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추는 한국 드라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08

격차나 빈곤, 차별 등 내재하는 현대사회의 왜곡을 서바이벌 게임으로 그려낸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사상 최대의 히트 작품이 됐다. 한국의 드라마는 실제 사건과 정세를 이야기에 담아 멋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데 뛰어나다. 특히 최근의 작품들은 ‘한류는 멜로 드라마’라는 이미지를 뒤집고, 현실을 과감하게 마주하는 작품들이 세상에 나오고 있다. 한국 드라마가 어떻게 사회 문제를 저격하며, 재미있게 풀어나가는지 잘 간파한 기사라 일부를 발췌했다. 특히 많은 공감을 받는 댓글들을 보자니 왜 일본이, 또 세계가 한국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 것만도 같았다. 아래는 댓글 일부다.


한류 드라마, 제대로 사회 문제를 섞으면서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배우도 매력적이다.


일본의 드라마는 뭔가 빈곤해 보이는데, 예산이 없는 것일까…


한국 사회의 리얼함이 감동, 공감, 웃음을 섞어 잘 그려져 있어 좋다. 일본의 드라마는 진부하다. 우선 배우가 쟈니스나 AKB그룹에서 나오니까. 연기력도 없는데 출연시킨다. 최악이다. 반대로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는 높고, 스토리 전개도 꽤 재미있다. 애니메이션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나을지도.


이것을 보면 일본의 사회 문제가 보이지 않는가? 고령화 사회로 인한 청년들의 리스크 증가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대기업이 아니면 오르지 않는 임금, 증가하는 사회 보장 비용, 정치와 관료의 부패. 모두의 관심을 모아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도 문화 작품이기 때문에 그것에 공감한다.


<기사 ‘드라마가 비추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 달린 댓글들 – 출처 : Yahoo Japan>

<기사 ‘드라마가 비추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 달린 댓글들 – 출처 : Yahoo Japan>


학력 중시, 격차 문제를 리얼하게 그리는 한국 드라마

정해인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D.P>는 폐쇄적이고 압박적인 군대에서의 생활을 담은 작품으로, 탈영범을 체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한국에서는 탑배우나 K-POP 아이돌이라도 한국 남자라면 약 2년간의 병역은 피할 수 없다). 정해인이 연기하는 안준호와 구교환이 연기하는 한호열은 탈영병에게 수갑을 채우는 것이 과연 정말로 ‘정의’일까 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일본 사회에서도 학교나 커뮤니티에서 일어날 수 있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방관되면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 수업>은 진학, 취직, 결혼 등 평범한 인생을 꿈꾸는 이른바 성실한 고교생이 SNS를 이용해 범죄에 가담한다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주인공은 <SKY캐슬>에서 명문 대학을 목표로 하는 가문의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을 연기하던 김동희. 그는 <인간 수업>에서 부모님께 버려진 지수를 연기하며, 학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SNS를 통한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을 한다.

 

<이태원 클래스>는 전과자 박세로이(박서준)와 최승권(류경수), 소시오패스 경향이 있는 조이소(김다미)와 트랜스젠더 여성 마현이(이주영), 아프리카 기니 출신으로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김토니(크리스 라이언) 등 다양한 입장의 캐릭터가 있어 그들이 차별과 편견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그려져 있다.

 

현재의 한국 드라마에서는 재벌과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같은 구시대적 스토리는 많지 않다. 오히려 <동백꽃 필 무렵>의 30대 싱글 마더, 동백(공효진)과 시골마을 경찰관 영식(강하늘)의 사랑이 재벌과 신데렐라 그 이상으로 가장 극적일지도 모른다. 동백을 헤치려는 인물과 동네 사람들의 핍박 속에서 동백을 향한 영식의 한결 같은 사랑은 더욱 빛이 났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원하는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사랑 스토리이지 않는가.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뒤의 ‘마지막 이사’를 그린 드라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주연은 <사랑의 불시착> 제5중대의 최연소 병사 역으로 알려진 탕준상이 맡았다. 유품 정리사에 대한 소재는 세츠다 케이쿠 감독, 오카다 마사오, 에이쿠라 나나 주연의 일본 영화 <안토키노 이노치> 등에서도 그려져 왔지만,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는 외롭게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 작품으로, 매 회마다 많은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일본에서도 종종 뉴스로 다루어지는 내용이라 국가 불문하고 공감이 되는 작품이다.

 

<나의 아저씨>에서 부모를 잃고 청각 장애가 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이유에게 <오징어 게임>의 공유가 다가왔다면 그녀는 어떻게 했을까? 또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에서 빚을 갚기 위해 격투기에 참가하는 조상구(이제훈)에게 공유가 찾아 왔다면? 한국 드라마는 굵직한 물음표를 남기고, 나와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불합리한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와 그 속에서 매일을 살아가며 결국 축배를 드는 인생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 드라마에 매료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 참고자료
https://news.yahoo.co.jp/articles/f39a783a6dfb12eccb21edd1f83c722bc3f3dc79


박하영

  •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 약력 : 현)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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