈번히 보였다이렇게 화폐 순환이 잘 안 되다 보니카드결제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부동산 거래에서도 대금의 절반은 현금절반은 계좌이체 하는 새로운 방식도 생겨났다.

 

그동안 미얀마의 일반 중산층들은 가정 내 금고를 보유하고 있었다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입금할 때도 사람들은 돈을 쌀 포대와 같은 자루혹은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거래하곤 했다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런 방식이 일반적이었다현재는 이처럼 큰 돈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보기 드물다일반 상점에서도 현금 위주의 계산이 일반적이었다면현재는 카드결제 건이 크게 증가했다카드뿐 아니라 ‘OO페이라 불리는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과 온라인 결제 건 역시 증가했다현금거래만을 고집할 것 같았던 미얀마 사회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얀마의 한 은행에서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QR코드를 찍어 송금도 가능하다. - 출처 : CB Pay>

<미얀마의 한 은행에서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QR코드를 찍어 송금도 가능하다. - 출처 : CB Pay>


지불 수단의 변화는 제품 구매 플랫폼의 다양화로도 이어졌다현재 미얀마 사회에서 사람들이 빠른 정보교류를 위해 선호하는 플랫폼은 페이스북이다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 역시 페이스북 안에서 빈번히 관찰된다올해 초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수입품 판매가 크게 줄었고공산품의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이에 한국일본태국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지인을 통해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 외미얀마에서 인기를 끌만 한 제품을 소포로 받아 페이스북에 판매 페이지를 개설해 일반마트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사람도 생기기 시작했다일반 공산품뿐만이 아니다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 현상으로 공급망 차질이 심화된 것은 미얀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다른 국가로의 수출길이 막힌 품목 중수산물은 온라인 플랫폼(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그동안 미얀마의 서비스업은 느린 서비스’, ‘느린 대처로 인식돼왔으나최근의 트렌드는 개선된 모습을 보여준다채팅을 문의 사항 전달과 빠른 답변 서비스는 고객 피드백 속도 면에서 큰 향상을 이룬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거래되는 한국 라면 – 출처 : K-noodle 페이스북 페이지(@knoodlemyanmar2021)>

페이스북을 통해 거래되는 한국 라면 
– 출처 : K-noodle 페이스북 페이지(@knoodlemyanmar2021)


이러한 추세에 대해 미얀마 지인은 계좌이체가 가능해지고보편화되면서 현금의 필요성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현금을 수중에 가지고 있기 어렵다는 점은 아직도 불안하다고 말한다또 다른 지인은 은행에서 현금 인출은 어렵지만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간편 결제 서비스로 구매할 수 있어 다행이다기존 마트에서 한정된 물건만 살 수 있었는데마트에 들어오지 않는 물품을 정품으로 구매할 채널이 생겨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미얀마는 현재도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 가운데 놓여 있다그럼에도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적응하고 발전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경제 회복과 함께 발전도 계속되길 바라본다.



곽희민

  •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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