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메트로 마닐라의 영화관 다시 영업 재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0.26

10년 전만 해도 필리핀의 재래시장에 가면 불법 복제 CD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한국 돈으로 천 원 미만의 싸구려 불법 복제 CD는 서민들이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기도 했다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ABS-CBN》《GMA Network》 등 방송사에서 연 스무 편 가까이 한국 드라마를 방영했지만한국 영화를 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여전히 불법 복제 CD였다간혹 한국 영화가 상영되기도 했지만매우 드문 일이었다하지만 한류가 음악과 드라마패션식생활 등에 걸쳐 주류가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필리핀 영화관에서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필리핀의 영화 시장 자체를 속절없이 무너지게 했다. CEAP(Cinema Exhibitor Association of the Philippines)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필리핀 영화산업이 팬데믹으로 인해 입은 손실은 약 총 210억 페소(한화 4,8993,000만원)에 달한다필리핀 정부에서 영화관 폐쇄를 명령한 이후 약 336,000명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어야만 했으며영화는 제작이 지연되거나 개봉이 미뤄져야만 했다.

 

고사 위기에 몰린 극장업계에서는 안전한 영화 관람을 위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한편비대면 시스템으로 운영을 전환하였지만 영화관은 밀폐된 공간이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다는 우려감은 사라지지 않았다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영화관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영화 관람이 쉬워진 것도 관람객 감소에 한몫했다필리핀 내 프리미엄 영화관의 영화관람료는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의 월간 요금과 비슷하다영화 한 편 값으로 가족 4명이 한 달간 수많은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 필리핀 넷플릭스(Netflix) 멤버십 및 요금

 (2021. 1. 17. 기준)

 

Mobile

Basic

Standard

Premium

월간 요금

149페소
(한화 약 3,480)

369페소
(한화 약 8,620)

459페소
(한화 약 10,720)

549페소
(한화 약 12,820)

동시접속 가능한 명수

1

1

2

4

영화와 TV 프로그램 무제한 시청

1

1

2

4

영화와 TV 프로그램 무제한 시청

스마트폰,태블릿으로 시청

노트북, TV로 시청

 

HD 화질 이용 가능

 

 

UHD 화질 이용 가능

 

 

 

※ 출처 넷플릭스 웹사이트https://help.netflix.com/ko/node/24926

 

영화관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필리핀 영화진흥위원회(FDCP; Film Development Council of the Philippines)에서는 'Nood Tayo ng Sine(타갈로그어로 '영화를 보자'는 의미)'이란 이름의 캠페인을 통해 관객들이 영화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했다캠페인용 웹사이트(https://fdcp.ph/NoodTayoNgSine/)에서 주소지를 등록하면 주소지 근처 영화관이 영업을 재개했을 때 알려주는 알림 서비스도 진행되었다영화관 측에서도 영화 관람을 위한 여러 가지 건강 프로토콜을 만들어 배포하는 한편 자동차 극장(drive-in cinema)을 만들어 관객을 다시 유입할 수 있도록 힘썼다.

 

작년 연말에는 메가월드 시네마(Megaworld Cinemas)에서 베니스 그랜드 카날몰 쇼핑몰에 수로에서 곤돌라를 타고 영화를 보는 플로트 인 시네마(float-in cinema)까지 마련하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하지만 이런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영화관 좌석을 채울 수 없었다플로트 인 시네마는 SNS에서 유명세를 탔지만관객이 없어 이내 서비스를 중단해야만 했다.

 

영화 시장의 사상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필리핀 정부의 정책마저 수시로 바뀌었다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마닐라의 시민들은 '과연 현재 영화관은 문을 열었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보름 또는 한 달마다 바뀌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단계에 맞추어 영화관에서 영업 중단과 재개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다가 코로나19 방역 단계가 강화되면서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모든 영화관은 무기한 영업 중단에 들어가야 했다영업 중단 기간 중 영화관에서는 직원들의 백신 예방접종과 보건 교육에 힘썼지만언제 다시 영화 상영이 가능할지는 알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부터 메트로 마닐라(NCR)의 영화관들이 다시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다. 1016일부터 메트로 마닐라의 경보단계시스템(Alert Levels System)3단계로 완화되면서 영화관의 운영이 허용된 것이다상영관 좌석의 30% 범위에서 관객을 받는 조건이다필리핀 영화진흥위원회(FDCP)CEAP(Cinema Exhibitors Association of the Philippines) 등에서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를 환영하며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영화관을 운영하겠음을 밝혔다.

 

하지만 1017일 현재 마닐라에 문을 연 영화관은 없다. 1348만 명의 인구(필리핀 통계청, 2020년 인구조사)를 자랑하는 대도시 메트로 마닐라에는 80여 개 가까운 많은 영화관이 있는데영화관 대부분은 SM CinemasAyala Malls Cinemas, Robinsons Movieworld 그리고 Megaworld Cinemas 네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이 네 곳마저 언제부터 영화 관람이 가능한지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영화관에서는 영화 예매를 위한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페이스북 채널까지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다영화 상영이 가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문을 연 영화관을 찾기 어려운 것은 관객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객 동원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하다일단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하다영화관에서 철저한 방역으로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메트로 마닐라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코로나19 감염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더라도 영화관 방문은 쉽지 않다배정 좌석 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며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마스크를 벗을 수 없으니당연히 상영관 내 음식물 취식도 금지된다.

 

코로나19 범정부 태스크포스(IATF-EID)의 규정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만 영화 관람이 허용되는 것도 영화관람객을 늘리기 어려운 큰 이유가 된다필리핀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1017일 현재 필리핀 전체 인구 약 1.09억 명 가운데 2차 접종 완료자는 2,4307,903명에 불과하다백신 접종 목표 인원(7,000만 명)34.7%가 백신을 접종하였다고 하지만백신 접종 완료자 중 47%65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이다코로나19 이전처럼 마닐라의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다시 보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필리핀 백신 접종 현황

 (2021.1.17. 기준)

 

접종 
현황(단위: )

비중
(단위: %)

A1그룹 의료기관 종사자보건의료인

2,458,504

10.1

A2그룹 : 65세 이상 고령자

4,555,699

18.7

A3그룹 기저질환자

6,971,473

28.7

A4그룹 사회 기반시설 종사자코로나19 대응 최전방에 있는 공무 집행자

7,706,745

31.7

A5그룹 저소득 빈곤층

2,344,388

9.6

나머지 대상자

271,094

1.1

2회차 접종 누계(접종완료)

24,307,903

100

※ 출처 필리핀 보건부(DOH)


▣ 2018~2020년 한국 영화 완성작 국가별 수출실적(단위: USD)

▣ 2018~2020년 한국 영화 완성작 국가별 수출실적(단위: USD)

※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영화 해외 매출 총액은 8,361만 달러(약 951억 원)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전체 극장 매출액이 전년 대비 73.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매출 실적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은 글로벌 OTT의 전 세계 판권 판매액이나 소수의 글로벌 OTT 오리지널 작품의 로케이션 유치 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전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한국 영화 완성작 국가별 수출실적에서 필리핀은 8위를 차지했다.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의 영화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의 영화관>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에서 영화관 앞 공간에 조성한 한류 관련 포토존>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에서 영화관 앞 공간에 조성한 한류 관련 포토존>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에서 영화관 앞 공간에 조성한 한류 관련 포토존>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에서 영화관 앞 공간에 조성한 한류 관련 포토존> 


<필리핀 정부에서는 미성년자가 쇼핑몰 실내 공간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미성년자가 쇼핑몰 실내 공간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미성년자가 쇼핑몰 실내 공간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미성년자가 쇼핑몰 실내 공간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마닐라 Ayala Malls Manila Bay 쇼핑몰. 스크린이 10개나 있는 대형 영화관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계속 문을 닫은 상태이다. 영화관뿐만 아니라 영화관이 있는 층의 매장 전체가 문을 닫았다.>

<마닐라 Ayala Malls Manila Bay 쇼핑몰. 스크린이 10개나 있는 대형 영화관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계속 문을 닫은 상태이다. 영화관뿐만 아니라 영화관이 있는 층의 매장 전체가 문을 닫았다.>

<마닐라 Ayala Malls Manila Bay 쇼핑몰. 스크린이 10개나 있는 대형 영화관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계속 문을 닫은 상태이다. 영화관뿐만 아니라 영화관이 있는 층의 매장 전체가 문을 닫았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앤 킴(Anne Kim)

  • 성명 : 앤 킴(Anne Kim)[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마닐라 통신원]
  • 약력 : 프리렌서 작가, 필리핀 정보제공 블로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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