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갈 곳 잃은 아이들, 하와이 ‘방과후 교실’ ‘일손 부족’ 못 피했다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03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에 거주하는 남성 제넬 밀러 씨. 그는 이 지역 공립 학교에 재학 중인 두 명의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미혼부다.


혼자 자녀 양육과 집안일, 회사 업무까지 담당하는 제넬 밀러 씨는 자녀 양육 보조를 위해 공립학교 내에서 실시하는 하와이 에프터스쿨 플러스 프로그램 신청자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해당 프로그램은 고질적인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프로그램 신청 대기자들에게 무기한 대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연락을 취한 상태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저와 우리 아이들 모두 집 안에서만 생활해왔다."면서 "하지만 대기자 명단은 매우 길고, 그에 반해 부족한 인력 문제는 해결할 수 없으니 저와 우리 아이들 같은 수많은 대기 인원들이 무기한으로 해당 프로그램 지원을 기다릴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는 형편이다."라고 했다.


@ 하와이주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 교실의 모습.

@ 하와이주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 교실의 모습.


그는 이어 "외부 여행자들에 대한 하와이 빗장을 열고, 경제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은 이곳 주민과 정부 모두 한 마음이다."라면서 "하지만 아이들을 양육하는 보호자로 아이들을 교육적이며 안전한 곳에 맡길 수 없다면 누가 지역 사회를 위해 믿고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 회사로 복직하는 것이 곧 아이들의 안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라면 회사 복직을 시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와 하와이주 방과후 교실 애프터스쿨 플러스(A+) 프로그램이 일손 부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들어와 약 2,600명의 초등학교 학생이 방과후 교실을 등록하지 못한 채 무기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주에서는 지난 1989년 시작된 방과후 교실이 매년 인력 부족과 고질적인 재정난으로 인해 올해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상태다.

프로그램을 도입했던 초기부터 줄곧 주 교육국 주도로 시작된 A+ 방과후 교실은 오아후에서는 YMCA, 나머지 4곳의 섬에서는 비영리단체 카마아이나 키즈에 의해 주로 운영돼 왔다.

@ 하와이주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교실 지도 표기.

@ 하와이주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교실 지도 표기.@ 하와이주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교실 지도 표기.

@ 하와이주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교실 지도 표기.


지금껏 오아후섬과 나머지 4곳의 섬에서는 각각 약 1,600명과 1,000명에 달하는 초등학생들이 대기 명단에 올라 있지만 언제 이 많은 인원을 모두 수용한 채 넉넉한 살림이 운영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와이주 내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 교실의 가장 큰 목적은 맞벌이 가정과 탁아 시설이 필요한 가정을 지원하고, 각 가정의 여성들이 출산 후 직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마련돼 왔다.

하와이주에 소재한 방과후 교실의 등록비는 1인당 월 120달러로 동일하게 운영된다. 주로 과제와 신체 활동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YMCA와 카마아이나 키즈는 대기 인원을 줄이기 위해 약 60~70명을 빠르면 올해 말까지 인력을 보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YMCA 관계자는 "방과 후 교실의 교사 1인당 일반적으로 20명의 아이를 담당할 수 있다."면서 "현재 인력 충원을 위해 250달러의 채용 상여까지 내 건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지난 20년 동안을 기준으로 이렇게 많은 대기 인원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고, 주 정부도 위드 코로나 등 각 지역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회복시키는데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의 근로자들이 각자의 일터로 속속 복귀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맡아 줄 곳이 부족한 것은 매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였다.


■ 고질적 재정난으로 문 닫을 위기의 방과 후 교실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탁아와 방역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마아이나 키즈 다나 벨라 대표는 부족한 일손을 보충하기 위해 주 내 대학 및 'HERS', 'AARP'와 같은 은퇴자 협회 등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약 75달러의 채용 상여 지급과 학비 혹은 탁아 시설을 최대 75%까지 할인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추가해 부족한 인력 공급에 커뮤니티가 힘을 모으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YMCA 리사 온타이 마케팅개발부사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방과후 교사에 대한 합리적인 임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면서 "이전과 동일한 수준에서 방과후 교실에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은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 하와이주에서 진행 중인 방과후 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모습.

@ 하와이주에서 진행 중인 방과후 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모습.


이 같은 어려움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부터 지금껏 하와이 청소년을 위한 방과후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다수의 운영 부실 사례 등이 보고돼 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방과후 교실의 혜택을 받는 각 가정의 학부모들이 일부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이용료와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자금을 마련하는 것 대신, 이용자 각 개인이 등록금 인상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방과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은 해당 프로그램 비용을 인상하는 안에는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분위기다.

한 학부모는 "방과후 프로그램 지원 학교와 정부가 협력해 요금 인상안 대신 적절하면서도 장기적인 지원 자금 마련에 힘쓰는 것이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라면서 "가장 최전선에서 아이를 양육하고 회사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엄마와 아빠들에게 문제 해결의 짐을 부과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지연
[미국/하와이] 임지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2, 3, 4, 5, 6기
현) 서울신문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수요 칼럼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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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임지연 기자의 중국육아(교육분야)’ 칼럼 연재
경력) 아시아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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