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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 코로나19로 실내 활동 늘어.. 자녀 소아·청소년 비만 우려 커져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11.02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Oahu)섬이 마키키(Makiki) 지역에서 11세, 14세 형제를 둔 차안나 씨는 요즘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자녀들의 외부 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두 형제의 체중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평소 외부 활동을 즐겨왔던 차 씨와 그의 자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줄곧 모바일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등 실내 활동 위주로 생활해왔다.

하지만 이 기간 차 씨의 자녀들 모두 체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협과 동시에 청소년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까지 걱정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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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씨의 이웃 주민인 40대 중반의 정찬 씨의 가족들도 이와 비슷한 고민이 있는 형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주말마다 와이키키 해변과 알라모아나 해변 등을 찾아가면서 각종 스포츠를 즐겼던 정 씨 가족들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줄곧 실내에서 생활을 유지해왔다.
올 중순 일찍이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정 씨 가족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현지 분위기상 인파가 밀집한 장소를 피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정 씨 가족들의 실내 위주의 활동으로 인해 정 씨의 올해 15세 자녀의 체중이 급증하면서 다이어트라는 또 다른 시도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최근 하와이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비만율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앞선 사례자들처럼 이 분야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 비만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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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검사중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학교가 휴교 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소아·청소년의 활동량이 줄고 식습관도 이전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은 약 1년에 걸쳐 실시한 하와이 청소년 비만 상태 연구 결과 지난 1년 동안 하와이 거주 청소년의 비만율이 무려 40%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2개월 동안 하와이 거주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 결과 10~17세의 청소년 중 무려 15.5%가 심각한 비만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와이 소재의 보건의료 관계자들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청소년의 비만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외부 활동 자제와 이로 인한 고립 문제, 식량 불안정 등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코로나주사


비만은 소아·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암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소아·청소년의 체중 관리에 지역 커뮤니티와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와이아나에 코스트 컴프리헨시브 헬스 센터의 메이 오키히 소아과 전문의는 "많은 수의 청소년이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팬데믹이 선언되고 완화되는 기간에 최소 8kg에서 최고 28kg까지 체중이 급증했다."면서 "현재 하와이 거주 청소년들이 겪는 매우 흔한 현상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시기, 하와이의 상당수 소아 청소년은 조직적인 신체활동이 어려워지고 앉아있는 시간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와 동시에 체중 증가 사례도 늘었다. 더욱이 이 시기 대부분의 가정과 학교에서 원격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소아 청소년들이 실내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오키히로 전문의는 청소년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 "아이들이 등교하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고, 지루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줄곧 간식을 섭취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곤 했다."면서 "학교에 가지 않는 기간에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운동 경기가 일제히 취소됐다. 이 시기 움직임이 최소화되면서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었고 체중 증가 문제는 필연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체중 증가 문제의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정 경제의 악화가 꼽혔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소아 청소년의 체중 증가를 부추긴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일자리를 잃은 가장들이 급증, 가정 형편이 악화되면서 청소년들이 건강에 안 좋은 저가의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등 영양 부족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와이 푸드뱅크 에이미 마빈 CEO는 이번 현상과 관련해 "하와이에 거주하는 어린이 가운데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가 식량 불안 상태에 놓여 있다."면서 "이는 무려 8만 1천 명에 달하는 수가 저가의 비정상적인 음식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상태라는 것을 설명하는 수치"라고 했다.

실제로 이 시기 조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하와이는 미국에서 두 번째 높은 아동 식량 불안을 가진 지역으로 확인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와이 푸드뱅크 측은 향후 주 전역에 소재한 국공립 학교를 대상으로 재학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식량 저장소를 개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와이대 경제연구소 칼 본햄 소장은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위해 정부는 더 포괄적이고 직접적인 구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면서 "주 정부가 빈곤층과 원주민들이 직면한 특정한 종류의 건강 문제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연구소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이 문제에 대한 후속 조치가 준비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보다 장기적으로는 더 건강과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해당 연구소 측은 지역 커뮤니티의 소아·청소년의 비만을 관리하기 위해 의료 및 교육시스템을 적절하게 지원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각 가정에서는 부모가 적절한 식품군을 선택해 자녀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소아·청소년은 적당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내에서 다양하고 활발한 신체 활동량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도록 지침이 내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지연
[미국/하와이] 임지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2, 3, 4, 5, 6기
현) 서울신문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수요 칼럼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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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임지연 기자의 중국육아(교육분야)’ 칼럼 연재
경력) 아시아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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