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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단편 영화 <Damon Island> 감독 제임스 최와의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14

뉴사우스웨일즈주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률이 80%를 돌파하면서 지난 10월 18일부터 시민들의 일상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호주 정부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유학 및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국경개방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12월 1일부터 국경이 개방될 것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국경개방은 다시 2주 뒤로 유보된 상황이다. 하지만 뉴사우스웨일즈 정부는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나날이 급증하고 있으나, 다시 록다운에 접어들 계획은 없다고 전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기나긴 터널은 특히 문화예술, 관광 및 교육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어려운 시간이었다. 특히, 예술 분야 중에서도 영화제작은 큰 타격을 입은 분야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6월, 시무 리우(Simu Liu)가 주연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촬영이 정부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이루어졌다. 호주 정부는 어려운 시국에도 영화제작자들에게 로케이션 장소를 제공하며 어려워진 영화산업을 지켜내는 데 일조했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계 호주인 제임스 최(James Choe) 감독의 영화 <데이먼 아일랜드(Damon Island)>가 오는 10일 시사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국에 제작된 한국계 감독의 영화에 관심이 갔다. 시드니의 한 카페에서 제임스 최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제임스 최 감독 – 출처 : 제임스 최 제공>

<제임스 최 감독 – 출처 : 제임스 최 제공>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고, 주요 분야는 페인팅과 일러스트레이션(삽화)를 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영상제작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수년에 걸쳐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예술 활동을 계속했어요. 저는 대학을 중퇴하고, 클라이언트들을 위한 영상을 제작하는 자회사를 운영하는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시는지요?

저는 주로 스위스 고급시계브랜드들의 영상제작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익스주피터(exJupiter)를 2018년에 시작했습니다. 삼성동에 설치된 대형광고판에 제가 만든 영상이 재생되었어요. 최근에는 전 세계 루이비통 지점의 창가에 설치된 광고판에 제가 만든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어요. 영화 <Damon lsland>를 제작하면서 익스주피터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확장되었고 아디다스, 틱톡, 루이뷔통, 호주축구리그 A-League 등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습니다.

 

어떻게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영화제작은 어릴 때부터 저의 꿈이었습니다만, 이 길을 선택할 때는 매우 두려운 마음이었습니다. 우리는 (특히 아시안계의 경우) 많은 사람이 창조예술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러한 현실은 어린 저를 더 두렵게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삽화 그리는 것을 배우게 된 이유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였어요. 그러던 중 영화, 통상 산업 분야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일을 하면서, 저는 스토리텔링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제가 걸어온 길이 영화감독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테지만, 저는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유감스럽게도 다른 길은 없었어요. 몇 년 전, 저는 카메라를 사서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제게 기회를 주지 않아서, 제 나름대로 찾기로 한 거죠. 본인 나름대로 길을 찾는 것이 이 산업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 <Damon Island>가 오는 12월 10일에 개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영감을 얻어서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지요?

이 영화를 만든 게 된 영감은, 제가 심각한 우울함과 무기력함을 느꼈던 오랜 긴 시간에서 얻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불행이 계속될 것이라고 느끼곤 했습니다. 어두웠던 경험, 끊임없이 이어지던 고통이 영화 <Damon lsland>로 이어진 영감이었어요.


<영화 'Damon Island'의 한 장면 - 출처: 제임스 최 제공>

<영화 'Damon Island'의 한 장면 - 출처: 제임스 최 제공>


영화 <Damon Island>에 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신다면?

<Damon lsland>는 한 위험한 섬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35분짜리 영화입니다. 납치당한 어리고 나약한 동생 애비(Abbie)를 언니 케이시가 찾아가 구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섬에서 그들을 따라다니는 어둠의 영혼과 맞닥뜨리게 되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영화 촬영도 어려우셨을 것 같은데요. 현장의 상황은 어땠나요?

좋은 질문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첫 번째 록다운이 끝난 2020년 9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당시, 규제가 완화되었기 때문에 저희 팀이 모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프로덕션을 시작하기로 한 2020년 12월이 가까워지자 갑자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제게는 무척 두려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팀은 운이 좋게도 프로덕션을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Damon Island' 출연진들과 제임스 최 감독 - 출처: 제임스 최 제공>

<영화 'Damon Island' 출연진들과 제임스 최 감독 - 출처: 제임스 최 제공>


영화를 촬영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촬영 중 제 자신을 겸허하게 만들었던 것은 재능 있는 다른 아트스트들과 콜라보 작업의 경험이었습니다. 프로덕션을 진행하는 매일매일은 너무나도 치열했고 어려웠습니다. 그때 촬영기사였던 제이슨 큐(Jason Queue)와 촬영 시작 몇 시간 전 통화를 했는데요. 그 친구가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것이 기억네 남습니다. 이처럼 저희 팀은 정말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사람들입니다. 모두가 열정과 기대가 가득 찬 상태였어요. 이러한 열정이 있었기에 이 어려운 프로젝트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제작을 통해 우리 팀은 가족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죠.


<영화 촬영팀과 회의를 중인 제임스 최 감독 - 출처: 제임스 최 제공>

<영화 촬영팀과 회의를 중인 제임스 최 감독 - 출처: 제임스 최 제공>


한국계 호주인 영화감독으로 어떤 목표가 있는지?

영화 제작자들의 공통적인 꿈은 할리우드 진출입니다. 저 또한 미래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저는 시드니에 사는 것이 좋아요. 이곳 사람들과 제가 속한 커뮤니티들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곳에도 재능 있는 친구들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호주에서 더 많은 더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호주에서 한류의 열풍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호주인들이 한국문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아무래도 케이팝과, 영화에 가미되는 화려함과 완벽함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지 않나 싶어요. 영상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많은 영상을 보게 되는데, 영상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개인적으로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남은 2021년, 그리고 다가올 2022년의 계획은?

영화 <Damon Island>는 제가 1년 반 동안 쉼 없이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영화제작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익스주피터의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했고요. 이제 휴식과 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저는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겠지요. 아마도 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거 같네요.


코로나19로 힘든 환경에서도 영화 <Damon Island>를 만든 제임스 최 감독을 만나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설정하고, 그 길을 가기 위해 기울인 노력,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Damon Island> 영화 시사회는 지난 12월 10일 시드니 조지스트릿에 위치한 이벤트시네마 조지스트릿(Event Cinemas George Street)에서 개최되었다. 정부지침에 따라 170명만 초청될 수 있었고,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영화는 오는 12월 17일 온라인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어려운 시간을 지나 영화 <Damon Island>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제임스 최 감독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민하

  •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 약력 : 현)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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