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미얀마의 식문화와 '비리야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09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먹는 행위’, 곧 식문화다. 학생들은 ‘오늘 급식 메뉴는 뭘까?’ 생각하고, 직장인들의 최대의 고민은 ‘점심에 뭐 먹지?’이며, 가정에서는 ‘오늘 저녁 메뉴는 뭘로 하지?’ 수없이 고민한다. 안부를 주고받을 때도 ‘밥 한번 먹자’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이렇듯 한국인의 삶에서 음식은 가장 친근하면서도 중요한, 삶의 일부다. 우리 고유의 음식인 한식을 대표하는 메뉴 설렁탕, 잡채, 불고기, 김치찌개, 비빔밥 등 종류는 다양하다. 그밖에 일식, 양식, 중식 등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 수많은 메뉴 속 ‘무엇을 먹을까’하는 문제는 정보 공유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찾아다닌다. 그러다 보니 SNS에서 맛집 식당을 공유하는 게시글은 굳이 힘들이지 않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어떨까. 미얀마는 여러 종족이 섞여서 살아가는 다민족 사회다. 주요 종족인 버마족, 샨, 꺼인족부터 소수민족까지 식습관을 생각한다면 음식의 종류도 그만큼 다양할 것이라 가늠해볼 수 있다. 더불어 인도, 태국, 중국, 라오스, 방글라데시 5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음식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미얀마의 일반음식점에서 태국, 중국 요리들을 자주 볼 수 있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요리인 꽁바오 치킨(Gongbao Chicken)은 ‘중식’의 이름을 내걸지 않은 미얀마 일반음식점에서 쨋(닭) 꽁바오는 기본적인 메뉴로 판매된다. 물론 미얀마 고유 음식만을 파는 식당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음식점에서 여러 국가의 음식을 구분 없이 판매한다는 점은 다민족 사회의 특성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타 국가의 음식들이 일반 식당의 메뉴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각 민족의 식문화적 특성을 강하게 보여주는 식당 역시 이색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미 미얀마의 식문화에는 각 특성이 적절히 융화되어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미얀마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인도음식인 비리야니(BIRYANI)다. 미얀마에서는 ‘담바우’로도 불리는 이 음식은 향신료로 재운 쌀을 고기(닭, 염소)나 해산물, 각종 채소 및 견과류를 넣어 함께 쪄내는 요리다. 말린 고추 튀김, 양배추 샐러드, 라임 등도 함께 곁들여서 나온다. 전체 인구의 약 80%가 힌두교를 믿고, 힌두교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인도에서는 소를 먹지 않는다. 더불어 이슬람 신자가 전체 인구의 약 13%라는 점에서 돼지고기의 소비량 역시 높지 않다. 따라서 비리야니의 주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닭이다.

 

비리야니는 각종 행사에서 손님들을 초청할 때 대접하는 음식으로도 인식된다. 물론 일반 식사로 먹는 사람들도 많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메뉴이다 보니 비리야니를 파는 식당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인도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대중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리야니는 미얀마 전역에서 20~30개 지점으로 운영되는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인 ‘닐라(Nilar)’, 까웅짜익(Kaung Kyike), 쉐냥핀(Shwe Nyaung Pin) 등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는 메뉴다.


<미얀마의 ‘소울푸드’로 인식되는 담바우 식당 ‘닐라’ - 출처 : 통신원 직접촬영>

<미얀마의 ‘소울푸드’로 인식되는 담바우 식당 ‘닐라’ - 출처 : 통신원 직접촬영>

<미얀마의 ‘소울푸드’로 인식되는 담바우 식당 ‘닐라’ - 출처 : 통신원 직접촬영>


미얀마 양곤 시내에 위치한 유명식당 닐라(Nillar)는 비리야니를 먹기 위한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고기와 밥을 푸는 솥 옆 켜켜이 쌓인 포장 용기의 규모만 보아도 그 판매량을 짐작할 수 있다. 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비리야니, 혹은 담바우를 좋아하는 이유로 “가격이 저렴하고, 정통 미얀마식 외에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기 좋은 음식”, “어렸을 때부터 각종 기념일에 많이 먹어본 익숙한 음식”, “미얀마 사람들이 꺼리는 식재료가 들어가지 않아 호불호가 덜 갈리는 음식”이기 때문이라 답변했다. 한식 문화를 잘 아는 방문객은 “미얀마에서 비리야니는 한국에서 짜장면과 유사”하다며 “정통 미얀마 음식은 아니지만, 익숙한 ‘특식’의 느낌”이라 답변했다.

 

비리야니는 인도 음식이지만, 인도 문화와 오랜 기간 교류해 온 미얀마에서 흔히 먹는 음식이다. 그만큼 오랜 기간 운영해 온 식당도 많다. 미얀마를 소개하는 주요 잡지, 여행 서적에는 비리야니를 빠지지 않고 언급한다. 그만큼 비리야니는 미얀마의 식문화의 한 갈래로 자리 잡았다. 비리야니는 카레와 맛이 비슷하다. 닭고기 한 덩이와 밥을 곁들여 먹으면 푸짐한 한 끼 식사다. 향신료도 다른 음식에 비하면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미얀마에 방문한다면 비리야니 식당 방문을 추천한다.



곽희민

  •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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