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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김치이건만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9.01

김치의 중국식 표기 논쟁이 독일에까지 보도됐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보도 자체가 안타깝다. 독일에서 김치는 김치다. 이미 한국식 음식으로 인식되어 있는 이름이다. 중국식 표기로 말하거나 쓰거나, 제품을 만들고 홍보하지 않는다. 이런 논란은 오히려 독이다. 국내 논쟁이 독일에까지 보도됨으로써 오히려 중국식 발음이 알려지고, '아, 한국 것이 아닐 수도 있는거야?'라는 질문이 들게 한다.


<김치와 파오차이 논란을 자세히 소개한 '슈테언' 기사 - 출처 : Stern.de>

<김치와 파오차이 논란을 자세히 소개한 '슈테언' 기사 - 출처 : Stern.de>



한국과 중국의 '김치 논쟁‘ 보도

독일 주간지 《슈테언(Stern)》은 지난 8월 20일 한국과 중국의 김치 논쟁을 자세히 소개했다. 슈테언은 '김치 전쟁. 한국과 중국 간 문화결투가 다음 라운드에 들어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치와 파오차이 논쟁, 김장의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중국의 ISO 김치 등재 등 그간 중국과의 김치 논란을 다뤘다. 슈테언》은 "김치를 말하는 사람은 한국을 말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다르게 본다. 수십년 전부터 두 국가는 이 발효 채소를 두고 논쟁해왔다"며 한국에서 김치 개명 절차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건 이미 꽤 오래된 논쟁이다. 김치는 한국인의 국민음식이지만 중국인들이 ‘발효’ 안에 김치를 뒤섞었다. 한국에서는 문화자산이 위험에 처했다고 보는데,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웃대국이 김치의 세계지배권을 빼앗을 거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정부가 칼을 빼들었는데 한국의 새로운 카드는 개명이다.”

 

《슈테언》은 "한국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기존의 '파오차이가 아닌 신치'라고 공식적으로 개정했다면서 김치와 발음이 비슷하고, 파오차이 분류에 들어가는 중국의 절인 채소와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한국 측 설명을 전했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다수의 김치가 중국 수입산이라는 점 또한 언급됐다. 2013년 김장이 한국의 문화로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며 이를 '성과'라고 표현했다.

 

《슈테언》은 이어 김치와 파오차이를 소개했다. 김치는 "한국 요리 중에 발효시킨 다양한 채소 음식들의 종류를 지칭한다. 가장 먼저 김치는 고추와 생강같은 다양한 향신료로 양념하여 발효된 배추를 의미한다. 무 같은 다른 재료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오차이는 넓게 '절인 채소'로 번역된다. 배추 같은 채소를 소금물과 향신료가 든 용기에 넣고 상온에서 발효시킨다. 두 음식의 유사성 때문에 중국에서는 김치가 종종 중국식 파오차이라고도 불린다"고 덧붙였다.


<슈테언이 소개하는 김치 치즈 샌드위치 레시피 기사 - 출처 : Stern.de>

<슈테언이 소개하는 김치 치즈 샌드위치 레시피 기사 - 출처 : Stern.de>



독일의 김치는 이미 성숙 단계

최근 몇년간 독일에서 김치를 구입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다.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도 많아졌다. 한국 식품 회사가 아니다. 독일 회사다. 특히 발효식품에 대한 인기와 맞물려 발효 식품을 취급하는 회사들이 김치 제품을 만들고 있다. 독일 현지 회사가 김치를 만들면서 이들이 생산하는 김치 관련 콘텐츠도 확대되고 있다. 레베나 에데카 주요 슈퍼마켓 체인들이 소개하는 요리 레시피에도 김치가 자주 등장한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독일에서 배추를 '중국배추(Chinakohl)'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다. 한국 김치를 만드는 데 중국배추를 사야 한다. 하지만 중국배추로 만든다고 해서 김치를 중국음식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김치의 인지도는 중국배추를 넘어선다.

 

독일 내에서 김치의 인지도는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 국제적 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김치를 알고 있다. 한식당뿐만 아니라 여러 아시아 음식점에서도 김치를 별도 반찬 메뉴로 취급하는 곳이 많다. 물론 '파오차이'가 아닌 '김치'로 판매한다. 국내의 우려만큼 개념이 섞여있지 않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김치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김치가 더 많다는 그 사실이다. 괜한 이름 논쟁으로 불필요한 정보까지 외국에 알리는 게 아니라 한국산 김치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참고자료

https://www.stern.de/genuss/die-kimchi-fehde-zwischen-china-und-suedkorea-geht-in-die-naechste-runde-30669348.html

https://www.stern.de/p/plus/genuss-reise/rezepte/grilled-cheese-sandwich-mit-kimchi--sauer-sucht-scharf-30500860.html




이유진

  •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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