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 18대 김혜성 회장과 인터뷰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11.08

김혜성 회장은 2019년 9월 28일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 18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회장으로 선출되자마자 10월 5일 낙스 차세대 리더상 시상식과 한인 정체성 워크숍을 시작으로 10월 9일 훈민정음 반포 575돌 한글날 기념행사, 10월 19일 21회 미 동북부 한국어 글짓기 대회, 11월 16일 20회 한영-영한 번역대회, 12월 14일 20회 한영-영한 번역대회 시상식, 2020년 1월 11일 교장단 연수, 2월 15일 임시총회 등을 진행하며 숨 가쁘게 활동하였다.


그리고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동북부협의회는 2월 15일 열린 임시총회를 마지막으로 대면 행사는 대부분 취소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자 위기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직시하고 동북부협의회의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냈다.


김혜성 회장을 중심으로 동북부협의회는 미주지역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교사 연수회를 개최하여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국어와 정체성 교육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움직였고, 동북부협의회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여 한국어와 역사문화 수업 자료를 올려놓아 회원교 뿐만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 역사문화 자료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이렇듯 코로나19로 힘든 중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동북부협의회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 김혜성 회장과의 인터뷰를 Zoom Meeting으로 가졌다.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 18대 김혜성 회장


-동북부협의회 임원은 어떤 계기로 언제부터 활동하셨는지요?
김혜성 회장: 2013년부터 임원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 김경옥 회장님께서 서기와 편집을 제안하셨어요. 제가 평화신문사에서 가톨릭 신문을 발행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신 김경옥 회장님께서 서기 또는 편집일을 맡아달라고 부탁하셨고, 저는 서기보다 편집일이 더 맞다고 생각하고 편집 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동북부협의회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고, 김경옥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1년에 한 번 발행하는 회보를 임원 임기 동안 두 번만 잘 발행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어요. 그 이후 편집, 총무, 부회장, 수석부회장을 거쳐 회장까지 맡게 되었지요. 임원 활동을 하면서 협의회가 뭔지 알게 되었어요. 나중에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갈 때 수석부회장 자리가 다음 회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고민이 참 많았어요. 그때 황현주 전 회장님께서 '협의회는 회장이나 수석부회장 또는 임원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회원교가 함께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오늘까지 올 수 있었어요.


- 동북부협의회 임원 활동 기간이 2년인데 회장님께서 맡은 임기 동안 코로나 19로 많이 힘드셨을 텐데 어떤 점이 제일 힘드셨는지요?
김혜성 회장: 코로나19가 터지며 동북부협의회의 존재와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게 된 거 같아요. 코로나 이전에는 동북부협의회 행사만 제대로 치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는데 코로나19 속에서는 사실 행사 일정조차 불투명했어요.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동북부협의회는 회원교를 결속시키며 한글학교 교사 한 명 한 명 낙오되지 않도록 이끌었어요.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 보여줘야 할 목적을 회원교에 알려주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제일 힘들었던 점은 먼저 한글학교가 문을 닫을까 봐 걱정되었어요. 코로나19가 미 동부에 유행하던 초기에 모든 공립학교가 잠시 문을 닫는 시기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게 장기화되는 분위기로 가니 한글학교가 없어지지 않을까 너무 걱정스러웠어요. 한글학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정체성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관이기도 하잖아요. 정체성 교육은 우리가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고 또래 아이들이 한글학교에 와 한글을 공부하면서 학생 스스로 자연스럽게 깨닫는 과정에 배워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아이들이 서로 만나야 하는데 한글학교가 문을 닫으면 50년 넘게 해 온 정체성 교육에 큰 타격을 받을 거고, 이 부분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어요. 한글학교가 어떻게든 계속 열 수 있도록 협의회에서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해 6월 미주에서는 처음으로 온라인 교사 연수회를 열었어요. 이것을 시작으로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회원교 교사들에게 온라인 수업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줄 수 있었어요. 온라인 행사 하나를 준비하며 대면 행사라면 안 해도 되는 수십 번의 회의와 리허설 과정을 하느라 임원들이 엄청나게 고생하셨죠. 이 부분이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 2년 전에 동북부협의회 18대 회장을 맡으시며 어떤 바람을 가지셨는지요? 그리고 지금 19대 새로운 임원단이 구성되었는데 19대 회장님께 전해드릴 노하우라든지 바람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김혜성 회장: 처음 협의회 회장을 맡았을 때 드는 생각은 '이 전 회장님들께서 닦아 놓은 일들을 최대한 잘 유지만 하자.'라는 바람이었어요.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고 한글학교가 문을 닫는 일이 생기게 되었잖아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협의회를 운영해야 하는데 18대 임원들과 회원교가 함께 협력하여 코로나19의 불안한 상황에서도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낸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것은 18대 임원 대부분이 이미 오래전부터 협의회 운영 경험을 가진 선생님들이셨고, 또 각자 개인적으로 실력 있는 분들이라 새로운 시스템에 금방 잘 적응했지요. 덕분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잘 견뎌왔다고 생각합니다. 회장이 바뀌면서 회원교에서는 이전과 뭔가 다르게 느낄지도 몰라요. 회장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운영하니까요. 저는 임원들이 활동하는 데 있어 모든 면에서 회장이 할 수 있는 충분한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과 항상 임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자 노력했어요. 새 회장님은 또 다른 모습으로 협의회 색깔을 끌어 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회장은 회원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혹시 어떤 회원교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면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기회를 제공하고, 회원교 소리에 늘 귀를 열고 있는 협의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계속 회원교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주는 협의회가 되길 바랍니다.


- 현재 우리는 대부분 코로나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하고 With COVID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동북부협의회는 With COVID 상황에 어떻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혜성 회장: 이제 우리는 2019년 2월로는 돌아갈 수 없어요. 다른 세계가 열렸어요. 예전에는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이원적인 교실이 있었다면 지금은 전 세계 어떤 지역에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진 교사에 대한 정보를 알면 온라인 수업에 그분을 모셔 와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요. 동북부협의회에서 이런 인적 자원 네트워크를 잘 만들어 회원교마다 홍보하고 서로가 잘할 수 있도록 공생하는 여건을 만드는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With COVID 시대에는 '내 학교만 잘하면 돼’라는 생각보다 회원교가 함께 잘할 수 있도록 협력, 공생, 상생하는 협의회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거 같아요. 예를 들어 한 회원교에서 한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인적 자원이 필요할 때 협의회에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면 협의회는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협의회 차원에서 준비하는 거요. 이렇게 된다면 교실 대면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미래에 맞는 수업을 할 수 있는 한글학교가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한글학교가 서로 교제하고 소통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With COVID 시대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현재 몸담고 계시는 롱아일랜드 한국학교의 계획 또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김혜성 회장: 롱아일랜드 한국학교는 베이사이드 고등학교 건물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방역 규칙에 의해 건물 안 학생 수를 50명으로 제한했어요. 그래서 현재 교실 대면 수업을 못 하고 온라인 수업으로만 운영하고 있어요. 9월 개학 이후 이렇다 할 대면 행사가 없었는데 지난달 추석을 맞아 야외 대면 수업과 Zoom meeting 수업을 동시에 하며 추석 계기 수업을 했어요. 다행히 날씨도 좋아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신나는 시간을 보냈어요. 이외에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 학교에서 매년 초에 열리는 동화구연대회를 대면 행사로 준비하고 있어요.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행사가 대면으로 열리고 있고, 앞으로는 방역 규칙을 지키는 대면 행사가 계속 이어질 거로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내년 초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좋은 시간을 많이 갖고 싶어요.

김혜성회장


김혜성 회장과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중에 얘기해주신 한글학교 한 학생의 에피소드가 내게 큰 여운을 남겨주었다.

한글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이 의과대학교 입학 인터뷰 중에 한글학교의 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국어로 물건을 셀 때 여러 다른 단어들이 있는데 '포기'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배추를 셀 때 사용하고 다른 하나는 'give up'이라는 뜻이다. 학생의 한글학교 선생님께서는 '포기'라는 단어를 알려주며 '포기'는 배추 셀 때만 사용하고, 다른 일에는 절대 '포기'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하셨다고 학생이 인터뷰 중에 설명하면서 학과 과정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터뷰에 답을 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의과대학에 합격했고 현재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전해주었다. 나중에 이 학생의 어머님이 그 한글학교 선생님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는데 그 선생님은 그 당시 기억을 못 하셨고 자신이 한 말에 학생이 큰 의미를 갖고 공부했다는 것에 고마워했다고 한다.

김혜성 회장은 이 에피소드를 얘기해주며 우리 한글학교 선생님들은 이렇게 알게 모르게 어린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임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한글학교 학생들이 한글학교를 다니며 느끼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자라는 데 힘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하며 이 소망이 자신이 한국학교에 몸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혀주었다.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 18대 회장으로 2년간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한 김혜성 회장께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린다.

지난 9월 18일 동북부협의회 정기총회에서 19대 강성방 회장이 선출되었다.

앞으로 19대 임원들은 With COVID 안에서 동북부협의회 행사를 대면으로 개최하며 더욱 탄탄하게 꾸려나갈 것이다. 지금은 11월 13일에 대면으로 열릴 제22회 한영-영한 번역대회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북부협의회 문의: naksnec@gmail.com


김은정
[미국/뉴저지] 김은정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3, 4, 5, 6기
현) 뉴저지 세빛한국학교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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