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서울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전 서울에서 살으렵니다' 브뤼셀에서 개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6.03

한옥 집들로 둘러 쌓인 거리를 한복을 입은 한 부인이 걸어가고 있다. 골목길에 연결되어 있는 줄에는 빨래가 널어져 있으며, 긴 치마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손에 동일한 책가방을 들고 골목 계단을 올라간다. 이제는 우리에게도 낯설게 다가오는 1970년대 한국의 모습을 유럽인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유럽의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지원으로 지난 40년간 서울의 변화된 모습을 담은 ‘서울에서 살으렵니다(Mega Seoul, 4 Decades)’ 사진전을 개최하였다.

 

사진전 ‘서울에서 살으렵니다’ 전시장 입구 모습<사진전 ‘서울에서 살으렵니다’ 전시장 입구 모습>

 

이번 사진전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Travelling Korean Arts) 사업으로 2018년부터 필리핀, 베트남, 홍콩을 순회하였으며, 유럽에서는 첫 번째로 열리는 전시회로 한국을 대표하는 12명의 사진작가 구본창, 권순관, 금혜원, 김기찬, 박찬민, 방병상, 안세권, 이갑철, 이은종, 주명덕, 한정식, 홍순태가 참여하였고 40여 년간의 서울의 삶과 역사를 담은 작품 70여 점이 4월 8일부터 5월 21일까지 전시된다. 한국문화원의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예약 방문이 실시되는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전시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전시장 모습_01전시장 모습_02전시장 모습_03전시장 모습_04전시장 모습_05전시장 모습_06

<전시장 모습>

 

전시장은 1970년대 초반부터 오늘날 메가시티로 성장하기까지 서울의 다이나믹한 변화 과정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들은 사진뿐만 아니라 서울 건축물 관련 뉴스를 담은 스크린 영상으로 현재의 서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은 “수 많은 집들로 골목을 가득 채운 사진속의 서울은 프랑스 남부 니스의 절벽 위에 빼곡히 놓인 집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면서 “하지만 이제 이 사진 속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으며, 동일한 장소에는 아파트가 세워졌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도시의 골목에서는 여전히 오래된 집들과 창문 밖으로 매달린 끈 위에 빨래가 널어져 있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유럽 사람들에게는 오래전의 사진 속의 서울보다 아파트와 화려한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서울의 모습이 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송경아 작가의 ‘파노라마, 서울’ 일러스트 작품

<송경아 작가의 ‘파노라마, 서울’ 일러스트 작품>

 

이번 사진전에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송경아 작가의 <파노라마, 서울> 일러스트 작품도 전시되고 있다.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은 “이번 사진전을 위해 송경아 작가가 특별히 제작한 작품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공간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면서 “단순히 서울의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니라 을왕산에는 호랑이가 나타난 전설에 따라 호랑이 그림을 그린 것처럼 각 장소가 대표하는 상징물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 연계행사로 학술 세미나에서 강연한 한국학 명예교수 파트릭 모뤼– 출처 :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

<전시 연계행사로 학술 세미나에서 강연한 한국학 명예교수 파트릭 모뤼

 – 출처 :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Korean Cultural Center Brussels)>

 

또한, 전시 연계행사로 한국학 연구소가 있는 루벤대학교와 협력하여 ‘서울, 아시아의 영혼(Seoul, Soul of Asia)’이라는 주제로 비대면 학술 세미나가 3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4월 23일 파리 CRIC(파리 국립동양어문명연구소) 한국학 명예교수 파트릭 모뤼스(Patrick Maurus)의 ‘서울을 주제로 한 한국문학’ 경연회를 시작으로 4월 27일에는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박사이자 현재 파리고등사범학교 연구원인 김혜영 박사가 ‘자기로서의 우리(We as self)’라는 주제로 ‘한국 철학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석을 들려주었다. 마지막으로 4월 30일에는 루벤대학에서 수학 중인 강영지 박사가 서울과 한국의 종교건축에 대해 강연하였다.

 

이번 연속 온라인 강연에는 루벤대학교 한국학 수강생들과 벨기에 일반 시민들이 한국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한 후 참여하였다. 비대면 한국학 세미나의 성과에 대해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은 “첫 번째 강연에 한국학을 수강하는 루벤대학교 학생 수가 30명이라 이 정도 학생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80명가량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벨기에 사람들과 브뤼셀에 거주하는 유럽인들이 얼마만큼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사진전 ‘서울에서 살으렵니다(Mega Seoul, 4 Decades)’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벨기에 사람들은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서울이 어떻게 메가시티로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전시회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에게 현재의 한국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하지만 모든 벨기에 사람들이 서울의 발전된 모습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지는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벨기에 사람들은 아파트보다 정원이 있는 집을 선호하며,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바닷가 근처 전망 좋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오래되고 단초로운 아파트에서 산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중세도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겐트 시는 중세풍의 건축물 외곽을 유지하는 정책과 함께 대형 쇼핑물 등 현대 고층 건축물에 대한 허가도 불가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수도인 서울도 ‘전통의 가치’와 ‘발전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고소영 통신원 사진

  •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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