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길거리 '한상' 차림에 부에노스아이레스 골목을 가득 메운 사람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0.26

아르헨티나의 한식 조리사들이 모이면 어떻게 될까? 9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시에서 20명이 넘는 한식 셰프들이 주최하는 다양한 한식 행사가 열렸다. 아르헨티나 최초로 한식셰프협회 '한상(Hansang)'의 탄생을 축하하며 마련된 이번 축제를 통해 도시 곳곳에서 특색있는 행사를 마련해 한국 음식을 시음하고 알리는 기회를 나눴다.


<아르헨티나에 한식을 알리고 나누려는 취지로 설립된 재아 한식요식업협회 출범 기념회 – 출처 : '한상(Hansang)' 인스타그램(@hansang.ar)><아르헨티나에 한식을 알리고 나누려는 취지로 설립된 재아 한식요식업협회 출범 기념회 – 출처 : '한상(Hansang)' 인스타그램(@hansang.ar)>

<아르헨티나에 한식을 알리고 나누려는 취지로 설립된 재아 한식요식업협회 출범 기념회 – 출처 : '한상(Hansang)' 인스타그램(@hansang.ar)>


약 25,000명 정도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는 약 100여 개 내외의 식당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인 사회, 한인타운 위주로 교민들이 이용하던 한식점들이 한국문화와 세계적인 한식의 인기로 점점 아르헨티나인들의 식탁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한상의 시작은 2019년 우연한 계기에 한식당들이 모여 현지인들에게 한식을 홍보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에 마련된 '한식주간'의 개최였다. 이후에도 아르헨티나 내에서 자발적으로 다양한 한식 홍보 활동을 해왔던 것을 계기로 협회를 설립했다. 9월 22일에는 한국문화원에서 20여 명의 한인 요리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상 발족 행사를 개최했고, <아르헨티나 마스터 셀레브리티>에서 3명의 심사위원 중 한명인 도나토 데 산티스(Donato de Santis)는 물론, 3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요리 유튜버 파울리나 코시나(Paulina Cocina)를 비롯해 체코리아(Che Corea) 등의 인플루언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상을 이끄는 산드라 리(Sandra Lee)는 “우리는 아르헨티나 사회에 한인 사회가 서로의 맛, 식탁 위 메뉴의 공유를 통해 아르헨티나는 물론 아메리카 전역에 걸쳐 두 문화 간의 교류를 확장하고 싶다”고 전하며 “아르헨티나의 식탁에 한식이 그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을 때까지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요리법을 전파하는 것에 목적으로 둔다”고 설명했다. 한상은 아르헨티나에 한식을 알리고, 나누려는 취지로 설립되었으며 20여 명의 한식 조리사 및 제빵사들, 한식당 주인들이 모인 단체다.


<한인들의 생활터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 지역에 위치한 펠리페 바예세(Felipe Vallese) 길과 루페르토 고도이(Ruperto Godoy) 길에서 개최된 길거리 음식 페스티벌 - 출처: 통신원 촬영>

<한인들의 생활터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 지역에 위치한 펠리페 바예세(Felipe Vallese) 길과 루페르토 고도이(Ruperto Godoy) 길에서 개최된 길거리 음식 페스티벌 - 출처: 통신원 촬영>


특히 9월 27일부터 한 주간의 축제에서의 핵심 행사는 10월 3일 치뤄진 길거리 음식 행사였는데, '길거리 음식에는 한 나라의 대표적인 음식의 맛, 색깔, 냄새가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표현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한국음식에서 길거리 음식은 절대 빠질 수 없는 한국음식의 특색을 나타낸다'며 라고 협회는 개최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이민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의류 클러스터 플로레스 지역에 펠리페 바예세(Felipe Vallese)길과 루페르토 고도이(Ruperto Godoy)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특히 루페르토 고도이길이 일반적인 아르헨티나의 골목길과 달리 한국의 골목길 처럼 좁아 아늑하면서도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전 부터 한국식당들이 조금씩 입점하기 시작한 골목은 지난 몇년간 그 성장세가 가시적으로 들어나 명실상부 '한식골목'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길거리 음식축제가 열린 루페르토 고도이(Ruperto Godoy)길의 전경. 여러 식당들을 볼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길거리 음식축제가 열린 루페르토 고도이(Ruperto Godoy)길의 전경. 여러 식당들을 볼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현지 신문사를 통해서 홍보가 잘 된 탓이었을까? 12시 쯤 도착한 행사 장소에는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줄일 길게 늘어서 있었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인원제한을 위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도록 입구에서 입장인원을 제한한 탓이었지만, 사실상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행사는 3시 쯤 준비되었던 음식이 동이나는 바람에 조기 폐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육 덮밥을 준비하고 있는 조리사 앞에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제육 덮밥을 준비하고 있는 조리사 앞에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떡볶이, 김밥과 함께 메뉴에 포함된 튀김 만두 - 출처: 통신원 촬영>

<떡볶이, 김밥과 함께 메뉴에 포함된 튀김 만두 - 출처: 통신원 촬영>


<골목길에 위치한 식당들은 행사를 맞이한 특별메뉴를 제공하기도 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골목길에 위치한 식당들은 행사를 맞이한 특별메뉴를 제공하기도 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후식으로 달고나를 시연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후식으로 달고나를 시연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편, 펠리페 바예세 길 한쪽에서는 전 세계적 돌풍을 몰고 온 넷플릭스 시리스 <오징어 게임>에 나온 달고나도 직접 만들고 있어, 많은 아르헨티나인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루페르토 고도이 길은 지난 2~3년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었다. 가정집 또는 공장이었던 많은 건물들이 한식당,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 또는 일식집, 중식집 등으로 변화하고 있었고, 그 가운데 한류의 흔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루페르토 고도이 길. 한류를 실감하게 하는 이미지들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루페르토 고도이 길. 한류를 실감하게 하는 이미지들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번 길거리 음식 행사에는 1,000여 명의 참가자가 입장해 길거리 음식을 맛보았다. 하지만 줄을 서 있던 2,000여 명의 시민들은 음식이 떨어서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해야 했다. 주최자 측도 “상상했던 것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며 “지금까지는 홍보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한식 수요를 감안한 행사 기획과 진행에 더욱 노력을 기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정은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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