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코로나19 상황 속 예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 노력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12

통신원이 작년 말 한 차례 걸쳐 소개한바 있는 진샨이쿠(金山意库)는 충칭의 빠른 개발에 맞춰 새롭게 뜨고 있는 신도시인 량쟝신취(两江新区)에 조성된 문화예술단지이다. 작년의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이 대규모 문화예술단지는 올해까지 지속적인 악재로 인해 여러 문화예술행사부터 시작해 예술단지 조성까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샨이쿠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려 오랜만에 찾아가니 그나마 여기저기서 조금씩 개발 공사가 다시금 진행되고 있었다.


<진샨이쿠가는 길의 그래피티 벽화. 주변으로 대형 와인 상점과 놀이공원, 이케아까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여러 조건이 좋다.>

<진샨이쿠가는 길의 그래피티 벽화. 주변으로 대형 와인 상점과 놀이공원, 이케아까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여러 조건이 좋다.>



<오랜 기간 비어있던 건물들이 단장을 개시했다.>

<오랜 기간 비어있던 건물들이 단장을 개시했다.>


전시는 자연이연(自然而然)이란 주제로 열렸는데 ‘자연스럽게’, ‘자연스레’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7월 17일부터 8월 28일까지 대략 한달 반 넘게 진행되는 이번 전시가 의미있는 이유를 꼽는다면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발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여러 방면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예술방면에 활기를 넣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도모한다는 점, 그리고 그 돌파 방법을 기획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예술에 대한 지원은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사실 좋은 프로젝트일지라도 일시적이라면 어떤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전시의 부주제가 2021년 컨템포러리 소품 소장품 홍보계획전으로, 이미 2018년 시작하여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였다. 더군다나 작년 바이러스 창궐에도 불구하고 3회 전시를 그대로 진행했다. 그만큼 정부 관련 부처와 기업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약 40미터 거리에서도 대부분의 글씨가 보일 만큼 대형 현수막이 전시를 홍보하고 있다.>

<약 40미터 거리에서도 대부분의 글씨가 보일 만큼 대형 현수막이 전시를 홍보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전시는 충칭시 정부판권국과 량쟝신취정부의 홍보부의 지도 아래 충칭 롱코우 투자유치회사가 주관하고 있다. 올해 전시는 확실히 전략적으로 꾸며졌다. 우선 중국의 일류 8대 미대(八大美院)인 쫑양미술학원, 쭝궈(중국)미술학원, 쓰촨미술학원, 시안(서안)미술학원, 루쉰미술학원, 광조우(광주)미술학원, 후베이(호북)미술학원, 텐진(천진)미술학원을 중심으로 해 처음부터 눈길을 끌 목적이 뚜렸하다. 물론 상업적인 예술 전시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이라면 이 전시에 좋지 못한 평가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통신원이 이 전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은 전시의 목적과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전시기획이다. 코로나19 창궐과 확산으로 경기는 침체되고 있지만 일반 대중들의 문화예술계와의 친밀도 역시 고려했다. 대부분 공공에서 기획되는 전시가 대중들에게 전시를 관람토록 하는 목적은 대중들의 예술 향유 기회제공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공공 전시이기 이전, 뚜렷한 상업적 목적을 가짐으로써 관람자가 직접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쓰촨미술학원의 원장이었던 로종리 교수의 판화작품, 로종리는 충칭을 대표하는 원로 작가이다. 미술계에서는 이 작가를 모르기가 오히려 힘들 것으로 짐작한다.>

<쓰촨미술학원의 원장이었던 로종리 교수의 판화작품, 로종리는 충칭을 대표하는 원로 작가이다. 미술계에서는 이 작가를 모르기가 오히려 힘들 것으로 짐작한다.>


<중국현대미술의 4대 천왕으로 꼽히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팡리쥔의 작품. 그는 쓰촨미술학원의 교수이기도 했다.>

<중국현대미술의 4대 천왕으로 꼽히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팡리쥔의 작품. 그는 쓰촨미술학원의 교수이기도 했다.>


물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작품들 대부분이 소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작가의 인지도가 상당히 유명한 경우는 판화작품을 전시함으로써 실제 구매 가격이 높아지는 현상을 방지했다. 더불어 실제 중국의 명문 8대 미술학원 출신의 작가들로 구성하여 어디서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만한 인지도 높은 작가의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친밀도를 높이고자 했다.

 

이점에서 많은 예술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나뉜다. 이미 인지도가 높은 작가들은 사실상 작품 활동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이 없음에도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는 이견이다. 이들은 인지도가 없거나 특히나 젊은 작가들은 전시의 기회도 갖기가 어려울뿐더러 지금과 같은 시기는 판매는 커녕 작업을 그만둬야 할 처지라 주장한다. 이런 형태의 전시가 과연 예술계에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의 반문도 함께 제기한다.

 

실제로도 많은 전시가 그렇다. 특히나 갤러리라는 영리가 뚜렷한 전시공간은 전시 후 작품을 판매해야 하는 목적이 아주 뚜렷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전혀 없거나 젊은 작가들이 전시 기회를 갖는 것이 아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예술 작품의 판매가 이루어지려면 시장이 형성이 되어야 한다. 시장은 경제수준은 물론, 지속적인 예술교육과 문화향유기회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계획대로 이번에 준비된 유명작가들의 소품전시는 인기가 많았다.>

<계획대로 이번에 준비된 유명작가들의 소품전시는 인기가 많았다.>


충칭의 경제 수준이 짧은 기간 놀라운 속도로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외 일반 대중들의 문화의식 수준 혹은 교육이 높아질 정도로 향샹된 것은 아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예전보다는 현저히 향상됐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며 반드시 지속적이어야 한다. 이번 전시는 이미 4회차에 접어들었다. 지속성에 있어 예술계 종사자로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또한 지금 여러 상황에 따라 명문 대학의 브랜드 네임을 이용했다던가 유명 작가들로 대중의 시선을 우선 끈 점도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다. 지속성을 잃지 않고 예술계의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도움이 지금처럼 꼭 필요한 단계가 있지만 언젠가는 자립하고 발전해야 하는 단계가 온다. 상호 발전적 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미래의 충칭이 진정한 문화 선진 충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한준욱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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