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다시 돌아온 '박물관의 밤'에 수만 명의 인파 몰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09

매년 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박물관의 밤(La Noche de los Museos) 행사가 열린다. 1년에 단 한번, 도시 전체의 흩어진 100여 곳의 박물관, 미술관, 문화센터가 도시의 밤을 활짝 밝힐 만한 화려하고 참신한 행사를 기획해 방문객을 초대하는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수많은 시민들이 박물관의 밤은 물론, 문화에술활동에 여러 제약을 받아왔던 만큼, 10월 30일 저녁 8시부터 31일 2시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 주요 거리, 유명 박물관 앞에는 수 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특히 이번 박물관의 밤은 할로윈과 겹쳐 많은 시민들이 분장을 하고 등장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오벨리스코(Obelisco)와 레티로 시계탑(Torre Monumental), 대통령궁 등에서도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조명을 밝혀 이번 행사의 흥을 돋궜다.


<우시나델아르테(Usina Del Arte)의 외부 공연장에서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출처: 아르헨티나 문화부>

<우시나델아르테(Usina Del Arte)의 외부 공연장에서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출처: 아르헨티나 문화부>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문화부가 2005년부터 주최해온 이 행사는 2주 전 행사 재개를 공식화했다. 참가를 지원한 박물관과 미술관만 해도 100군데가 넘었고,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서는 물론 다양한 참여활동을 마련해 관객들과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레콜레타문화센터(Centro Cultural de Recoleta)야외에서 DJ의 음악과 함께 가족 및 친구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레콜레타문화센터(Centro Cultural de Recoleta)야외에서 DJ의 음악과 함께 가족 및 친구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도 늦게나마 이번 박물관의 밤의 열기에 합류하기로 마음먹고 시내 중심가로 향했다. 한주 내내 30도를 웃돌아 이미 여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날이었다. 10시쯤에 도착한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에는 이미 300m 이상의 줄이 늘어져 있었고, 시계탑에도 이번 기회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전경을 보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도 북적댔다. 별수 없이 인근에 가장 규모가 큰 문화센터였던 레콜레타 문화센터로 발길을 돌렸는데, 평소에도 젊은 층을 타겟으로 역동적이고 도시적인 문화활동을 개최해왔던 만큼 관람객의 순환이 빨랐다.


<레콜레타문화센터 실내에는 아르헨티나의 만화, 페미니즘, 힙합, 미디어 아트 등 전시는 물론 다양한 참여행사가 진행되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레콜레타문화센터 실내에는 아르헨티나의 만화, 페미니즘, 힙합, 미디어 아트 등 전시는 물론 다양한 참여행사가 진행되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레콜레타문화센터 실내에는 아르헨티나의 만화, 페미니즘, 힙합, 미디어 아트 등 전시는 물론 다양한 참여행사가 진행되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레콜레타문화센터 실내에는 아르헨티나의 만화, 페미니즘, 힙합, 미디어 아트 등 전시는 물론 다양한 참여행사가 진행되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내부에서는 젊은 작가들이 참가하는 다양한 전시와 함께, 외벽의 다양한 벽화작업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문화원 내부 넓은 야외 공간에서 DJ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고, 주로 20-30대의 젊은 시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다른 한켠에서는 각종 테이블 게임과 독특한 모양의 벤치 등이 마련되어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레콜레타 문화센터를 지나 약 900m 떨어진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도 들렀다. 한국문화원 앞에도 역시나 긴 줄이 늘어져 있었다. 보랏빛 조명과 함께 입구에 마련된 김치에 대한 홍보물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문화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문화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입구에 걸려있는 김치 관련 홍보 배너를 읽고 있는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입구에 걸려있는 김치 관련 홍보 배너를 읽고 있는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박물관의 밤 행사에 참여한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의 실내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박물관의 밤 행사에 참여한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의 실내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실내에서 방패연을 활용한 한-아 예술가 협동 설치작 '0으로부터 시작하는(Año 0)'을 볼 수 있었는데, 하늘로 날아가는 듯한 모습으로 설치된 연들에는 아르헨티나적, 또 한국적 요소가 섞여 흥미로운 결과를 이뤄냈다. 2층에 선 관객들도 연 각각에 눈을 떼지 못한 채 주변을 떠돌았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시민들은 '한국어 이름 쓰기'에 참여해 자신의 이름을 보며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시민들은 '한국어 이름 쓰기'에 참여해 자신의 이름을 보며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편, 시정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 박물관의 밤 기간,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지하철과 버스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고, 도시 중심까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일부 노선의 통행료도 면제했다. 이뿐 아니라, 행사기간 중 공용 자전거(EcoBici) 200~300대도 비치해 시민들의 다리 역할을 했다.



이정은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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