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단오절 논쟁과 쫑즈박람회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7.07

단오절(端午节)은 음력 5월 5일로, 올해는 양력으로 6월 14일이다. 중국에서 단오절은 4대 명절 중에 하나이며 국경일로 지정되어 3일의 연휴를 보낸다. ‘단오’에서 단(端)은 ‘첫 번째’를 의미하고 오(午)는 숫자 ‘다섯’이라는 뜻으로 5월 5일을 일컫는다. 한국의 단오절은 모내기를 끝낸 시기, 풍년을 기원하며 지낸 제사에서 유래한다. 창포에 머리감기, 쑥과 익모초 뜯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단오장(창포 뿌리를 잘라 비녀 삼아 머리에 꽂는 것) 같은 풍속이 있었다. 그네뛰기, 활쏘기, 씨름 같은 민속놀이도 즐긴다. 반면 중국 단오의 유래는 전국시대 초나라 희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굴원(屈原)이라는 신하가 부패청산과 국시를 바로잡길 요구하다 간신들로 인해 먼 곳으로 유배를 당하게 된다. 유배지에서도 나라와 백성들 걱정으로 가득했던 그는 초나라의 수도가 진(秦)나라에 의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비통한 나머지 멱라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백성들이 애통해하며 배를 타고 시신을 찾아 나섰는데, 물고기들이 시신을 해치지 못하도록 강물에 음식물(쫑즈)을 던져 넣었다고 전해진다.

 

<올해 11회를 맞이하는 쫑즈 박람회 - 출처 : 통신원 촬영>

<올해 11회를 맞이하는 쫑즈 박람회 - 출처 : 통신원 촬영>


중국은 단오절에 용선 경기를 하고 대표 음식인 쫑즈(粽子, 종자)를 먹는 풍습은 여기서 유래했다. 단오절에 맞춰 6월 2일부터 6월 13일까지 난핑훼잔쫑신(南坪会展中心)에서는 쫑즈문화제가 열렸다. 쫑즈는 중국 한족의 단오절 음식으로 꼽힌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고, 맛과 종류도 다양하다. 대부분 찹쌀을 많이 사용하는데 찹쌀 안에 돼지고기나 오리알 노른자 등을 넣고 종려나무 잎으로 감싼 다음 쪄낸다. 우리의 주먹밥과 비슷하다. 쪄낸 쫑즈의 모양은 삼각, 원추 등 다양한 모양을 띈다. 현재는 포장 용기부터 시작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양한 쫑즈 식품이 존재한다. 물론 아직도 스스로 쫑즈를 만들어 먹는 가정이 적지 않아 이 시기에는 길거리에서 쫑즈를 감싸는 잎이나 실을 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맛이 있지만 통신원의 생각에 대부분의 쫑즈는 한국인의 입맛에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잎의 향이 벤 맛이 매력적인 종쯔는 우리의 연잎밥과 비슷하다. 내용물에 따라 다양한 맛을 보인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잎의 향이 벤 맛이 매력적인 종쯔는 우리의 연잎밥과 비슷하다. 내용물에 따라 다양한 맛을 보인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쫑즈는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중국 전통 음식이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쫑즈는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중국 전통 음식이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그러나 약 6~7년 전부터 단오절이 되면 중국인들은 온라인상에서 한국에 대해 비난하기 시작했다. 논란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중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고 사드 문제로 외교적 마찰이 생긴 때부터 격화됐다. 명절 중 단오절이 중국에서는 가장 큰 명절인 춘절보다 이슈가 되는 이유는, 한국의 강릉 단오제 때문이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 때, 중국인들은 이의를 제기하였다. 그 당시 매체들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되긴 했지만, 스마트폰 사용률이 급증한 현재, 오해와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올해도 여지없이 인터넷상에서는 단오절과 함께 한국을 ‘도둑의 나라’으로 칭하며 한국을 혐오하는 누리꾼들이 보였다. 이 사안을 다룰 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매체들이 뽑는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이었다.


자극적인 타이틀은 논쟁을 악화시킨다. - 출처 : 바이두(Bai du)

<자극적인 타이틀은 논쟁을 악화시킨다. - 출처 : 바이두(Bai du)>


예를 들어 단오절을 검색했을 때 꼭 같이 따라 오는 연관 검색어, 연관 기사의 주제는 “단오절이 한국 거라고?”, “왜 단오절이 한국의 것인가?” 등이다. 기사 내용 대부분은 양 국가 단오절의 차이 등 객관적 사실보다는 한국을 비하하는 주제가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영상 혹은 객관적 자료개시와 함께 오해를 풀려고 하는 기사 역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을 여행했던 중국인은 경복궁을 여행하며 가이드에게 직접 단오절에 대한 한국인들의 생각이 어떤지를 물었는데, 중국어 실력이 우수했던 가이드는 몇 가지 예시를 들어가며 열심히 오해를 풀려고 한 영상은 불필요한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이 됐다. 분명 강릉 단오제는 한국과 중국 일부의 매체를 통해 중국의 단오절과 별개로 강릉지역의 단오절 관련 전통 풍습에 관한 등재였음을 밝히고 있다. 한국의 여러 사전 등을 통해서 한국의 단오절 명칭이 중국에서 전해져 왔음도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저렴한 가격부터 선물용 고가 쫑즈까지 다양한 쫑즈 상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저렴한 가격부터 선물용 고가 쫑즈까지 다양한 쫑즈 상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의 단오절 풍습은 오랜 기간 한국에 뿌리내렸다. 사실상 중국의 풍습, 풍속과는 별개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도 팩트 중심의 기사보다는 잘못된 정보로 쓰인 기사가 매우 많다. 어찌 보면 이것이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생겨난 단점 중 하나일지 모르겠다. 이 문제는 이제 단오절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기에 현실적으로 개인이 나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정부 간 대화가 필요하고 관련 역사, 문화 전문가들의 연구 교류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21년 한중문화교류의 해를 맞이해 서로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며 화합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 참고자료

你以为韩国抢了中国的端午节?虽然只有一字之差,但却差之千里, https://ms.mbd.baidu.com/r/ooSl0RRhEA?f=cp&rs=4172038318&ruk=VFzNAc6nU2-TWi0lNFSEZg&u=b9a77fc4821a2c67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s://m.terms.naver.com/entry.naver?docId=534357&cid=46670&categoryId=46670



한준욱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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