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이탈리아 로마 성당에 등장한 한반도 형상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19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가로막는 비무장지대(DMZ)의 녹슨 철조망이 평화와 화해의 십자가로 다시 태어났다철조망으로 만들어진 136개의 평화의 십자는 68년 동안 남과 북이 나뉘어 겪고 있는 고통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의 한반도를 이룬다이탈리아의 산티냐시오 성당(Chiesa di Sant’Ignazio di Loyola – Roma)에서 1029일부터 117일까지 전시된 설치 작품 평화의 상징이 된 철조망(Il Filo Spinato diventa simbolo di Pace)’은 한반도 평화를 기도하는 산탸냐시오 성당과 대한민국 통일부가 함께 주최했다.

 

산티냐시오 성당은 1626년에서 1650년 사이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교회로현재는 Pontifical Gregorian 대학 부속 건물이자 교회이다건축가 Orazio Grassi가 만든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프레스코(벽화 기법)인 내부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산티냐시오 성당은 2019년에도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음악회를 개최했으며이번 전시회를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기획해 한반도의 평화를 앞당기는 데 함께 하고 있다.

 

현지 시간 1029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전시회 개관 행사에 참석해 이탈리아 언론과 관련인들의 환영을 받았다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미사를 돕는 역할을 하는 한국과 이탈리아 어린이 복사들로부터 촛불을 건네받아 한반도를 형상화한 전시작품의 마지막 점등을 완성했다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뿐 아니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정의용 외교부 장관서훈 청와대 국가 안보 실장과 Luis Ladaria 추기경, Silva Gonçalves 그레고리오 교황청 대학 총장, José Cecilio Magadia 아시아 태평양 지역 예수회 보좌관 등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산티냐시오 성당 ‘평화의 상징이 된 철조망' 설치 작품 전시회 개관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 출처: Encanto Public Relations 페이스북>

<산티냐시오 성당 ‘평화의 상징이 된 철조망' 설치 작품 전시회 개관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 출처: Encanto Public Relations 페이스북>


권대훈 서울대학교 조소과 교수와 로마 미술 아카데미 교사였던 손현숙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이 설치 조형물 오른편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형상화한 2개의 십자가도 눈에 띄어 한국인 관람객에게 가슴이 웅장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이탈리아 현지인들과 이탈리아를 방문한 유럽 여러 나라의 여행객에게는 한반도가 아직 전쟁 중임을 상기시키며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평화의 상징이 된 철조망' 설치 작품 - 출처: Chiesa di Sant'Ignazio di Loyola in Campo Marzio 페이스북 페이지>

<'평화의 상징이 된 철조망' 설치 작품 - 출처: Chiesa di Sant'Ignazio di Loyola in Campo Marzio 페이스북 페이지>


1988년 설립되어 이탈리아 카톨릭주간연맹(Federazione Italiana Settimanali Cattolici)CEI1988년 창간해 바티칸 뉴스를 전하는 《L’Agenzia S.I.R.(종교정보서비스)》는 이날 행사를 청와대 제공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며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또한이탈리아 뉴스를 자극적이지 않은 영상으로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TG2000’은 권대훈 교수 팀이 비무장지대에서 공수해 온 철조망으로 작업하는 장면부터 전시회까지 영상으로 담아 2차 세계 대전 당시 한반도가 외세의 압력에 의해 남과 북으로 갈라지게 된 역사를 나레이션으로 소개하고 있다. TG2000한반도 남과 북은 자신들의 힘으로 하루 빨리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염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 과정부터 전시까지 영상을 소개하는 이탈리아 뉴스 - 출처: TG2000 유투브 채널(@TG2000)>


동대문 시장에서 쓰던 손수레로 만든 십자가, 수녀들의 낡은 수녀복으로 만든 베개에 이어 세 번째 프로젝트로 이번 전시회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진 박용만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이사장은 29일 전시회 개관식에서 “전쟁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남북의 대립과 갈등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우리는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조금은 바꿔보고자 하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전시회의 136개의 십자가들은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는 보내기 어려워 보이지만 서울로 가져와 의미 있는 곳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성당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는 3년 전 판문점 한반도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그야말로 바닥에 그어 놓은 하나의 선에 불과한 군사분계선을 함께 손을 잡고 건너는 장면을 본 세계인들에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다 함께 기도해 주기를 청하는 한국 정부와 이탈리아 교회의 바람이 담긴 의미있는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 참고자료
《L’Agenzia S.I.R.》 (21. 10. 29.) <G20-Corea: presidente Moon Jae-In inaugura a Roma la mostra “Il Filo Spinato diventa simbolo di Pace” nella Chiesa di Sant’Ignazio da Loyola>,https://www.agensir.it/quotidiano/2021/10/29/g20-corea-presidente-moon-jae-in-inaugura-a-roma-la-mostra-il-filo-spinato-diventa-simbolo-di-pace-nella-chiesa-di-santignazio-da-loyola/
TG2000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xItKxTBBVFo
Encanto Public Relations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encantopr


백현주

  •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마스 리처드 워크센터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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