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개원 기념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12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말레이시아 내 한국어 학습 수요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말레이시아 내 세종학당이 설립됐고, 2014년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공식 채택하면서 많은 말레이시아인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다. 작년 12월 대한민국 교육부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한국교육원(Korean Education Center)'을 신설해 한국어교육 및 말레이시아인들의 한국 유학에 관한 다각적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어교육의 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안주란 원장을 만나 현지 한국어교육상황과 지원 사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안주란 원장>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안주란 원장>


안녕하세요 원장님. 먼저,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의 개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국교육원이 이곳에서 한국을 알리고 동시에 한국에 말레이시아를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한국교육원의 어떤 역할을 기대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은 현지에 한글과 한국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보급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이를 위해 양국 간 교육협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세안시장의 관문인 쿠알라룸푸르에 교육원이 설립된 만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라는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가 가장 늦게 시작한 지역 중 하나이지만 한류가 가장 오래 지속된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교육원 소셜미디어를 보면 말레이시아인들이 댓글을 작성하고 좋아요를 누르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공식 채택한 이후, 한국에서 교원을 파견해 말레이시아 중등학교에 한국어반 개설 및 운영을 지원했습니다. 현재는 파견 교원 숫자도 늘어났으며, 2018년 기준 말레이시아 10개 중, 고교에서 한국어반을 시행하는 등 한국어교육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한국어 수요는 어떠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를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교육부에 있다가 말레이시아로 오면서 실제 현장에서 한국어 수요가 높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공식 채택한 학교는 현재 11개교이며, 약 1,50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정규과정으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 교원 수요 또한 계속해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현지 말레이시아인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 말레이시아교원양성대학에서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교육원이 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지원한 학생들의 입학 경쟁률은 지난해 28:1이었고, 올해는 이보다 증가한 40:1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9월 교육원에서 처음으로 개설한 한국어강좌는 모집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한국어 인기가 뜨겁습니다.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말레이시아 교육원에 부임하신 이후 아직 짧은 기간이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진행 수업과 문화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등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원은 어떤 행사를 열고 있는지, 어떤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지난 9월에 한국어 강좌를 처음 개설했으나, 한국어 강좌나 문화행사는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말레이시아의 방역 지침이 점차 완화되면서 대면 행사도 함께 추진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12일부터 열리는 한국유학박람회도 온라인과 대면 행사를 병행해 개최됩니다. 대면 행사는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되며, 온라인 행사는 한국에서 이뤄질 예정입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한국-말레이시아 한국어교육 관계자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도 12월 중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희망하는 공공기관에 직접 찾아가 기관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한국어강좌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한국어 강의실>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 한국어 강의실>


말레이시아에 한국교육원이 설립되기 이전에는 세종학당,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 등 문화교류를 추진하는 기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한국교육원이 한국어, 한국문화 등의 강좌를 운영하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상호교류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원은 다른 기관과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요?

세종학당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보급에 중점을 두었다면, 한국교육원은 현지 초·중등학교에 한국어를 보급하고, 말레이시아인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며, 한국어 교재를 개발 및 보급하여 체계적으로 한국어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중등학교의 한국어반이 늘어남에 따라 현지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쉽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한국어 교재를 개발하고 현지 한국어 교사 양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 대한 이해 및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외국인 유학생 유치 사업을 추진하는 등 한국-말레이시아 양국 간 국제교육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한국교육원은 말레이시아에 사는 재외동포를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서 다양한 재외동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세안 지역에서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에 한국교육원이 있습니다. 한류 선호도가 높은 아세안 지역에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와 같은 관심이 한국교육원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다른 아세안 국가에 비해 인구가 적고 시장이 작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는 합니다. 태국, 베트남에 이어 말레이시아에 한국교육원이 설립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말레이시아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한류에 대한 관심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발전한 국가입니다. 지리적으로도 아세안의 중심에 위치한 만큼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지난해 한국-말레이시아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한국교육원이 설치될 수 있었습니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교육원이 신설된 만큼 앞으로 양국 간의 교육교류 확대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세안 지역에서 태국은 성공적으로 한국어 교육 사업을 확대한 국가로 꼽힙니다. 말레이시아 한국교육원도 태국의 한국어 보급 성공 비결을 도입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데,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한국교육원의 계획과 미래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저희도 태국처럼 보다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학생 수가 일정 수 이상이 되어야 정식 교과서 발주가 가능합니다. 증가하는 한국어교육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한국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어교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문화와 교육과정을 반영한 한국어 교과서·교재를 개발하기 위해 현지 한국어교사, 현지 교육당국과 협의하여 맞춤형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육원은 내년 시범운영을 거쳐 2023년부터 한국어 교과서를 말레이시아 교육기관에 보급·안내할 예정입니다. 한국어 교육과정 및 교과서 개발을 통해 한국어가 말레이시아 공교육 체제에서 활성화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사진 출처통신원 촬영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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