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 4,450만 달러(약 1,638억원)를 돌파했다고 한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49.2%로 가장 우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미국과 홍콩, 대만 순이었다. 최근 러시아의 국영 통신사인 《타스(TASS)》와 대표 일간지 《프라우다(Pravda)》 등 100여 개의 러시아 주요 언론사들은 '김치가 한국인의 코로나19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비결'이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한국 김치가 전 세계인으로부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003년 사스(SARS)가 홍콩을 강타했을 당시에도 한국에는 3명의 환자만 발생한 것을 보고 당시에 김치가 비결일 수 있다는 예측이 홍콩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었다. 실제 홍콩에서는 사스 이후 김치 소비가 대폭 증가했으며, 특히 드라마 <대장금>이 그 시기에 방영이 되며 한국 음식에 대한 우수성이 부각되며, 음식 한류가 시작되었다 볼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김치는 건강식, 웰빙 음식이라는 인식이 깊게 박히게 되었다. 한류의 물결이 점차 세지면서부터는 김치는 홍콩에서 사랑받는 대표적인 한국 음식이자 건강식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7년간 유학 생활을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온 뤙위의 집안 밥상에는 끼니마다 김치가 올라온다. 그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가족들에게 주기적으로 한국 김치를 홍콩에 보내줬었기 때문에 가족 모두 김치를 자연스럽게 즐긴다고 한다.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열무김치, 깍두기 등 다양한 김치를 좋아한다는 뤙위는 “한국 생활을 하며 매일 김치를 먹다 보니 홍콩에 돌아와서도 김치 없이 식사를 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이다. 맛도 좋고 발효 음식으로 건강에도 좋으니 안 먹을 이유가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특히 뤙위의 어머니는 김치를 먹기 시작하면서 고생하던 변비도 없어지고 피부도 좋아졌다며 김치의 효능을 크게 강조했다.
이렇게 홍콩 인들의 밥상에도 김치가 대표적인 반찬으로 오르기 시작했으며,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최근에는 홍콩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김치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김치가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자, 홍콩 내 한인들의 김치에 대한 홍보와 비즈니스도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코윈) 홍콩 지부에서는 최근 홍콩인들과 지난 3월 말 김치 만들기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하여 행사가 제한적이긴 했지만 무기농 야채와 과일을 재배하는 윈롱의 한 농장에서 홍콩인들과 김치를 만들고 만든 김치를 나누는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홍콩 한국문화원에서 김치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고 밝힌 홍콩인 제시는 “최근 홍콩의 가정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실제 김치 만들기 수업 혹은 행사가 굉장히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코로나 이전에는 친구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김치를 만들고 드라마에서 봤듯이 수육과 김치를 먹으며 파티를 종종 했었다.”며 “현재는 여러 명이 모이는 것이 불가해 전과 같은 이벤트는 하지 못하지만 유튜브 혹은 소셜 미디어에 나오는 김치 만들기 영상을 보며 새로운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신세계마트를 비롯하여 ‘반찬(BANCHAN)’, ‘오테이스트(O'taste)’, ‘셰프앤테이스트(Chef&Taste)’ 등의 브랜드로 한식 분야에서 굳건하게 입지를 다진 신세계식품공사(Newworld Trading Company)는 최근 '김치 백화점(Kimchi Factory)'을 오픈했다. 장독대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매장에서는 김치 장인이 만든 2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한국 김치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직접 만들 수 있게 김장용 절인 배추와 양념도 판매한다. 한국에서도 찾기 힘든 김치 전문 매장을 홍콩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홍콩에서 김치의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매장을 방문한 홍콩인 위니는 “이곳은 김치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 먹는 김치는 가족들 입에 매워서, 이곳에서 산 양념을 조절해 홈메이드 김치를 만들 예정이다.”라고 말하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방문객인 윙온은“ 한국에 여행을 다녀왔다가 한국에서 맛본 김치의 맛에 빠져 김치 마니아가 된 홍콩인들을 종종 봤다”며 “한류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건강식을 찾는 홍콩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홍콩에서 김치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홍콩 김치 백화점 - 출처 : Kimchi Factory/由 Capital HK>
<2018년부터 이미 인기가 많았던 홍콩 한국 문화원 김치 만들기 행사 – 출처: 홍콩 한국문화원>
<홍콩 마트에서 인기 있는 한국 김치 – 출처 : DCH Food M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