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스위스에서 만난 영화 <조제> 김종관 감독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19

<제35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국제 경쟁부문 초청작 김종관 감독의 영화 조제- 출처 : FIFF 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35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국제 경쟁부문 초청작 김종관 감독의 영화 조제- 출처 : FIFF 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지난 7월에 열린 스위스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에서 영화 <조제>, <최악의 하루>, <메모리즈>, <페르소나-밤을 걷다등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김종관 감독을 초청했다그의 영화 <조제>는 동 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소개되면서 지금까지 유럽에서 잘 알려진 공포스릴러드라마 장르 외 또 다른 한국의 멜로영화를 새롭게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통신원은 영화제 관계자를 통해 김종관 감독과 잠시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었다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제35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김종관 감독 - 출처 : FIFF 제공>

<제35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김종관 감독 - 출처 : FIFF 제공>


영화 <조제>로 유럽 국제영화제 진출은 처음이신가요?

사실 프리부르국제영화제(FIFF)에서 유럽 첫 상영으로 먼저 선정되었으나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영화제가 미뤄지는 바람에 지난 5월 말 피렌체에서 열렸던 한국영화제 개막작으로 영화 <조제>는 유럽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영화 <조제>는 일본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작품을 리메이크 한 작품인데 어떻게 작업하시게 되었는지 그리고 감독님께서는 어떤 부분을 원작과는 달리 강조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조제>의 원작은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입니다이후 2000년대 초반 일본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한국에서 굉장한 사랑을 받았습니다여전히 그 작품을 사랑하는 팬들이 많아 작품 초기에 부담도 있었지만 그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시선이 너무 좋았습니다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저만의 창작 지향점새로운 형식과 캐릭터그리고 또 다른 스토리텔링을 통해 20년이 지난 한국 사회에서의 조제를 새롭게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감독님께서 영화 <조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으셨던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영화는 하반신 마비를 가지고 세상과는 떨어져 사는 여성과 미래를 꿈꾸는 젊은 청년의 사랑 이야기입니다관계성에서 본다면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특별할 수도 있지만 사랑을 해보거나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보편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영화는 일반적인 멜로영화의 밝고 화려한 공간이 아닌 쓸쓸하고침침하고가난한 공간들 안에서 펼쳐지는데 이 부분에는 제 어릴 적 개인적인 기억들도 투영되어있습니다저는 이러한 공간들이 꼭 힘들고 고통스럽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그래서 영화라는 공간 안에 스포트라이트를 주어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조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허구적으로 펼치며 그 이야기 속에서 살아갑니다. 영화감독이란 직업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조제란 인물은 허구의 공상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갑니다제 어릴 적 기억을 되짚어 보면 저 역시 현실에서 많은 달콤한 상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그 상상의 기능이 점점 커져서 영화를 만드는 지금의 제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며 조제란 인물에 제 자신과 동일시하기도 하고 추억들을 되새기며 재미있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 특별히 영향을 준 감독, 혹은 영화가 있을까요? 또 감독님께서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거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특별하게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세상에는 좋고 많은 감독들과 영화들이 넘쳐납니다영화 <조제>는 제가 어릴 적 좋아했던 클래식 영화 <애수(Waterloo Bridge)><추억(The Way We Were)> 등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이 영화들을 살펴보면 빈곤하고 소박한 삶들을 매직컬하게 잘 다뤄 소중하게 보여주는데이러한 것들이 제게 아름답게 비춰졌고 제가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 모티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저 역시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고 볼품 없게 생각하는 것들의 아름다움 찾아 그것들을 보여주고 관객들이 이를 발견하여 만족감을 얻게 해주고 싶습니다.

 

영화 <조제>, <메모리즈>, <밤을 걷다>, <아무도 없는 곳> 등 감독님의 여러 작품들을 살펴보면 기억이란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기억을 의식적으로 소재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영화 안에서 창작하는 세계가 완전히 만들어진 이야기에만 의존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저는 남겨보고 싶은 공간사소한 기억마저도 제 작품세계 안에서 재활용되는 것에 재미를 느낍니다영화란 거짓말이라는 장치를 이용하지만 좀 다른 방식으로 수많은 기억들을 기록해두는 매체같기도 합니다.

 

새로운 계획이나 현재 진행 중인 작품들이 있으신가요?

최근에는 <김종관 시어터>라는 상영 전시도 했었고 작년에는 연극도 한 편 올렸습니다현재 신세경 배우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 중입니다저는 영화를 연출하는 사람으로 기본은 두지만 창작 활동에 있어 여러 가지 다양한 장르와 포맷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가지고 있습니다특히 작품들을 대할 때 인간에 대한 시선이 어디까지 가는가에 주목합니다저 역시 그런 영화들을 만들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범죄영화에도 도전해보고자 현재 구상입니다.



<제35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초청 김종관 감독 작품 소개 장면 - 출처 : FIFF 제공>

<제35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초청 김종관 감독 작품 소개 장면 - 출처 : FIFF 제공>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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