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멀고도 가까운 한국-멕시코 자유무역협정의 여정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09

<‘한-멕 경제 포럼’ 홍보 포스터 – 출처 : 주멕시코 대한민국대사관>

<‘한-멕 경제 포럼’ 홍보 포스터 – 출처 : 주멕시코 대한민국대사관>


멕시코 현지 시간 기준 12월 6일, 내년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멕시코시티 인터콘티넨털 프레지덴테 호텔(InterContinental Presidente)에서 주멕시코 한국대사관과 멕시코무역자문위원회(COMCE)가 공동으로 ‘한-멕 경제 포럼’을 개최했다. 우리에게는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 멕시코에서는 TLC(Tratado de libre comercio)라 불리는 협정이 주요 사안이었다. 현재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은 2006년 협상을 개시했지만 2008년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에도 몇 차례 논의된 바 있으나 오랜 기간 동안 큰 진전은 없었던 사안이다.

 

이번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루스 마리아(Luz Maria de la Mora) 멕시코 경제부 통상차관은 “한국은 멕시코의 주요 교역국 중 4번째로 규모가 큰 국가”라며 “기술이 뛰어난 한국과의 경제 협력이 성사된다면 멕시코 무역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전윤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도 “양국의 경제 협력은 한 단계 격상돼야 할 것”이라며 “양국은 상호 보완적이고 호혜적인 투자 파트너로 발전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과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았던, 혹은 그 논의가 2007년 이래로 답보 상태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멕시코 경제부 통상차관은 동 사안에 대해 한국에 멕시코가 투자하는 분야는 전자, 자동차처럼 특정 분야에 경도돼있다는 점과 무역 불균형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멕시코의 전략 품목인 농축산물, 그리고 제조업 부문은 자유무역이 체결된다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분야”라며 상호 이익이 되는 지점에 대해 언급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자유무역협정의 이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동 사안은 멕시코 소고기수출협회 회장인 로겔리오 페레즈(Rogelio Pérez)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현재 멕시코는 한국에 6,000톤 가량의 소고기를 수출해오고 있으나, 한국은 소고기에 43%의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라며 “멕시코는 한국에서 요구하는 고기의 질을 맞출 수 있고, 자유무역이 체결되고 세율이 조정된다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지난 11월, 한국산 철강제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멕시코 정부의 결정 역시 화두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은 멕시코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국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체결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한해 관세부과를 결정한 것이다. 철강제품을 멕시코로 조달,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해오던 업체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FTA 협상과 체결은 중요도가 높은 사안이 됐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필요성은 멕시코 측에서도 주장됐다. 멕시코우남대학 경제대학의 루이스 퀸타나(Luis Quintana Romero) 교수도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멕시코 경제 수준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의 체결로 해외 투자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투자를 이끌어 경제를 안정시킬 것”을 제안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과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은 호혜적이고, 상호보완적 성격을 띈다는 점에서 양국의 기업가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익 외, 여러 분야에서 상호 발전을 위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다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포럼에서는 그 일환으로 진행 중인 여러 사업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멕시코에 진출한 대표 기업인 삼성엔지니어링이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Tabasco) 주(州) 파라이소(Paraiso) 지역의 작업장 주변 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었다. 당사는 낙후된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희망도서관’을 개관하고, 도서를 비롯한 컴퓨터, 책상 등 교육에 필요한 기자재를 기증한 바 있다. 앞서 멕시코 측에서 언급한 불균형의 문제를 일부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접근과 지원 역시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2022년은 한국과 멕시코가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협력의 공고화로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 역시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상호 인식의 도모 역시 중요한 지점일 것이다. 모든 결실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할 것이다.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양국의 문화교류가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한 멕시코 대사, 브루노 피게로아(Bruno Figueroa)의 축사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멕 경제 포럼 관계자, 경제 포럼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멕 경제 포럼 관계자, 경제 포럼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멕 경제 포럼 관계자, 경제 포럼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뉴시스》 (21. 11. 25.)
<멕시코, 한국·대만산 철강제품에 15% 수입관세 부과>,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11125_0001664840

《더 구루》 (21. 8. 30.)
<삼성엔지니어링, 멕시코 타바스코에 '희망도서관' 건립>
https://theguru.co.kr/mobile/article.html?no=24809

《연합뉴스》 (21. 12. 7.)
<"한·멕시코 FTA는 양국 모두에 기회"…멕시코서 경제포럼>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12/1119518/


조성빈

  •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 약력 : 전) 재 멕시코 한글학교 교사 현) 한글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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