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말레이시아도 9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문화예술계 문 연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0.13

말레이시아 정부는 9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9월 초부터 문화예술 산업을 비롯해 관광업을 재개했고, 중순부터는 실내·외 스포츠와 헬스장 영업을 허용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현재의 봉쇄 체계를 계속 유지한다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만 커질 것이다”며 “거리두기와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백신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상 회복을 꾀하더라도 독일·프랑스 등과 비슷하게 백신 접종자에 제한한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9월 9일부터 전국의 영화관, 전시회, 박물관, 미술관, 실내버스킹, 공연, 방송 촬영이 재개됐다. 또한 16일부터 말레이시아 북부 섬인 랑카위가 관광객들에게 빗장을 풀었고, 국가회복계획 2·3·4단계 지역은 실내, 실외 스포츠 및 단체운동, 헬스장 문을 17일 다시 열었다. 말레이시아는 신규 확진자와 백신 접종자 숫자에 따라 지역을 국가회복단계 1단계~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확진자가 낮고 백신 접종자 숫자가 높다는 뜻이다.

 

오는 10월 1일부터는 스파, 마사지샵, 동물원, 식물원, 수족관, 스쿠버다이빙 등 비필수업종도 영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은 접종 완료자에게 제한된다. 또한 일부 업종의 경우 직원도 의무적으로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 극장의 경우 18세 이상의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수용 가능 인원의 50%만 받는다는 조건으로 재개된다. 또한 비대면 결제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공기 청정 기준을 지켜야 한다. 외식업과 달리 극장에 근무하는 직원은 모두 2차 백신을 접종해야만 한다.


<말레이시아 사업장은 직원의 1차·2차 백신 접종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좌), 2차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8명까지 입장 인원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우)>

<말레이시아 사업장은 직원의 1차·2차 백신 접종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좌), 2차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8명까지 입장 인원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우)>


이번 방침에 대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줘서 긍정적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반면에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판정자나 확진 후 완치자가 다중이용시설이나 행사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다른 국가와 달리 말레이시아는 ‘백신 접종’만을 고집해 차별 조치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박람회 등 일부 행사에 한해서만 음성 판정자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백신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 있지만, 백신률을 높여 문화예술산업 회복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업을 중단했던 많은 문화예술업계가 다시 문을 열면서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놓였던 영화관에 심폐소생을 하는 동시에 우울감을 겪고 있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지난 9일부터 극장가가 다시 문을 연 가운데, 말레이시아 1위 영화관 체인인 골든스크린시네마는 9월 16일 국경일인 말레이시아의 날을 맞아 영화관을 개장했고, 2위 영화관 체인인 TGV시네마는 23일부터 극장을 재개했다. 극장가는 매 작품마다 흥행을 일으키는 ‘마블’의 신작을 상영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 <블랙 위도우>는 상영 첫 날부터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0월 15일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11월 5일 <이터널스>, 12월 17일 <스파이더맨:노웨이홈> 등 개봉을 앞두고 있어 더욱 많은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골든스크린시네마는 9월 30일 <블랙핑크: 더 무비>를 상영하고 10월부터 <프랑스 영화제>를 개최해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영업을 재개한 극장가. 방역 조치에 따라 비대면 결제 시스템 이용과 식음료 선주문, 선결제가 의무화됐다>

<9일 영업을 재개한 극장가. 방역 조치에 따라 비대면 결제 시스템 이용과 식음료 선주문, 선결제가 의무화됐다>


<극장가는 위기 극복을 위해 흥행 보증 수표인 ‘마블’의 신작을 홍보하고 있다>

<극장가는 위기 극복을 위해 흥행 보증 수표인 ‘마블’의 신작을 홍보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봉쇄됐던 미술관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어 전망이 긍정적이다. 쿠알라룸푸르는 오는 10월 열리는 <Kuala Lumpur with the Art In the City 2021 (AITC 2021)>를 준비하며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쿠알라룸푸르 일함 갤러리도 심혈을 기울여 10월에 열릴 말레이시아 작가 콕유푸아(Kok Yew Puah)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10월 2일부터 수도권과 믈라카 박물관 7곳이 운영을 재개하면서 분주하게 개관을 준비 중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도모하기 위해 백신 접종자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여전히 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상회복을 위한 방역완화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따라서 백신 접종자 혜택은 강화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은 유지할 전망이다. 29일 기준 말레이시아인들의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61.5%로 조만간 집단면역을 위한 최소 수치인 70%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코로나로 인해 움츠러둔 문화예술계가 숨통을 트고 앞으로 관객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The Star》 (21. 9. 30.) <Malaysian museums and festivals prepare for the return of major art events>, https://www.thestar.com.my/lifestyle/culture/2021/09/30/malaysian-museums-and-festivals-prepare-for-the-return-of-major-art-events


홍성아

  •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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