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말레이시아, 한국산 KF94 마스크 짝퉁 판매 기승...양국 협력 강화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0.2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산 KF94에 대한 인기가 상승하자 말레이시아 매장에 가짜 KF94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품질이 뛰어난 한국산 마스크의 인기가 높아지자, 한류 이미지에 편승하려는 일부 기업이 가짜 KF94 마스크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은 한국 제품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말레이시아 언론사와 긴밀히 협력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지난 달 21일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말레이시아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에서 일부 판매자들이 마스크에 KF94를 표시 후 판매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글을 올렸다. 구체적으로는 말레이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점인 라자다에서만 1만 8000건 이상의 관련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웰링스, 가디언 등 주요 약국 체인점에서도 가짜 KF94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짜 마스크에 대한 글 - 출처: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koremy.eng)>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짜 마스크에 대한 글 - 출처: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koremy.eng)>


짝퉁 마스크는 단순히 한국의 국가 신뢰도에 악영향을 주는 것만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의 건강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가짜 KF94 마스크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마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제품인 것처럼 광고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로 미세입자를 94% 이상 걸러내면 KF94라고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가짜 마스크는 안정성 검사를 받지 않아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보건 전문가들과 언론은 KF94의 성능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시중에 판매 중인 마스크 일부가 가짜라는 사실이 보도되자 KF94 마스크 구매 자체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


<말레이시아 1위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에서 판매하는 가짜 KF94 마스크 - 출처: 라자다 공식 홈페이지>

<말레이시아 1위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에서 판매하는 가짜 KF94 마스크 - 출처: 라자다 공식 홈페이지>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가 쉽게 진품을 확인할 수 있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또 모니터링 등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가짜 마스크를 제조·판매한 위반업체를 수사하는 등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사도 대사관과 적극 협조해 한국산 둔갑 마스크 근절을 위한 보도에 나섰다. 현지 언론사인 《더라캿포스트(The Rakyat Post)》는 KF94 진품 구별법에 대한 기사를 작성했고, 《아스트로 아와니(Astro Awani)》는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의 글을 보도하며 마스크 중 일부가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의 '가짜 마스크' 관련 글을 보도한 현지 언론 - 출처: 'Astro Awani'>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의 '가짜 마스크' 관련 글을 보도한 현지 언론 - 출처: 'Astro Awani'>


가짜 마스크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말레이시아 정부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한국산 KF94 마스크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다중이용시설, 대중교통 등 모든 시설 이용객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기후가 덥고 습한 탓에 많은 사람들은 ‘덴탈 마스크’로 불리는 수술용 및 천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러나 최근 백신 면역력 저하,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19 감염세가 급증하자 다시 KF94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마스크 종류에 따라 바이러스 차단력에 차이가 있다”면서 “KF94나 두장 이상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KF94 마스크 수요가 다시 늘자 가짜 한국산 마스크 제품 거래량도 많아진 것이다.

<현지 유명 약국에서 판매하는 가짜 KF94 마스크 - 출처: 통신원 촬영>

<현지 유명 약국에서 판매하는 가짜 KF94 마스크 - 출처: 통신원 촬영>

<현지 유명 약국에서 판매하는 가짜 KF94 마스크 - 출처: 통신원 촬영>

<현지 유명 약국에서 판매하는 가짜 KF94 마스크 - 출처: 통신원 촬영>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가짜 마스크는 ‘방역 마스크’, ‘한국산’ 등의 한국어를 내걸고 판매되고 있다. 통신원이 시중에서 유통되는 KF94 마스크를 확인한 결과 한국에서 제조된 제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일부 제품은 제품명부터 상세 설명까지 한국어로 쓰여 있어 한국 제품으로 오인하고 이를 구매하는 말레이시아인들도 많을 것으로 보였다. 통신원이 약국에서 만난 현지 소비자 고이 씨는 “한국어와 KF94라는 글자만 보고 마스크를 구매했다”며 “짝퉁 마스크가 판매되는 사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짜 KF94 마스크는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것이기에, 소비자들의 주의뿐 아니라 관계 당국의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현지 당국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효과적인 단속이 어려운 만큼, 지금처럼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가짜 마스크 유통 근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 참고자료

《The Rakyat Post》(21. 9. 24.) <“Korea Filter” KF Face Masks In Malaysia May Be Fake, Warns Embassy>, https://www.therakyatpost.com/news/2021/09/24/korea-filter-kf-face-masks-in-malaysia-may-be-fake-warns-embassy/

《Astro Awani》(21. 9. 23.) <Kedutaan Korea Selatan keluar amaran pelitup muka 'KF' palsu>, https://www.astroawani.com/berita-dunia/kedutaan-korea-selatan-keluar-amaran-pelitup-muka-kf-palsu-321444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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