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말레이시아에 부는 편의점 한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4.21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CU 편의점 1호점이 문을 열어 새로운 편의점 한류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지난 1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 씨유(CU)가 쿠알라룸푸르 센터포인트 쇼핑몰에 문을 열었다. 쿠알라룸푸르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조건이동제한령(CMCO)이 시행되고 있지만, 많은 현지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다. CU 센터포인트점은 현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단축 운영하고 동시 출입 인원은 30명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U 앞에는 대기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통신원이 매장을 찾은 평일 오후에도 편의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20대 소비자부터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식품을 구매해 가는 60대 소비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CU 센트럴포인트점을 찾은 현지 고객CU 센트럴포인트점을 찾은 현지 고객<CU 센트럴포인트점을 찾은 현지 고객>

 

CU는 전체 상품 가운데 약 40%를 말레이시아 제품으로, 60%를 한국산으로 구성했다. 말레이시아 식음료와 더불어 아침햇살, 헛개수 등의 한국음료와 라면, 청포도 사탕, 오레오, 홈런볼 등 한국에서 인기있는 식품을 함께 판매한다. 이밖에도 현지에 잘 알려진 한국의 마스크팩 등 미용용품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복합한류매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떡볶이, 핫도그 등 길거리 음식과 빙수, 아이스크림 등을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보다 쉽게 한국 식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CU에서 판매된 매출 상위 제품은 이 같은 즉석조리 식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핫도그, 어묵 등 한국식 즉석조리식품이 CU 센터포인트점 전체 매출의 3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 1위, 2위 제품은 각각 떡볶이와 닭강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CU 매출 상위 제품인 치즈핫도그와 짜장떡볶이<CU 매출 상위 제품인 치즈핫도그와 짜장떡볶이>

 

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눈에 띈다<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눈에 띈다>

 

CU를 방문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창(YL Chang)은 “말레이시아 쇼핑몰에서도 쉽게 한국 식품을 찾을 수 있지만, 센트럴포인트 인근에는 마땅한 한국 식품점이 없었다”며 “한국인이 만든 김치와 일반 식료품점에서 판매하는 김치의 맛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한국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음식도 정통 한국의 맛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저녁 메뉴로 CU의 떡볶이와 도시락을 구매하기 위해 가족과 이곳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허니버터칩의 경우 한국에서 구매한 제품보다 크기는 작은데 가격은 더 비싸게 책정한 것 같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고객은 “CU 앞에 긴 대기줄이 늘어선 사진이 공유되면서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며 “센트럴포인트에 매장을 운영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방문했는데, 한국식 즉석조리식품부터 PB 상품까지 모두 기대보다 좋아 다음에도 방문할 것 같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 CU 매장을 찾은 현지 고객 창(YL Chang)<가족과 함께 CU 매장을 찾은 현지 고객 창(YL Chang)>

 

말레이시아는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 소고기를 먹지 않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CU에서는 닭고기를 사용한 도시락을 선보였다말레이시아는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 소고기를 먹지 않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CU에서는 닭고기를 사용한 도시락을 선보였다<말레이시아는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 소고기를 먹지 않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CU에서는 닭고기를 사용한 도시락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편의점 시장에서 CU는 적잖은 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현지 기업 마이뉴스 홀딩스와 손을 잡으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마이뉴스 홀딩스는 1996년부터 편의점 브랜드 마이뉴스닷컴(Mynews.com)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현재 약 530개 점포를 운영하는 현지 편의점 업계 2위 기업이다. CU는 지난해 10월 마이뉴스 홀딩스와 브랜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신규 점포 50개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약 50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CU는 PB 상품과 길거리 음식을 내세우며 한류 소비층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한국 식품, 화장품 등이 진열된 매장 내부한국 식품, 화장품 등이 진열된 매장 내부<한국 식품, 화장품 등이 진열된 매장 내부>

 

이와 관련 마이뉴스 홀딩스는 한국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CU의 인기비결이라고 말했다. 통신원과의 인터뷰에서 로우 추이 훈(Low Chooi Hoon) 마이뉴스 리테일 CEO는 “미니식빵, 인기가요 샌드위치 등 한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점이 첫 번째 인기 비결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첫 번째 CU 매장인 CU 센트럴포인트점에는 다른 한국 식품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PB 브랜드 ‘HEYROO(헤이루)’가 있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U에서 판매하는 빵과 삼각김밥 등 간편식은 모두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며, 한국길거리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인기가요 샌드위치, 불닭 김밥 등 한국 식품이 진열된 모습인기가요 샌드위치, 불닭 김밥 등 한국 식품이 진열된 모습<인기가요 샌드위치, 불닭 김밥 등 한국 식품이 진열된 모습>

 

한국드라마에서 촉발된 한류는 음악을 거쳐 이제는 먹거리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비고 만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는 여전히 불닭볶음면이 화제다. 한류에서 비롯된 한국에 대한 수요가 한국 편의점으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한국 제품을 좀 더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CU센터포인트점은 한류를 전면에 내세운 공략으로 성공적인 첫 출발을 알리고 있다. 매장에서는 한국어 메뉴판을 선보이고 차별화된 한국 즉석조리식품으로 편의점 고객 선점에 나섰다. CU는 한국의 맛,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을 내세우면서 한국 편의점 브랜딩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향후 몇 년간 CU 말레이시아점의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업계 1위 일본계 편의점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자료

《디지털타임스》 (21. 4. 13.) <문 열자마자 1000명… K편의점 대박나 CU>,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1041302109932060003&ref=naver



홍성아 통신원 사진
    -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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