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큰 위기를 맞이했다. 처음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제 4번째 변이인 델타 변이까지 발생했다. 인도에서부터 발생된 이 변이 바이러스는 미얀마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미얀마는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이 국경을 통한 교역량이 크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국가비상사태 이후 의료체제가 붕괴가 된 현재, 미얀에서는 기존의 코로나 검사소 및 병원들은 공식적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19, 특히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미얀마에 큰 위기를 가져왔다.
물가 상승에 더불어 의료체제의 붕괴는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분야다. 현재 미얀마의 코로나19 일일 검사 수는 15,000여 명, 그중에서 확진자는 5,000명 정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백신을 수입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눈앞으로 다가온 의료시스템의 마비로 코로나19에 확진된 국민들은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스스로 구한 산소통에 연명하며 자가치료를 하고, 병상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치료가 필요한 확진자 외에도 일반 국민들은 경제 불황, 락다운의 장기화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깃발이 걸린 곳에서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음을 알리는 피드 – 출처 : 옐로우플래그 페이스북 페이지(@YellowFlagCampaign)>
그러나 미얀마는 세계 기부지수 1위를 기록한 곳이다. 이 위기 속에서도 기부문화는 빛을 발하며 어려운 상황을 완화하고 있다. 미얀마 곳곳의 주거지에서는 최근 흰색, 혹은 노란색 깃발을 꽂아놓은 집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양곤의 경우 도심보다는 외곽을 중심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이 깃발은 코로나 확진자, 락다운으로 외출이 불가능해진 사람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깃발은 구호단체, 자원봉사자들이 주도하는 캠페인이다. 노란색 깃발은 깃발이 걸린 집에 코로나19 환자가 있어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하얀 깃발은 식료품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의미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도움을 요청하는 플랫폼이다. 시민들은 깃발을 집에 걸어둔 후, 페이스북에 도움을 요청한다. 지인들은 해당 요청 게시글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공유에 힘쓴다.
앞서 언급한 자원봉사단은 주로 청년들로 구성돼있으며, 승려들 역시 이 운동에 힘을 합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이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한편, 식료품을 나누어주거나 외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신해 의약품, 생필품을 대신 구매하며, 자신이 가진 산소통을 환자들에게 양보하고 기부한다. 승려들은 법의(法衣) 위에 방호복을 입고 시민들의 집을 소독한다. 이러한 모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구호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품, 지원금으로 지원하는 기업도 늘어나 선행은 선순환되고 있다.
<확진자의 집. 의약품 지원을 요청하는 노란 깃발 – 출처 : 통신원 촬영>
<승려들의 자원봉사 모습 – 출처 : 36 미얀마 페이스북 페이지(@36Myanmar)>
깃발을 걸어둔 사람들은 지금 당장 쓸 식료품인 쌀과 식용유, 양파 등을 공급받았다. 의약품과 산소통을 공급받은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반년 전, 코로나 확산으로 월급이 줄어들고 최근에는 실직하여 현재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는 통신원의 지인은 현재 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려왔으나, 현재 락다운으로 그마저도 일을 할 수 없어 식료품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흰색 깃발을 내걸어 쌀을 지원받았다. 또 다른 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정보를 얻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며 기부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더욱 길어질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한편, “기업들은 기부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로부터 산소호흡기, 산소통을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인 대응책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빨리 치료제, 백신 공급으로 근본적인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미얀마는 우울한 상황이다. 위기와 어둠 가운데 미얀마의 기부문화와 페이스북을 통한 캠페인은 는 한 줄기 희망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이런 운동도 쉽지 않겠지만 미얀마의 시민의식이 더욱 활성화되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운동이 지속되길 바란다.
※ 사진 출처
Yellow Flag Champaign, https://www.facebook.com/YellowFlagCampaign/photos/pcb.104308288609623/104279608612491/
36 myanmar, https://www.facebook.com/36Myanmar/photos/pcb.4088711837917651/4088711627917672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