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코로나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 연이어 공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15

코로나19와 그로 인한 여파가 장기화되는 가운데대만 문화계에서 코로나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 연이어 눈길을 끈다대만의 문화 산업은 코로나19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퍼지기 시작한 2020년의 경우대만 문화계에 코로나의 영향은 극히 미미했다코로나의 지역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기에 다양한 문화 공연이 코로나 발생 이전과 동일하게 진행되었고 이에 뉴욕 타임즈는 이러한 대만을 공연자를 위한 코로나 천국(A Covid Heaven for Performance)”라고 칭하기도 하였다이 시기의 문화 공연은 코로나 이전과 다를 바 없이 풍부했다실례로 한국의 아이돌그룹 멤버인 소녀시대의 효연이 대만 정부로부터 초청받아 2021년 신년 행사에서 디제잉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로운 문화 활동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2021년 대만의 코로나가 심각해지자대만 정부는 일상 생활에 다양한 규제를 반영하기 시작했다지난 5대만은 유흥업소를 폐쇄하고 모든 식당이 포장만 가능하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작하였으며거류증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였다비록 입국 시 격리를 하긴 하였으나해외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대만에 와서 디제잉을 하던 1월과는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문화산업 또한 예외는 없었다코로나19로 지역 축제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취소되었으며공연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포맷을 바꾸어야 했다다행스럽게도 8월 이후 대만 내 코로나가 다시 진정 된 후현재 대만에서는 타 아시아 국가들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이렇듯 지난 2년간 코로나가 준 문화 산업에의 굴곡은 큰 자취를 남겼는데현재 대만에서는 코로나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여러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에서 주인공들이 방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하는 장면 – 출처 : 오드 AUD>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에서 주인공들이 방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하는 장면 – 출처 : 오드 AUD>


최근 한국에 개봉한 대만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에서는 주인공들이 방진복과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다영화 주인공들의 경우 강박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으나 코로나 시국인 2020년에 촬영된 영화인만큼 이 영화 자체에서 코로나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이러한 <괴짜들의 로맨스>에 대하여 일부 언론에서는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다루었다고 칭하기도 하였다.


<영화 '폭포'에서 주인공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하는 장면 – 출처 : 3 NG Film>

<영화 '폭포'에서 주인공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하는 장면 – 출처 : 3 NG Film>


최근 대만의 금마장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영화 <폭포(The falls)> 또한 코로나 시국을 소재로 적극 활용하였다이 영화는 코로나가 불러온 팬데믹으로 인해 10대 딸과 어머니가 그들의 아파트에서 격리하는 동안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변화하는 관계를 다루었다.

 

코로나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영화계만이 아니다코로나를 주제로 내세운 현대 미술 전시 또한 진행 중이다타이베이 현대미술관(영문 Museum of Contemporary Art Taipei, MOCA)1030일에서 오는 1226일까지 ‘Epidemic distance’ 전시를 진행한다전시의 주제는 코로나 그 자체이다.


<'Epidemic Distance'의 홍보 포스터 – 출처 : 타이베이현대미술관>

<'Epidemic Distance'의 홍보 포스터 – 출처 : 타이베이현대미술관>


전시는 현대 미술가들이 팬데믹의 영향을 관찰한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이 전시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불확실한 균열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안정적인 힘을 예술 작품을 통하여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하였다큐레이터 헝이링(Hung Yi-Ling)이 기획한 동 전시는 <Love is to Stay Home> 등을 포함한 10개의 예술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작품의 기획 의도에 맞추어 10점의 예술 작품들은 타이베이현대미술관이 아닌 백화점과 공원을 비롯한 타이베이시 곳곳의 일상적인 장소에 배치되어 코로나에 지친 타이베이 시민들을 향한 위로를 전달하고 있다특정 장소에 집합하지 않고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산발적으로 방문하여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감염병 시대의 예술 전시가 나아갈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듯도 하다.


<'Epidemic Distance' 전시에 포함된 작품 중 하나인, CHIU Chieh-Sen 작가의 'Inter-terra' – 출처 : 통신원 촬영>

<'Epidemic Distance' 전시에 포함된 작품 중 하나인, CHIU Chieh-Sen 작가의 'Inter-terra' – 출처 : 통신원 촬영>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이 되어가지만여전히 언제 코로나가 종식될지 예측조차 되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는 문화생활의 양상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문화의 소재로 자리잡으며 시대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지금의 문화 현상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 참고자료
《The New York Times》 (21. 5. 21.) <Taiwan Was a Covid Heaven for Performers. Then Cases Flared>, https://www.nytimes.com/2021/05/25/arts/music/taiwan-covid-shutdown-music.html

《KBS》 (21. 11. 16) <[리뷰] 괴짜들의 로맨스 “코로나 시대의 사랑, 혹은 격리된 자의 동병상련”>, https://kstar.kbs.co.kr/list_view.html?idx=172930




박소영

  •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 약력 : 전) EY(한영회계법인) Senior 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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