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캘리포니아주 미국 최초로 인종학 고교 졸업 필수 과목 채택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11.17

지난 10월 8일,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가 인종학 과목을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필수 교과목으로 채택하는 법안 AB101을 확정했습니다. 호세 메디나(Jose Medina) 민주당 주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캘리포니아주에 분포하는 다양한 인종의 역사와 문화, 어려움, 그리고 미국 사회에의 기여 등을 반영하는 인종학(Ethnic Studies) 교과목을 한 학기 동안 이수해야만 고등학교 졸업 요건을 갖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는 2029~2030학년도에 졸업하는 학생들부터 해당하며, 2025~2026학년도부터는 고등학교에서 인종학 과목을 반드시 제공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이미 캘리포니아 내 수백 개의 고등학교에 인종학 과목이 개설되어 있으며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와 프레즈노 교육구에서도 인종학을 필수 과목으로 채택했습니다.


▲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에드 소스 CREDIT: ALLISON SHELLEY FOR AMERICAN EDUCATION

▲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에드 소스 CREDIT: ALLISON SHELLEY FOR AMERICAN EDUCATION


인종학 교과 과정 초안이 공개되었을 때 유대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차별과 선입견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여 이후 유대인에 관한 많은 내용이 삭제된 수정안이 발표되었습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2019년 여름에 발표된 초안에 관해 "불충분한 균형과 포함"이라는 지적을 하며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시행되는 인종학 교과 과정은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흑인, 라티노, 아메리칸 원주민, 아시안 등 소수계의 역사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종학 교과 과정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자신이 속한 인종이 어떤 문화적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해왔는지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합니다.

미국에서 최초로 인종학 과목을 고교 졸업 필수 교과목으로 제정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러한 시행이 교육 기회의 확대와 학업 성취도 향상 또한 불러올 것이라고 스탠포드 대학의 토마스 디(Thomas Dee) 교수의 최근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전망했습니다. 토마스 디 교수에 따르면, 인종학 과목을 9학년 때 이수한 중, 하위권의 샌프란시스코 학생들의 출석률과 졸업률, 그리고 대학 진학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교육 전문지 에드 소스는, 인종학 법안을 발의한 호세 메디나 의원이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에 감사 표시를 했으며, "인종학 법안(AB101)에 서명한 것은 모든 학생을 위한 평등한 교육을 위한 오랜 투쟁으로부터 한 걸음 내딛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샌디에고 주립대 아프리칸 스터디 교수, 셜리 웨버 주 비서관은 "인종학은 학업적 이점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어떻게 사람들이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인종적 배경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하고 그것을 극복하여 미국 사회에 기여하는지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성향을 계발시켜나가도록 돕는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 교육부가 몇 달에 걸친 보완 이후 공개한 인종학 커리큘럼의 수정안에 미주 한인 역사에 관한 내용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고 한인타운과 케이팝 정도만 아주 조금 언급되어 한인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내 한인 교육계와 총영사관이 나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며 한인 역사를 인종학에 포함하기 위한 노력에 한 마음이 되어 나섰습니다. 캘리포니아 교육부에 서한 보내기 운동을 하는가 하면, 6개 주제의 학습지도안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 교육부는 지난 3월, 한인 이민사를 담은 인종학 수업 지도안을 최종적으로 승인하여 인종학 교과과정에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인종학 교과과정에 포함되는 한인 이민사 주제로는, 하와이 한인 이민 선조들의 역사와 엘에이 폭동이 있으며, 추가 주제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 김영옥 대령, 새미 리 박사, 3·1 운동과 독립운동사의 의미, 케이팝의 인기와 영향력이 포함됩니다.

최근 인종학에 관한 관심과 열기가 고조되면서 한글학교 교장 및 교사들을 위한 인종학 강의와 세미나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인 학생들이 한국학교에서 배운 미주 한인 이민사와 이민 선조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조국과 미국 사회에 기여한 점들을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인종학 수업 시간에 가지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인종학 수업은 편견 없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이 속한 문화와 전통, 그리고 역사적 사건을 소개하고 수업 시간에 토론하는 것이 중심이 됩니다. 우리나라의 국난과 초기 이민 선조들이 겪었던 역경이 다른 인종을 향한 비난과 판단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자녀들에게 먼저 나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재외동포 학생들이 우리 역사의 아름다움과 아픔, 그리고 자랑스러움을 그대로 내보이고 다른 인종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위로하며,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차세대 한국인으로 성장하는 데 인종학 수업이 힘을 실어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인종학 세미나 시간에 참석자들이 함께 낭독하던 마야 문명의 시 [In Lak'ech]를 소개합니다. 인종학 수업에 임하는 자세와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우리 각 사람이 지녀야 할 자세를 보여주는 시입니다.



In Lak’ech

Tú eres mi otro yo.
You are my other me.
너는 나의 또 다른 나야.
Si te hago daño a ti,
If I do harm to you,
내가 너한테 해롭게 하면,
Me hago daño a mi mismo.
I do harm to myself.
내가 나 자신을 해롭게 하는 거야.
Si te amo y respeto,
If I love and respect you,
내가 너를 사랑하고 존중하면,
Me amo y respeto yo.
I love and respect myself.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거야.
Luis Valdez
Tú eres mi otro yo.
You are my other me.
너는 나의 또 다른 나야.
Si te hago daño a ti,
If I do harm to you,
내가 너한테 해롭게 하면,
Me hago daño a mi mismo.
I do harm to myself.
내가 나 자신을 해롭게 하는 거야.
Si te amo y respeto,
If I love and respect you,
내가 너를 사랑하고 존중하면,
Me amo y respeto yo.
I love and respect myself.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거야.
Luis Valdez


조한나
[미국/캘리포니아] 조한나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3, 4, 5, 6기
현) 데이비스 교육구 재직
경력)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교사
대학 강사 및 학예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