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미국에서도 한국인의 장례에는 기와누각과 부도탑이 있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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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일 현재 미 전국의 백신 할당량은 3억 341만여 명분. 이중 접종이 완료된 이들은 2억 6,313만으로 78.76%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백신 할당량은 약 4,301만으로 3,363만여 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하지만 아직도 코로나19가 초래한 부고 소식은 계속해서 들려온다. 5월 11일 현재 미국인 중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3,355만여 명, 사망자는 59만 7,000여 명이다. 지인의 장례식이 열리는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Oakdale Mortuary and Oakdale Memorial Park)에 갔다가 장례식장에서도 빛을 발하는 한국의 문화적 요소들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이었다. 묘소를 산책하다 보니 한국전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들의 묘비가 자주 눈에 띈다. 특히 한국전에 참전했었던 한국계 미국인 퇴역군인을 위한 특별 코너를 마련하고 있어 정겹고 고마운 느낌마저 들었다.

 

한국인 고객들도 많다 보니 파란 기와지붕을 얹은 누각에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만든 부도탑도 들어서 있다. 지붕 아래에는 한국의 사찰처럼 작은 풍경도 달아놓았다. 이 작은 구조물 하나만으로도 한국인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것에 대한 커다란 위로를 받는 것 같다.

 

글렌도라 시(City of Glendora)의 중심부, 118에이커의 대규모 부지에 들어선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는 130여 년 전 문을 연 이래 장례식, 화장, 묘지 등 장례에 관한 모든 것을 봉사해 왔다. 2개의 메모리얼 채플 중, 1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중세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아름답게 장식돼 있다. 현대적인 선셋 채플은 최대 150명의 게스트를 소화할 수 있는 규모이다. 각각의 삶이 독특했던 만큼, 각각의 장례식이나 기념관도 특별해야 하지 않을까. 최근 이곳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에서는 창의적인 장례가 가끔씩 펼쳐진다고 한다. 화장 의식을 하면서 불꽃놀이를 한다던가, 묘지 앞에서 마장 팀의 댄스를 선보이는 등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망자의 가족들에게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의 묘지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환경이다. 평화롭고 고요한 이 소유지는 산 가브리엘 산맥과 앙헬레스 국립 숲을 조망하고 있다.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는 1890년 7월 9일, 공식적으로 통합됐지만, 그 역사는 훨씬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의 묘지 일대는 1886년, 산타페 철도(Sante Fe Railroad)가 산 가브리엘 계곡에 들어오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당시 이곳에 있던 페어몬트 묘지(Fairmount Cemetery)는 늘어가는 지역 사회의 장례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규모가 협소했다. 이에 인근인 글렌도라(Glendora), 아주사(Azusa), 코비나(Covina), 산타 아나(Santa Ana)의 시민들은 20에이커의 부지를 공동 구입해 묘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훗날 오크데일 묘지가 된 것이다. 묘지는 1925년, 인접해 있는 오렌지 숲을 포함하며 더욱 확장되었다.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에는 시야를 가리는 조형물들이 거의 없다. 처음에는 망자를 위한 입상 형태의 동상을 허용했지만 동상의 크기가 시야를 가리는 터라 1929년 이후에는 바닥의 평평한 부조만 가능해졌다. 그 결과보다 자연스러운 공원 같은 조경을 갖게 된 것이다. 1948년, 오크데일 빈소 묘지는 모든 장례 절차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는 뜻에서 공식 명칭을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로 바꾸었다. 1968년에는 화장장과 장례식장도 더해졌다.

 

오늘날, 오크데일 빈소와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는 118에이커의 부지에 걸쳐 아름다운 조경의 정원, 여러 묘지와 유골안치소, 그리고 화장 기념 구역, 2개의 장례식장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2015년, 산 가브리엘 밸리 리더스 초이스 뉴스 어워드(San Gabriel Valley Reader’s Choice News Awards) 중 ‘최우수 빈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축하하기 위한 명절 기간 동안 세상 떠난 가족을 위한 특별한 장식을 허용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발렌타인데이, 부활절, 어머니의 날, 현충일, 아버지의 날, 모든 영혼의 날, 추수감사절,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시행되고 있다. 지난 부활절, 그리고 지난 주였던 어머니날,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에는 꽃들이 가득했다. 특히 매해 현충일에는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생로병사의 의식들을 다루는 방법이야말로 생활과 밀접한 문화의 결정판이다. 태평양 너머 미국 땅이지만 한국 동포들이 살고 있다는 이유로 한국식 누각과 부도탑도 들어서 있는 미국의 묘지를 보며 한편으로는 뿌듯한 생각이 들었지만, 꽃상여와 삼베옷 등 전통 장례의 요소들이 전시된 공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마음 한 편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에 마련된 푸른 기와의 누각<오크데일 메모리얼 파크에 마련된 푸른 기와의 누각>

 

누각에 매달린 풍경<누각에 매달린 풍경>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만든 부도탑<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만든 부도탑>

 

최근 가족을 잃은 한 한인 가족의 장례식

<최근 가족을 잃은 한 한인 가족의 장례식>

 

한국전 참전용사의 묘비명

<한국전 참전용사의 묘비명>

 

한국인 동포의 묘비명

<한국인 동포의 묘비명>

 

어린이들을 위한 묘지를 장식하고 있는 천사상

<어린이들을 위한 묘지를 장식하고 있는 천사상>

 

부활절을 맞아 어린이 묘지를 장식한 토끼 인형들

<부활절을 맞아 어린이 묘지를 장식한 토끼 인형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https://www.worldometers.info/coronavirus/



박지윤 통신원 사진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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