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시대별로 변하는 월병...한류 월병은 어떨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9.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상황 속에 다시 한가위(중추절)가 다가왔다. 주간이동제한으로 고향을 갈 수 없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족, 친지와의 만남도 어려워졌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운 한가위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모임도 불가능해지고 대표 행사인 점등식도 취소되면서, 월병 선물세트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1 중추절을 맞아 쇼핑몰에서 전등 장식을 선보였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2021 중추절을 맞아 쇼핑몰에서 전등 장식을 선보였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2021 중추절을 맞아 쇼핑몰에서 전등 장식을 선보였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은 우리의 한가위를 중국식으로 중추절이라고 부른다중추절이 되면 말레이시아인은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월병을 선물하면서 정을 나눈다월병은 여러 가지 앙금이 들어간 중국 전통 음식으로 보름달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월병이란 이름이 붙게 됐다중추절에 월병을 먹는 이유는 중추절의 유래인 중국의 상아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옛날 옛적 10개의 태양으로 가뭄에 시달렸던 과거 후이는 9개의 태양을 활로 쏴서 사람들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하게 된다이에 서왕모로부터 영생을 얻어 신이 될 수 있는 약을 얻게 되지만아내 상아를 두고 갈 수 없어 약을 숨기게 한다하지만 이 약을 갖기 위해 찾아온 봉몽으로부터 약을 지키려던 상아는 어쩔 수 없이 이를 삼켜 홀로 하늘로 승천하게 된다상아는 남편을 보기 위해 인간 세계와 가장 가까운 달에서 살게 되었고후이는 보름달이 뜨면 아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차리며 그녀를 볼 수 있기를 빌었다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지자 중국에서는 중추절에 보름달을 기리고 월병을 먹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하지만 월병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에 각지로 흩어졌던 가족들은 둥근 식탁에 앉아 월병과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인간 세계와 가까운 달에 살며 남편 후이를 그리워하는 상아 – 출처 : 'earthstoriez'>

<인간 세계와 가까운 달에 살며 남편 후이를 그리워하는 상아 – 출처 : 'earthstoriez'>


코로나19 시대에 중추절을 맞은 말레이시아에서는 달라진 월병 문화를 찾아볼 수 있다과거 월병은 가족친지들이 함께 나눠 먹는 값싼 음식이었지만경제 성장과 함께 월병도 점차 상업화됐다제비집송로버섯 등 세계적 진미 상품이 들어간 월병이 등장하고 쇼핑몰에서는 고급스럽게 포장한 월병을 진열했다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 중추절에는 고가의 월병 선물세트를 진열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아무래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크다 보니 예전과 같은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또한 코로나19로 중추절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할 수 없게 되니 사람들도 조용히 명절을 보냈다.ㅍ


<슈퍼마켓과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월병 – 출처 : 통신원 촬영><슈퍼마켓과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월병 – 출처 : 통신원 촬영>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음식점과 쇼핑몰은 모처럼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사람들이 비대면 분위기에 적응한 데다가 8월부터 봉쇄령도 점차 풀리고 있어 희망적인 분위기가 퍼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말레이시아 정부는 코로나19와의 공존에 대한 의지를 서서히 밝히면서봉쇄보다는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이에 오랜 시간 동안 영업이 중단됐던 사업체가 다시 문을 열면서 지난 명절과 달리 대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접 부모님이나 사업체를 찾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고가의 선물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요식업 프랜차이즈 드래곤아이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작년보다 고가의 프리미엄 월병세트 수요가 더 높다작년보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있고부모님이나 친지들도 오래 동안 뵙지 못하다 보니 고가의 선물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선물용 월병 – 출처 : 통신원 촬영>

<말레이시아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선물용 월병 – 출처 : 통신원 촬영>


올해 코로나19로 고급 월병세트 수요 증가가 두드러면서 일부 브랜드는 20~30대를 위한 다양한 상품도 선보였다새로운 소비층으로 각광받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키토 월병(탄수화물을 줄인 월병)부터 페스츄리크레페 형식으로 재해석한 월병도 한정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눈에 띄는 새로운 변화는 20·30대의 젊은 창업자가 전통 식품 월병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해 판매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기존에는 유명 제조업체의 월병을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소비했지만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수요가 몰리면서새로운 소비 흐름을 반영한 월병은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의 젊은 창업자들이 새로운 맛과 식감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것이 가능하다면한국 외식업체들도 한류를 활용한 신제품을 내세우며 소비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국의 붉닭볶음면제주의 감귤김치떡볶이 등 말레이시아 한류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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