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시장 회복 위해 종사자 백신 우선 접종 시작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4.19

2021년 4월, 터키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 명을 넘어선다. 이로써 터키는 인도, 브라질,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국가다. 터키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14일 신규 확진자 수는 6만 2천 7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봉쇄를 해제했을 당시의 9,891명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6배가 넘는 확진자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확진자 중 85%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체감케 하고 있다. 이에 터키 정부는 또 다시 주말 봉쇄와 지역 간 이동 제한을 결정했다. 학교는 입시학년인 8학년과 12학년을 제외하고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 됐다. 식당과 카페도 매장 내 취식은 금지된다.

 

벌써 세 번째 봉쇄와 해제다. 터키 시민들은 봉쇄와 해제가 반복되는 일상을 일 년 이상 지내면서,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으로 인해 코로나 블루(우울감) 조차 익숙해진 지 오래다. 많은 이들이 현재의 상태를 1930년대의 경제 대공황과 비교한다. 일 년을 이제 막 넘어선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불확실성’이 바로 그것이다. 감염성은 매우 높지만 치사율은 그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으며 게다가 노인과 젊은이를 차별하는 경향까지 보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출현은 그 어떤 것도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에 기준이 될 만한 데이터를 찾을 수 없다. 터키 시민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투숙객들이 호텔에 입실 전, PCR 음성 결과를 증명하는 HES 코드를 보여 주고 있다<투숙객들이 호텔에 입실 전, PCR 음성 결과를 증명하는 HES 코드를 보여 주고 있다.>

 

이에 터키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6월 도입한 ‘안전한 관광 인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터키 내 관광업계 종사자(호텔, 여행사 가이드, 관광지 식당 종사자)들을 우선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간 4천만 명의 해외 관광객들을 받았던 터키로서는 누구라도 믿고 여행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코로나 시대 불확실한 현재 상황을 가장 빨리 가시적으로 회복시켜 줄 수 있다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통신원은 우리 사회에 불확실성을 야기한 코로나 사태를 일 년 이상 겪으면서, 터키 내 변화된 사회 분위기를 파악보고자 유명 관광지 소재의 5성급 호텔 총지배인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와 함께 동일 업종에서 일해 온 피고용인 한 사람과도 만나서 각자의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마지막으로 우리 교민이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 한 곳을 섭외하여 현재 불확실성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터키 현재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화두는 이번에 터키 문화관광부가 관광업계 종사자 우선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록제’이다.

 

왼쪽부터 호텔 총지배인 쟁기스 도안, 1년 휴직 중인 여행사 직원 아뎀, 터키 한국여행사 김준기 이사<왼쪽부터 호텔 총지배인 쟁기스 도안, 1년 휴직 중인 여행사 직원 아뎀, 터키 한국여행사 김준기 이사>

 

1. 고용인 입장(터키 유명관광지 5성급 호텔 총지배인, 쟁기스 도안)

일 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호텔 상황은 어떤가요?

저는 27년 동안 같은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터키 관광업계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을 수도 없이 겪어 왔습니다. 걸프전, 시리아 내전, 2016년 실패로 끝난 쿠데타, 그리고 국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테러 등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어려웠고, 해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습니다. 그때마다 문을 닫은 호텔들도 많았죠.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터키 관광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곧 회복이 됐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터키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이 같은 위기 상황들이 익숙합니다.

 

지금은 여행 목적으로 오는 관광객들은 없지만 모발 이식, 성형 수술, 인플란트와 같은 치료를 받기 위해서 의료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 빈 자리를 채워주며 많이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도 지금까지 겪어왔던 여러 위기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는 제가 관광업계에서 일해 온 27년 중에서 가장 힘듭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 나타난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겪어 온 수많은 위기들은 모두 6개월 정도로 짧았어요. 그런데 코로나 사태는 벌써 일년이 넘었는데도 언제 완전히 종식될지 예측할 수 조차 없습니다. 호텔 예약을 했다가 상황이 불안해서 취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터키는 고용주보다 임금을 받고 일을 하는 피고용인들의 권리 보장이 강한 편인데도, 지금의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아예 일자리를 그만 둔 사람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터키 정부가 해외 관광객 유치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록제’라는 이름으로 관광객 종사자들에게 우선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요. 관광 산업의 회복도 중요하지만, 혹시라도 해외에서 들어 온 관광객들로 인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 터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6만 명을 넘어섰고요. 이번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지금 터키에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관광업 종사자들도 많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관광객들이 터키에 들어오기 전에 믿고 안심하고 들어와 여행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할 수만 있다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 피고용인 입장(터키 현지 여행사 1년째 휴직 중, 아뎀)

터키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피고용인들을 해고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본인의 상황은 어떤가요?

코로나19 기간, 정부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해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만, 사업주는 정부 지원대상이 아닙니다. 피고용인들에게 급여의 60%를 정부가 지원해 주고, 나머지 40%는 직장에서 지급합니다. 이렇게 급여의 100%를 채워 일하는 사람들에게 지원해 줍니다. 저는 여행사에 일하고 있는데요. 1년째 쉬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무기한 휴직을 하는 사람들은 정부 지원금 60%만 받고, 직장에서는 급여를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직장을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부가 해외 관광객 회복을 위해 관광업 종사자들에게 우선 백신 접종을 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록제’를 시작했는데요. 이번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정부와 고용주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해외 관광객들에게 믿고 여행할 수 있는 이미지를 줄 수가 있기 때문에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정부 차원에서 관광업 종사자들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는 걸 보여 준다면, 일하는 입장이나 해외 관광객들에게 다 좋을 거 같습니다. 저도 1년 동안 해외 관광객들이 없어서 여행사에서 쉬고 있는데요. 빨리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일하고 싶습니다.

 

3. 터키 현지 한국 여행사 입장(Y 여행사 김준기 이사)

올해 초만 해도 터키에 코로나19 상황이 꽤 좋았습니다. 그런데 3월에 봉쇄를 풀면서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저희도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 등록제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이전에 코로나19가 안정될 수 있는 국가적인 시스템이나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6만 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아무리 관광업 종사자들이 먼저 백신을 접종받는다고 해도 해외 관광객들이 이 제도를 믿고 들어올 거 같지는 않습니다. 한 달 만에 6만 명이 증가했는데, 앞으로 상황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터키 정부의 정책 취지는 좋지만 만에 하나 여행 도중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때야 말로 피해는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터키 관광업 종사자들이 접종받게 되는 중국산 시노백 백신<터키 관광업 종사자들이 접종받게 되는 중국산 시노백 백신>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은 불확실한 시대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터키 정부와 관광업 종사자들 모두 다시 해외 관광객들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지만, 불확실한 오늘의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은 사뭇 다르게 보였다. 이는 리서치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터키 주요 일간지인 《휴리엣(Hurriyet)》은 방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터키 내 신종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 가운데 약 25%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사는 “대부분 시노백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서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산 시노백 백신 효과 자체를 기피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이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우려가 그대로 통계를 통해서 나타난 것이다.

 

통신원은 이번 취재를 통해서,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인 ‘불확실성’이 백신의 존재를 희미하게 만들며 지금의 터키 사회를 마비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터키 정부가 지금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내어놓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록제도 효용성이 불투명한 정책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불확실한 이 시기를 모두가 안심하며 지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어떤 시도도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바라기는 하루 빨리 이 불확실한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 지금에 하는 모든 도전과 노력들이 먼 훗날에는 소중한 가치로 남게 되기를 기다려 본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Hurriyet》 (21. 4. 12.) <Sirasi gelenlerin yuzde 25’i asidan kacti>, https://www.hurriyet.com.tr/gundem/sirasi-gelenlerin-yuzde-25i-asidan-kacti-41785990



임병인 통신원 사진
    -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 약력 :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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