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테메큘라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 방문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12

LA에서 남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테메큘라 밸리(Temecula Valley)는 남가주 최고의 와인 생산지이다. 물론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지 하면 북가주의 나파 밸리(Napa Valley)와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나파밸리와 소노마 카운티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 LA 사는 이들에게는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영화 <사이드웨이즈(Sideways)>의 로케이션 장소이기도 했던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인근의 솔뱅(Solvang)과 산타 이네즈(Santa Ynez), 그리고 파소 로블레스(Paso Robles) 역시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가 많이 몰려 있다.

 

사실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먼저 와이너리가 들어선 곳은 북가주의 나파 밸리가 아니라 남가주의 테메큘라 밸리이다. 테메큘라 밸리는 아침 일찍 길을 나선다면 와이너리 투어와 함께 테메큘라가 제공하는 많은 여흥 거리를 즐길 수 있는 거리에 있어, 남가주에 사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당일치지 여행지이다. 테메큘라 밸리에는 50 여개의 와이너리가 들어서 있다. 테메큘라 시에 들어서면 포도나무들이 심겨져 있는 구릉이 굽이굽이 펼쳐져 있는 모습이 흡사 이탈리아의 끼안띠 지방에라도 온 듯한 느낌이다. 이곳에서 재배하고 생산해내는 와인 종류로는 시라, 카베르네 소비뇽, 진판델, 피노 누아르, 샤르도네, 피노 그리지오, 소비뇽 블랑, 리슬링 등 다양하다.

 

방문자센터에 가면 테메큘라의 와이너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된 지도를 얻을 수 있다. 시간이 마냥 있는 것이 아닌지라 50 여개나 되는 와이너리 가운데 어떤 곳을 들러볼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통신원은 가장 상을 많이 받은 와이너리 가운데 하나인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South Coast Winery)를 선택했다. 와이너리 입구에는 철제로 제작된 실물 크기의 말 조각이 세워져 있었는데 앞발을 든 모습으로 손님들을 반겨준다.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주의 최정상급 와이너리 750 곳 가운데 최초로 문을 연 곳이며 매년 뽑는 최고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에 4차례나 선정되었던 곳이다. 1854년부터 시작돼 미 전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명망 높은 와인 대회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페어 와인 경쟁(California State Fair Wine Competition)’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와이너리는 와인 애호가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의 방문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곳인 만큼 포도과 함께 와인을 제조하는 양조장, 와인 시음을 할 수 있는 시음장, 와인과 어울리는 멋진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 와인과 와인에 관한 소품과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샵, 그리고 여유 있게 주말을 쉬어갈 수 있는 호텔과 스파 등의 시설을 한 지붕 아래 두고 있다. 63에이커의 포도밭은 농부들의 정성스런 손길이 닿아 적당한 키를 유지하며 자라고 있었다. 풍요로운 남가주의 토양과 테메큘라 계곡의 넉넉한 햇살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들을 더할 수 없이 특별하게 영글어냈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 메이커들이 결합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품질의 와인이 탄생된 것이다.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의 레이블을 단 와인이 처음 출시된 것은 2003년. 그동안 로컬과 국제 와인 대회에서 무려 3천 회나 크고 작은 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만 해도 스파클링 피노 그리지오로 은상을 수상했고 2017년 빈티지 메리타지 와인으로 더블 골드 상, 그 외에도 3가지의 상을 더 받았다. 시음장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한쪽 벽이 각종 색깔의 리본들로 가득 덮혀 있다. 그만큼 여러 상을 주렁주렁 받은 것이다. 최고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도 2008-2009년, 2009-2010년, 2013-2014년 이렇게 세 차례나 된다. 시음장에 들어가니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여러 사람들이 대낮부터 와인 시음을 하고 있었다. 친구,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들은 와인을 홀짝이며 끊임없이 이야기꽃을 피운다. 와인 시음은 5가지에 35달러였다. 통신원은 로제로부터 시작해, 피노 그리지오, 피노 누아르, 카베르네 소비뇽, 그리고 디저트 와인으로 뮈스카를 시음했다. 평소 알코올 음료를 그리 자주 마시지 않다 보니 시음인데도 금방 얼굴이 붉어진다.

 

테이블이 준비됐다고 해서 레스토랑으로 이동해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커다란 와인 배럴이 내려다보이는 정원을 바라보며 여유있게 하는 식사는 프랑스 보르도가 부럽지 않았다. 기념품샵에는 와인 병마개 따개부터 시작해 와인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가방, 와인을 테마로 한 소품 등 무소유를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아이템들이 즐비했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의 와인을 2병 구입했고 이곳에서 재배했다는 올리브오일도 샀다.

 

테메큘라 밸리 인근에는 하이킹을 하기에도 좋은 트레일이 여럿 있다. 이 지역은 봄이면 열기구 축제를 위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올드 타운 테메큘라에는 골동품 가게, 갤러리, 선술집과 레스토랑이 12블록에 걸쳐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개척 시대 분위기의 점포들을 보고 있자니 1860년대 서부 시대 분위기로 시간여행을 떠나온 느낌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지역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테메큘라 밸리 박물관(Temecula Valley Museum)을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서부지역 최대 규모의 컨트리 음악 공연장인 테메큘라 스탬피드(Temecula Stampede)의 잔디밭에서는 라이브 밴드의 공연이 열리며 주말에는 무료 춤 강습이 열리기도 한다.

 

테메큘라 와이너리를 돌아보면서 한국의 막걸리나 전통 소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을 이런 식으로 한류 관광 상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벼가 자라는 논, 술을 빚는 공간, 그리고 그렇게 빚은 술을 궁합 잘 맞는 음식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한옥 스타일의 호텔, 외국인들도 ‘원더풀’을 연발하는 찜질방까지…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멋진 투어 상품을 꿈꿔본다.


<테메큘라 밸리의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의 포도밭>

<테메큘라 밸리의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의 포도밭>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의 간판>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의 간판>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의 상징인 말 조각>

<사우스 코스트 와이너리의 상징인 말 조각>


<와이너리에 딸린 레스토랑 야외 좌석>

<와이너리에 딸린 레스토랑 야외 좌석>


<와이너리에 딸린 실내 레스토랑>

<와이너리에 딸린 실내 레스토랑>


<이벤트 준비 중인 와이너리의 공간>

<이벤트 준비 중인 와이너리의 공간>



<기념품샵에는 와인을 테마로 한 많은 상품들이 있다>

<기념품샵에는 와인을 테마로 한 많은 상품들이 있다>



<와인 시음회를 알리는 사인>

<와인 시음회를 알리는 사인>


<시음장을 메운 사람들>

<시음장을 메운 사람들>



<벽을 가득 메운 상들>

<벽을 가득 메운 상들>



박지윤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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