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중추절 축제 속의 한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0.05

싱가포르에서 음력 815(양력 921)은 중추절(Mid-Autumn Festival)로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명절이다공휴일은 아니지만중국계 싱가포르인에게는 대표적인 명절 중의 하나이다싱가포르에서는 중추절 기간 등불을 켜면서 풍요로운 가을 추수를 맞이하게 해 준 신에게 감사를 표하거나 문 케이크라고 불리는 월병을 선물한다이는 우리나라에서 송편을 먹고 조상들께 차례를 드리는 것과 유사한 문화로 보인다.

 

한국의 송편은 쌀가루로 반죽해 그해 수확한 콩대추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고 솔잎을 깔고 찐 떡이지만 월병은 다양한 과일과 꿀채소를 넣고 동그랗게 만든 음식이다각각 송편과 월병은 반달과 보름달의 모습을 하고 있다현대에 들어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떡들이 만들어짐과 동시에 송편의 속을 채우는 소 또한 다양하고 새로워졌다싱가포르에서도 전통적인 형식의 월병 이외에서 녹차초콜릿커피 등 다양한 입맛과 취향을 저격한 월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양한 월병 중 고급화된 월병의 모습 – 출처: 인터컨티넨탈 호텔 ManFu Yan 레스토랑 홈페이지>

<다양한 월병 중 고급화된 월병의 모습 – 출처: 인터컨티넨탈 호텔 ManFu Yan 레스토랑 홈페이지>


싱가포르에서는 중추절에 가족들이 밤에 랜턴을 들고 나와 달맞이를 하며 소원을 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싱가포르 북부 거주 구역에서도 중추절 전부터 저녁 즈음 온 가족이 등불을 들고나와 소원을 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삼삼오오 모여 등불을 켜고 사진을 찍고 소원을 비는 모습들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중추절을 맞이하여 싱가포르의 국립정원이자 주요 관광 명소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에서는 중추절을 기념하는 랜턴 축제를 915일부터 103일까지 진행한다이 축제의 주제는 축복(Blessings)으로코로나로 인해 여러 가지로 힘든 방문객들에게 건강과 좋은 날의 소식을 전하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장 큰 랜턴인 스카이 랜턴은 번영을 의미하는 한자가 표시된 등을 띄워 보내는 한 쌍의 토끼와 사슴과 학소나무 그리고 하늘 위를 떠다니는 등불을 표현했다사슴은 중국어로 행운이라는 단어와 동음이의어이다소나무와 학은 건강과 장수를 상징한다이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좋은 축복이 있기를 빌어주는 전시로 그 크기와 섬세함에 압도되는 작품이었다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등불들은 예상보다도 더 길어지는 팬더믹 상황으로 지치고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았다.


<장수와 번영을 상징하는 스카이 랜턴 – 출처: 통신원 촬영>

<장수와 번영을 상징하는 스카이 랜턴 – 출처: 통신원 촬영>

 

스카이 랜턴 근처에는 싱가포르의 33개의 커뮤니티 그룹의 사람들이 손으로 그린 1,000개의 원형 등과 축복의 글들이 전시되어 있었다사람들이 등마다 하나하나 직접 문양을 그려 넣어 만든 다양한 등을 한 데 모아놓고 보니 각각의 개성으로 형형색색 조화를 이룬 모양이 무척 아름다웠다이처럼 중추절 축제를 통해 싱가포르 사람들이 코로나로 지친 서로를 축복하고 위로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역 사회에서 만든 1,000개의 종이 등불 – 출처: 통신원 촬영>

<지역 사회에서 만든 1,000개의 종이 등불 – 출처: 통신원 촬영>


특별히 이 행사에서는 다른 전시들과 함께 한옥을 배경으로 한국의 유명한 김홍도와 김준근의 디지털 작품이 함께 전시되었다싱가포르 중추절 행사에 세계 다양한 국가 중 한국만 따로 특별 전시를 진행한다는 사실에 애국심이 절로 솟았다현재 싱가포르에서 급격하게 증가한 확진자 수로 인해 외출이 자제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풍속화 작품 앞에 많은 사람이 구경하고 있었다요즘 유행하는 소위 말하는 젊은 문화가 아닌 한국 전통의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관람하는 싱가포르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대중문화뿐만 아니라 전통문화에도 한류를 전파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김홍도와 김준근 화가의 풍속화 전시의 관람객들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을 대표하는 김홍도와 김준근 화가의 풍속화 전시의 관람객들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 풍속화 전시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 풍속화 전시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번 중추절 행사를 통해 싱가포르 사람들이 한국의 K-Pop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넘어 전통 풍속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관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화교류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한류에서 시작된 싱가포르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알리고 전파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러한 기세를 몰아 한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세계 속으로 계속 퍼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참고자료

가든스 바이 더 베이 홈페이지https://www.gardensbythebay.com.sg/en/things-to-do/calendar-of-events/mid-autumn-festival-2021.html


신보라

  •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 약력 : 전) 싱가포르 Duke-NUS 의과 대학 박사후 연구원 현) 싱가포르 NUS Yong loo lin 의대 박사 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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