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개원 10주년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김지희 신임원장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5.28

코로나 속에 맞이한 2021년도 4월이 지나고 벌써 5월이 되었다. 시드니는 이제 한창 가을로 접어들었으나 지난해부터 겪어온 코로나의 영향인지 계절의 변화나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실감하기 어렵다. 굴곡이 없는 직선의 느낌이다. 이러한 밋밋한 일상에도 현지인들의 한국문화를 향한 그들의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1년, 한・호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시드니 시내의 엘리자베스스트릿(Elizabeth Street) 255번지에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 이하 ‘문화원’)이 자리를 잡았다. 문화원이 개원한 지 어느덧 10주년이 되었다. 한국과 호주와의 관계는 외교, 경제 분야 이외에 문화적 교류도 물꼬가 트이자 힘차게 가동하기 시작했다. 양국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문화원은 올해로 12회를 맞는 호주한국영화제(Korean Film Festival in Australia)를 비롯하여, 한국의 전통문화 관련 전시, 미술작품을 비롯한 예술작품의 전시회, 세종학당, 한국음식강좌, 북클럽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현지인을 만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문화원에 김지희 원장이 새로 취임했다. 2월부터 시드니에서 임기를 시작한 문화원의 김지희 원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앞으로 김지희 원장이 생각하고 있는 문화원의 운영과 방향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에 새롭게 부임한 김지희 신임 원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에 새롭게 부임한 김지희 신임 원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장 김지희라고 합니다. 올해 2월에 새로 부임했습니다. 시드니에 오기 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주로 담당한 분야는 공연예술 분야, 저작권 등이었고, 최근에는 국어정책과장으로 일하다가 왔습니다. 국어라 하면 특별하게 흥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역동적인 부분도 있고,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특히, 한국어 보급 관련 일은 국어정책과의 주요업무라 나름대로 열의를 갖고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국제관광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해서 관광 업무 분야도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일한 것 같습니다.

 

문화원의 신임 원장으로 부임한 소감은?

호주는 익히 아시겠지만, 올해가 한・호 수교 60주년을 맞이했고, 문화원 개원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문화원으로서도 의미가 있는 뜻깊은 해에 부임하게 되어 영광이라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2021년은 문화원에 있어서 어떤 의미가 있는 해라고 할 수 있는지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뜻깊고 중요한 해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일이 많은 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양국이 수교를 맺으면 기념행사가 많아지고, 또 현지의 언론이나 기관들도 그 나라에 관련된 것을 부각하기 때문에 저희(문화원)로서는 한국문화를 알리고 (양국의) 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문화원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다른 면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로 세계 각국에 있는 문화원이나 문화기관에서 오프라인행사를 많이 할 수가 없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온라인 행사를 많이 하게 되었지요. 올해는 시드니는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어 작년에 진행하지 못한 사업들을 오프라인으로 많이 구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김지희 원장의 '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 소개 – 출처 : 통신원 유튜브 채널(@Min Ha Kim)>


'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 출처 : 통신원 촬영'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 출처 : 통신원 촬영'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 출처 : 통신원 촬영<'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 출처 : 통신원 촬영>


문화원은 지난 23일부터 새로운 전시회를 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전시회인가요?

이번 전시는 가평전투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입니다. 문화원 개원 10주년과 가평전투 70주년을 함께 기념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전시는 현지 앤작메모리얼(ANZAC Memorial)의 브레드 마네라(Bradley Manera) 수석 큐레이터가 기획했습니다. 전시의 주요 내용은 한국전쟁(1950-53)을 개관하는 내용인데 그중에서도 호주군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두 개의 전투가 있었던 해가 1951년이었습니다. 가평전투와 마량산전투인데요. 이 두 전투를 집중으로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문화원에 들어오시면서 한번 둘러보셨을 텐데요. 6.25 전쟁과 가평전투, 마량산전투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 그리고 각종 사진이나 도표, 실제로 (전사들이) 사용하셨던 물품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하셨던 3분의 참전용사와 브래드 마네라 학예사가 특별 대담하는 장면을 담은 (문화원이 제작한) 영상도 전시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 프리뷰 현장 – 출처 :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reAU)<'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 프리뷰 현장 – 출처 :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reAU)>


지난 23일, 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 시작을 알렸는데, 이번 전시에 대한 원장님의 소감이나 의견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4월 23일에 오프닝을 했는데,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가평전투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4월 23일부터 전시를 정식 오픈하였고, 이틀 전인 21일 프리뷰를 하였는데요. 우연히도 호주 현지의 현충일이라고 할 수 있는 앤작데이(ANZAC DAY)가 4월 25일이었습니다. 그즈음에 호주 현지에서도 한국전쟁뿐 아니라 많은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을 기리는 행사가 많았습니다. 전시회를 하면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던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6.25 전쟁도 70년이 지났기 때문에 당시 참전용사분들의 연세를 생각하면서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10주기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난 3월 30일에는 ‘제주 해녀’ 전시 개막 리셉션이 있었는데요. 반응은 어땠나요?

저희가 ‘제주 해녀’ 전을 호주국립해양박물관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3월 30일에는 제주해녀전의 개막식을 겸하고, 한・호수교 60주년의 의미를 더해서 리셉션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문화원과 호주국립해양박물관의 두 기관이 전시를 준비한 기관이었고, 주시드니 대한민국총영사관과 호한경제협력위원회와 함께 협력하여 리셉션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매개가 된 행사는 ‘제주 해녀’ 전이라는 문화적인 행사인데, 문화행사를 계기로 호주에서 활동하시는 정치외교계 인사들 그리고 경제계 인사들이 많이 참여하여 서로가 교류하고 전시도 즐기며 교류할 수 있었던 행사였습니다. 한・호수교 60주년의 의미가 빛났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 즐겁게 리셉션에 참여하시고, 해녀의 의미에 대해서 다 같이 공유를 하고 가셔서, 문화원으로서는 좋은 행사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주에 와서 현지의 한류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체감하신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류의 문화적 영향이 큰 동남아시아국가보다는 (한류가)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팝은 다른 국가만큼 인기가 있고, 한국영화도 다양한 영화개봉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호주에 오게 되었어요. 제가 있는 동안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패션잡지 《보그(VOGUE)》 호주판 커버를 장식하면서, 현지 언론들과 동포언론에서도 큰 토픽으로 다루고 있는 기사를 봤어요. 그런 기사를 읽으면서 한류는 한국인만이 느끼는 것이 아닌, 호주현지인들도 주목하고 있는 소재가 확실하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문화원에서도 케이팝 커버 뮤직비디오 패러디경연대회를 개최했는데, 결선에 오른 8개 작품이 경합을 했어요. 1등한 작품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한류를 좋아하는 젊은 분들의 가족들이 위너의 <뜸>이라는 노래로 만든 작품이었는데, 작품성은 물론이고 한류 그리고 케이팝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정말 놀랐습니다.

 

2021년 문화원의 계획은? 어떤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021년은 일단 문화원 개원 10주년을 맞는 해로, ‘제주 해녀’ 전시와 ‘가평전투 70주년 기념전’을 개원 1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 중입니다. 하반기에 아직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DMZ를 다루는 ‘경계협상’이라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호 수교 60주년 관련해서 많은 온,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주로 하반기에 많이 잡혀 있습니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처음 제작해서 큰 호응을 얻은 영월 창녕사터에서 발견된 나한상의 첫 해외전시가 호주의 여름에 파워하우스박물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 외에, 한국전통문화와 케이팝을 소재로 한 공연도 기획이 될 예정이고, 호주선교사가 경험한 한국에서의 이야기에 관한 전시, 호주 현지 아티스트와 협업해서 아동층을 타겟으로 하는 한국문화 영상콘텐츠를 준비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행사나 전시 등이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부분들을 오프라인 행사와 병행해서 하려고 합니다. 문화원의 대표사업인 호주한국영화제도 9월에 오프라인으로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 외에 한국어강좌, 한국영화상영회, 케이팝 관련 행사들도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화원 원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또한,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자 하시는지도 함께 말씀부탁드립니다.

제가 오기 전에 생각한 것은 문화원이 10주년을 맞았고, 10년간 호주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기여해왔다고 생각을 하며, 이제는 한국문화의 전형적인 문화콘텐츠 외에 한국에서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홍보하고 있는 새로운 한류 콘텐츠들을 마케팅하고 싶습니다. 작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케이팝이나 한국드라마 등,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 외에 앞으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웹툰이나 게임과 같은 문화콘텐츠사업들로 영역을 확장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전통문화들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여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도 저희가 전통적인 형태의 문화적 콘텐츠를 그동안 많이 소개해왔다고 할 수 있어요. 한식이나 한국현대미술도 소개해왔지만, 좀 더 다양한 콘텐츠로 경계를 두지 않고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게임과 같은 플랫폼사업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게 있으므로, 제가 있는 동안 새로운 한류, 현시점의 한국문화를 좀 더 보여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올해 2월부터 새로이 부임한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의 김지희 원장을 만나 앞으로 문화원이 펼쳐나갈 행사에 관한 주된 분야와 원장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새롭게 부각되는 신한류 콘텐츠가 문화원을 통해서 어떤 모습으로 현지인들에게 전해지게 될지 궁금해진다. 개원 10주년과 한・호수교 60주년을 맞는 2021년, 문화원이 호주와 한국 양국의 문화교류에 있어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새롭고 참신한 모습으로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김민하 통신원 사진
    -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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